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BTS,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 성석환 교수
  • 승인 2018.10.17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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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를 위한다며 외치는
공허한 구호들은 이제 그만 외치고,
BTS를 배우는 것부터 시작하기를 권한다.

미주 투어를 하는 동안 전회 매진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뉴욕이나 LA에서는 공연을 보기 위해 미국의 젊은이들이 밤을 새우며 줄을 선다는 보도를 보면서 대체 BTS(방탄소년단)에 세계가 열광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UN에서 연설을 하기도 하면서 “당신 자신을 사랑하세요(Love Yourself)!”라는 구호를 던졌다. 빌보드 챠트에 한국어 노래를 들고 당당히 입성하여 두 번씩이나 최정상 순위를 기록했고, 최근에는 런던 ‘O2아레나’ 공연장에서 이틀 동안의 공연을 전석 매진으로 마감하며 현지 언론으로부터 21세기 비틀즈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소속사조차도 BTS의 인기의 원인을 알지 못한다고 할 정도로 놀라운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BTS의 소속사는 소위 대형 기획사가 아니다. 또 이들 멤버들은 대부분 소위 한국 토종(?)들이다. 멤버들은 초기부터 남다른 열정과 안무로 주목을 받았지만, K-Pop 가수들치고 열정과 안무가 부족한 이들은 없다. 세계 어디에 놓아도 아이돌과 걸그룹 가수들의 춤 실력과 열정은 최고 수준인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과거 ‘원더걸스’나 ‘싸이’ 등이 나름대로 선전을 펼치며 미국을 비롯한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렸지만, 지금 BTS와 같이 영어권에서 아시아 가수들이 아닌 동시대 대표적 아티스트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BTS는 한국어 노래를 들고 그런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울 뿐이다.

BTS 효과는 현재 유럽과 미주의 대학에 한국어학 또는 한국학을 설치해 달라는 요구가 많아져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이 많아졌다는 것이 단적인 예이다. BTS 멤버들은 SNS나 유투브를 통한 소통에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들의 팬을 지칭하는 ARMY는 BTS와 소통하고 후원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홍보하는 역할을 한다. 하여간, 비틀즈에 비견된다고 하니, 가히 그들의 유명세가 언제까지 얼마나 더 커질지 궁금하다. 이들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은 왠지 알 수 없는 뿌듯함을 느끼게 되고, 우리가 문화강국이라는 점을 스스로 각인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본다.

그들은 한국어로 노래하고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어로 노래를 따라하는 광경을 보면 소름이 끼치기도 한다. 그러나 또 한편 생각해 보면, BTS의 노래와 춤은 K-Pop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이며 그것은 지난 30년 간 한국의 가요계를 장악해 온 소위 ‘댄스 음악’의 장르이다. 필자와 같은 80년대 학번들에게 익숙한 대학가요제는 이제 ‘70-80’이라는 이름으로 구분되어 좀처럼 방송에서 듣기 어렵게 되었다. 걸그룹이나 아이돌그룹의 노래가 귀에 잘 들어오지는 않지만, 그 춤의 현란함은 익히 ‘서태지와 아이들’로부터 시작된 민주화 이후 대중문화의 전면적 등장 국면에서 상징적인 것이었던 고로 그럭저럭 소화할 만 하다.

다만 세계적인 된다는 것 자체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리라는 소심한 주의를 던지게 된다. 결국 대중소비문화의 자본축적 구조는 여전히 1세계 영어권 중심으로 생산, 유통, 소비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가수들이 미국, 영국에서 인정받는다는 것이 곧 그들이 한국의 문화를 존경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대중문화산업의 본토가 구축해 놓은 시장에서 또 다른 축적의 동력을 제공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본다면, BTS의 성공이 그들 경력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세계인을 향한 보편적 가치를 아시아적 영성과 한국적 문화에 토대를 두고 호소함으로써 영미권 중심의 전통적 문화질서를 다변화, 다층화하는 일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나저나 BTS에 대해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은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다음세대’를 위한다며 외치는 공허한 구호들은 이제 그만 외치고, BTS를 배우는 것부터 시작하기를 권한다.

 

 

성석환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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