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개척된 교회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개척된 교회
  • 김찬주 지역기자
  • 승인 2018.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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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연합교회 엄태우 목사

서대문구 신촌동 125-27번지 화인빌딩 2층에 신촌연합교회가 있다. 이 교회는 뚜렷한 사역의 목표를 가지고 뜻을 같이 하는 교인들 12명이 모여 기도하며 제자도의 훈련을 받는 가운데 세워졌다. 사역을 펼칠 지역도 교인들의 합의 아래 기도로 결정했다. 교회가 세워질 때 특별한 하나님의 계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전도의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지역에 가진 돈의 규모 정도에 따라 사역지가 결정된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이 교회는 뭔가 특별함이 있어 보인다.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는 신촌연합교회의 든든한 형제들과 함께.앞줄 검은 옷 입은 이가 엄태우 목사.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는 신촌연합교회의 든든한 형제들과 함께.
 앞줄 검은 옷 입은 이가 엄태우 목사.

담임목사 엄태우 씨는 1978년생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방광요도역류’라는, 신장으로 소변이 역류되는 희귀병에 걸렸다. 세브란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계속 재발되어 병원에서도 더 이상 손을 쓰지 못하고 한 달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집에서는 장례 준비까지 다 마친 상황이었다. 아들을 살리고 싶은 어머니는 어릴 적 교회 다닌 기억으로 하나님을 찾았다. 할렐루야 기도원을 소개받아 김계화 원장을 찾아갔다. 기도원에서는 치료 불가 판정을 받은 진단서를 가지고 아버지를 모시고 오라고 했다. 병원 진단서는 받을 수 있었지만 아버지는 다 미신이라며 기도원을 믿지 않았다. 어떻게든 아들을 살려보려는 어머니의 간절한 애원과 설득으로 아버지가 마음을 돌려주셨고 함께 기도원으로 갔다. 거기서 치유를 받았다.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이 일을 계기로 온 가족이 다 회심을 하게 됐고 특히 아버지는 완전히 딴 사람이 되었다. 술도 끊고 새벽예배와 금요철야를 거르지 않는 성실한 기독교인으로 변화됐다. 방광에서 신장으로 소변이 계속 역류되니 신장이 녹아버려 신장이식을 해도 고칠 수 없는 희귀병이었는데 거의 형체가 없던 신장이 완전한 모양으로 재건되어 있는 것을 고등학교 때 엑스레이를 찍으면서 발견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완전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어머니는 그때부터 기도의 사람이 되었다. 기도 중에 아들을 목사를 시키라는 감동을 받았지만 그러러면 차라리 데려가시라고 1년을 씨름하셨다고 한다. 그 길이 얼마나 어려운 길인지 알았기 때문에. 그러나 어머니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였고 신학교에 가기를 권면했다. 엄태우 목사는 별로 그럴 생각이 없어서 당시 총신대 신학과 입학 점수였던 수능 130점이 나오면 가겠다고 기도했다고 한다. 설마 그 점수가 나오랴 하고. 그런데 딱 그 점수가 나와버렸다. 죽을병에서도 살리시고 수능 점수까지 이렇게 나오는데 신학 공부를 안 하면 뭔가 큰일을 당할 것 같은 불안감에 신학을 시작했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 안 하지만 당시는 어린 나이라 하나님을 잘 몰라서 그런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

신촌연합공동체 모임 중에 한 컷. (사진 제공)
신촌연합공동체 모임 중에 한 컷. (사진 제공)

이제 우리 나이 마흔하나. 교회를 개척한 지 4년이 된 지금 아이들 22명, 어른 43명, 전체 65명으로 늘어났다. 교인들의 평균 연령은 35세로 청년교회라고 할 만하다. 처음 교회를 시작할 때는 함께 개척을 하기로 하고 제자도 훈련을 받던 원효로의 한 가정에서 가정교회로 시작했다. 그리고 신촌에 뜻을 두고 대흥동 피아노 학원을 주일에만 빌려서 예배를 드리다가 최종적으로 연대 캠퍼스 전도를 주된 사역으로 정하고 지금의 대신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12명 중 8명은 부부이고 2명은 무직 상태, 2명은 불안정한 계약직 사원이었다. 네 가정, 두 청년의 수입으로 월세와 목사 사례비까지 월 800만원 정도를 감당해야 했다. 과연 할 수 있을까? 보증금을 마련할 때 성도들의 피흘림과 같은 재정 헌신이 있었다.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요즘 같은 세상에 재정 헌신은 진실로 피흘림과 같다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흘리신 십자가의 피 위에 성도들의 피땀 어린 재정의 희생이 보태져서 교회가 세워졌고 지금은 두 개 층으로 확장해서 사용하고 있다. 교인들은 정관을 만들 때 아예 연대 캠퍼스 선교와 일본 선교를 교회의 주된 사역으로 명시했다. 이대도 가깝고 서강대도 가깝고 홍대도 있지만 오직 연대에만 집중한다. 연대는 선교사들의 기도가 있는 곳이다. 그 선교의 열매가 끊어지지 않고 계속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헌신하고 있다. 생각보다 연대 학생들의 직접 전도는 벽이 너무 높다. 왔다가도 정착하지 못하고 떠나간다. 그러나 연대로 유학 온 외국인들이 전도를 받아들이고 교회를 오거나 교인들의 가족 전도 또는 외부인들의 소개, SNS 검색 등을 통해서 교인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제자도로 훈련받은 신촌연합교회성도들 (사진제공)
제자도로 훈련받은 신촌연합교회성도들 (사진제공)

교회는 성경공부가 아닌, 말씀을 자기 삶에 실현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제자도의 실천과 교회의 교회됨을 두 개의 기둥으로 삼는다. 이 지향하는 바의 핵심은 우리 안에 살아계신 예수님이다. 이것이 실제화 되기 위하여 처음 2년 동안은 새가족도 받지 않고 오직 제자도 훈련에만 집중했다. 그래서 신촌연합교회 교인들이 마음에 품은 성경 말씀은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16:24)고 하신 말씀과 “또 만물을 그의 발아래에 복종케 하시고 그를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로 삼으셨느니라 교회는 그의 몸이니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이의 충만함이니라”(엡1:22~23)고 하신 말씀이다. 신촌연합교회 교인들은 교회의 권위와 교회 안의 영적 질서에 순종한다. 그리고 교회의 사명과 역할에 충실하다. 부활절 절기 헌금 전액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교회와 나누고 추수감사절에는 연대 총학생회와 기독연합동아리를 통해 학생들을 섬기고 있다. 기독교를 그저 문화로 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생각에 법으로 기록된 예수님을 제자도와 교회됨으로 누리고 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엄태우 목사는 요즘의 청년 전도와 일본 선교는 놀랄 정도로 비슷하다고 한다. 사실 한국인과 일본인은 상극이라고 할 정도로 정서와 혼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그런데 한국사회의 여러 상황적 요소로 인해 대학생들 가운데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지면서 일본인들과 공통점을 가지게 되는 것을 본다. 전도의 현장에서 느껴지는 것은 이전과 다르게 사영리와 같은 직접적이고 단순한 복음의 선포보다는 그들의 삶의 문제를 말씀으로 접근하는 일종의 '법리'적 설명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이고 사변적인 지식 계층의 특성이 아닌가 싶다. 이런 모습들이 이전 세대와 다르게 강퍅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말씀을 가지고 왜 주일 성수를 해야 하는 지, 십일조는 왜 하라고 성경에서 가르치는 지 등을 설명하면 청년들은 매우 쉽게 동의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본다. 이 부분이 일본인들과 같은 공통점이라고 엄 목사는 얘기한다. 일본인들은 율법적으로 탁월한 감각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선교사들은 성경과 문화의 유비상황이라고 한다. 각 세대 혹은 민족에 따라 복음을 전하는 방법이 다를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일본인들과 요즘의 대학가 청년들이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연대 캠퍼스 전도 중 성도들과 함께.
연대 캠퍼스 전도 중 성도들과 함께.

신촌연합교회가 전하는 복음의 핵심적 가치인 제자도와 교회됨은 '신앙의 리얼리티'를 말한다. 신앙의 리얼리티란 '내 안에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이다. 지식으로서의 신앙이나, 관념으로서의 신앙, 감정적인 요소의 신앙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관계가 형성되는 그 리얼리티를 말한다. 일본인과 청년, 대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접촉점이 바로 이 '신앙의 리얼리티'라고 엄태우 목사는 역설한다.

그런 면에서 캠퍼스 전도와 일본선교는 유사점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에게 필요한 복음이란 바로 "내 안에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리얼리티" 라고 믿음의 현실화 내지 실제화에 대해 얘기한다. 과연 그 믿음의 리얼리티라는 것이 필요한 사람이 그들뿐일까? ‘살아계신 예수님과의 교제’가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스스로 한번 자문해 볼 일이다. 나는 과연 신앙의 리얼리티가 있는지, 그냥 교회를 ‘다니고’ 있는지. 신촌연합교회를 통해 제자도로 훈련된 젊은이들이 한일 양국에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제주 우도교회 선교 후에 바닷가에 모인 신촌연합교회 지체들.
제주 우도교회 선교 후에 바닷가에 모인 신촌연합교회 지체들.
해마다 여름이면 제주도와 보길도로 국내선교를 떠난다.

신촌연합교회가 일본선교를 해외 사역지로 지정하여 섬기는 것도 ‘제자도’와 관련이 있다. 엄 목사가 멘토로서 존경하며 따르는 목사님이 일본 선교에 목숨을 걸고 헌신하고 있는데 마침 개척 멤버로 모여진 교우들이 일본으로 단기 선교를 다니던 열심 있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함께 기도하며 기쁜 마음으로 일본에 마음을 모았다. 국내 선교로는 보길도와 제주도를 여름철에 방문해서 주일학교 사역을 함께 한다. 부족한 담임 목사를 존중하고 믿어주고 무슨 일이든 잘 수용하고 따라주는 순종적인 교우들은 엄태우 목사에게 가장 귀하고 감사한 사람들이다. 서로 존중하며 권위와 질서를 세워가는 제자도의 훈련이 교회 사역의 모든 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어머니께서 목사를 시켜주실 거면 큰 교회 목사도 필요 없고 유명한 목사도 필요 없고 오직 ‘하나님께 사랑받는 목사’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셨다는데 하나님의 사랑은 인간으로서 말할 입장이 아니고 성도들의 사랑과 지지를 듬뿍 받고 있음은 확실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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