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들의 친구
성소수자들의 친구
  • 박노숙 관장
  • 승인 2018.10.18 08: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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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들을 세상 밖으로 불러내는 일은 신앙인의 역할이요,
세상에서 손을 잡아주는 일은 사회복지의 의무이다."

나는 사회복지사이고 기독교 신앙인이다. 사회복지사의 윤리헌장 중 사회적 책임 1항은 이렇게 말한다. ‘사회복지사는 인권의 존중과 인간의 평등을 위한 일을 거부해서는 아니 되며,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고 대변하는 일에 책임을 진다’. 노인복지관에서 사회복지 전문가로서 최선을 다하면서 인권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의식이 있다고 자부했었는데 며칠 전 자부심이 깨지고 말았다. <오롯한 당신, 숨쉬는 책공장>(김승섭 외)이라는 책을 읽으면서였다. 184쪽에는 어느 60대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젊었을 때는 호르몬 치료라는 것이 있는지도 몰랐고. 나중에 호르몬 치료에 대해 알게 되었지만 ...(중략) 죽을 때 죽더라도 여자 몸으로 죽고 싶다”고 고백했다. 성소수자, 트랜스젠더, 동성애는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뒤로 미뤄 두고 있었다가 정신이 화들짝들었다. 이 책에서는 트랜스 젠더를 20만 명으로 추정하는데 그 중에 노인은 얼마나 될까, 궁금해졌다.

사회적 약자에는 흔히 어린이, 노인, 장애인, 이주여성, 북한이탈주민, 성소수자, 성매매여성 등이 포함된다. 사회복지는 이들의 인권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30년 이상 노력을 해 왔다. 이 시대에 사회복지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있다. 성소수자 인권이다. 이들은 세상과의 연결고리가 가장 약한 취약계층이다. 사회복지계보다 활동가들이 먼저 나섰다. 인권이 가장 낮고 의료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성소수자들을 지지하고 옹호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활동가들에게 자신이 여성인지 남성인지도 헷갈린 상태에서 가족으로부터 냉대 받고, 직장에서 쫒겨 나고, 가정에서 중심이 되어야 하는 책임 때문에 가슴속 깊이 꽁꽁 싸서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털어 놓기 시작했다. ‘호르몬제는 언제부터 복용하면 좋을까요’, ‘군대가기 전 성전환수술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의료보험 적용이 안되서 수술을 못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찮게 시작되었다. 당사자의 목소리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허공에 맴도는데 그들은 이미 악마가 되어 있었고, 전염병이라도 옮기는 듯 절대 가까이 해서는 안 될, 심지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들이 되어있었다. 이주여성들이 비행기타고 친정으로 다녀오는 TV 프로그램을 넋을 놓고 보면서 ‘참 잘 했다, 참 보기 좋다’고 생각하다가, 성소수자들이 사회로부터 당하는 모욕을 생각하면 부끄럽기만 하다. 성소수자들에게는 언제쯤 햇볕 한 줌이 비춰질까, 아득하다.

기독교는 성소수자에 대한 반감이 가장 큰 집단 중의 하나이다. 최근 몇몇 교단은 총회에서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결의를 했다고 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토론회를 무력으로 무산시킨 사람들도 기독인이었다고 한다. 하나님나라의 공의는 어디까지 도착 했을까 궁금하다.

그리스도의 참된 정신을 회복하고자 했던 종교개혁을 기념하는 주일이 눈앞에 다가왔다. 누가 뭐라 해도 이 시대 가장 소외받고 있는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일이 참된 종교개혁 정신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계에서는 윤리헌장에 명시된 인권의 존중과 인간의 평등 세상을 향해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고 대변하는 책임 있는 활동을 해야 한다. 성소수자들을 세상 밖으로 불러내는 일은 신앙인의 역할이요, 세상에서 손을 잡아주는 일은 사회복지의 의무이다.

 

 

박노숙 관장

목동실버복지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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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 2018-10-21 22:54:45
멋진 관장님! 멋진 그리스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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