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희망, 청년에게 듣다
한국교회의 희망, 청년에게 듣다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8.10.11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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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무엇)이 아니라 How(어떻게)
청년을 ‘현재의 지도력’으로 인정해야
‘존재 자체의 환대’가 필요
‘상식적인 설교’와 ‘토론의 장’ 마련
청년사역네트워크(김동영 의장)의 ‘교회 청년 공동체 다시 세움을 위한 제언포럼’에서 질문하는 청년들과 대답하는 목회자들.
청년사역네트워크(김동영 의장)의 ‘교회 청년 공동체 다시 세움을 위한 제언포럼’에서 질문하는 청년들과 대답하는 목회자들.

한국사회가 위기다. 특히, 청년세대의 위기는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실업률 10%를 웃돌고,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70%가 넘는다. 한국교회도, 교회 안의 청년세대도 위기다. “한국교회 청년문제는 재난 상황”이라고도 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청년위원회가 지난 2일 발표한 “청년의제프로젝트 SEASON(시즌) 2 - 교회 안 청년의제 6+6”에서 신앙의 선배가 사라진 교회, 질문하는 청년들에게 불친절한 교회, 일상과 동떨어진 교회, 상식의 선을 넘어가는 교회, 청년이 배제되는 총회를 지적했다.

NCCK 청년위원회는 지난 해 청년의제프로젝트 SEASON 1를 통해서 ‘기독청년 7대 과제’로 부채, 주거, 최저임금, 비정규직, 교육, 청년복지, 통일을 꼽았다. 그리고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세미나와 워크샵을 통해 교회 안의 청년의제 6+6을 정리했다.

NCCK 청년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년이 바라본 교회의 미래는 잿빛을 넘어 흑암에 휩싸여 있다”고 했다. 교회 지도자들은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청년이 교회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어떠한 장치도 없다. 총회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신앙의 전수를 담당하는 가족을 통해 교회에 10여 년 이상 출석하지만 교회의 청년 배제현상은 청년들을 교회 밖으로 떠미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강압적인 교회의 구조와 ‘고등학교 4학년’으로 보는 교회의 분위기는 가나안 성도들을 양산한다. 더 가슴 아픈 것은 “한국교회는 이러한 청년들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다”라고 느끼는 것이다.

이에 청년위원회는 신앙 의제로 △기독청년이 공동체에 소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존재 자체’로 환대해야 한다. △신앙생활에 건강한 자양분이 되는 ‘상식적인 설교’와 ‘성경공부’가 필요하다. △이웃과 함께 웃고 우는 신앙(롬 12:15)이 필요하다. △기복적이고 일상생활과 동떨어진 신앙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신앙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세대문제를 해결하고 각기 다른 세대의 신앙을 이해하도록 돕는 지속적인 프로그램과 위계적인 것을 극복하는 친교(코이노니아)가 필요하다. △다양한 신학적, 신앙적 고민에 대해 역동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청년 의제로 △청년은 미래의 지도력이 아니라, ‘현재’의 지도력이다. △교회 및 교단의 운영에 청년의 의견을 개진하고 투표할 수 있는 다수의 ‘청년위원’이 필요하다. △기독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교회 안팎의 ‘공간’이 필요하다. △청년들을 위한 실질적인 예산 집행(전체 결산 중 10-15%)이 필요하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는 예배 및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다양한 시대 속 질문들을 열린 마음으로 고민할 수 있는 교육 및 모임이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기독교에 대한 희망은 남아있고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다

지난 9월 29일 양재동 생각의 정원에서 열린 청년사역네트워크(김동영 의장)의 ‘교회 청년 공동체 다시 세움을 위한 제언포럼’에서도 한국교회를 걱정하는 청년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희망을 잃어버린 교회를 향해 청년이 묻다’라는 제목처럼 바람길교회 청년들(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김제우,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김철원)이 거리에 나가 청년들에게 교회에 대해 물었다. ‘기독교에 대한 청년들의 의식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단순하게 “기독교의 이미지가 참 나쁘다!”가 아니라 어떤 부분에서 인식이 부정적인지, 한국교회가 어떤 부분에서 청년층의 인식과 괴리를 가지고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하는지 지적하기 위함이었다.

그 결과, 청년들의 80%는 기독교가 사회적 배타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6%의 청년들이 ‘목사’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결과도 있었다. 신학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질문으로 술, 담배에 대한 응답을 보면 단순하게 ‘성경에서 안 된다니까’, ‘성경에서 별 말 안하니까’라고 대답하는 경우도 있었다. 성소수자에 대한 생각을 물었을 때, 교회의 입장에 대해 ‘거부’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창조-진화에 대한 질문에서 기독청년 중 11%는 진화론을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교회 안에서 창조론을 의심하는 것에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대답보다 ‘약한 믿음’을 탓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국교회의 정치적인 활동을 하는 것에도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단에 대해서도 기독청년임에도 불구하고 성공회를 이단으로 생각하는 등 기독교 역사와 교회에 대한 이해 부족이 드러났다.

현재 교회 모습에 대해 ‘비리, 부정부패’를 많이 떠올렸으며, 기독교인에게 바라는 모습으로 비기독청년들의 20%가 ‘기대하는 모습이 없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까? 응답자 중 70%가 ‘타 종교에 대한 열린 태도의 모습’을 바랐다. 전도에 대한 설문에서는 ‘노상전도를 하지 말아달라’는 대답과 기독교인에게 가장 덜 기대하는 모습도 ‘열정적으로 기독교를 전파하는 모습’이라는 응답이 나왔다.

김제우 청년은 결론 및 제언에서 “기독청년들과 비기독청년들 모두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이고 이슈에 대한 의견의 차이가 있다. 또 기독교인들, 특히 기독청년들은 성경과 기독교에 무지하다. 이는 청년의 책임인 동시에 무능한 목회자와 교회 그리고 그러한 자격 미달의 목자를 양육한 한국 교계 전반의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기독교에 대한 기대는 남아있고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결국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으로 중요한 것은 What(무엇)이 아니라 How(어떻게)”라고 꼬집었다. 그리고 변화의 방법으로 “기존 교회와 교단이 가진 권위를 해체하고 구성원들, 특히 청년들에게 나누어야한다”고 주장했다. “훌륭한 목회자와 직분자도 있지만 이것을 만드는 구조와 제도가 한국 교회를 망쳤다”며 “한국 교회의 권위는 하늘에 있지 않고 땅의 권세자들, 교회의 실력자들에게 있었다. 그들이 주장하는 성경 해석이 하나님의 뜻으로 둔갑했고, 그들의 권위에 질문을 던지는 청년들은 믿음이 없다며 내쳐졌다”고 했다. 그는 구시대적인 구조를 개편하고, 이성과 합리성으로 무장된 청년들을 수용할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 교회는 ‘무능한 지도자-성경의 오독-잘못된 전통-청년의 실망’의 악순환을 끊어버리고, ‘중심이 되는 청년-책임감으로 성경과 기독교에 대해 토론하는 청년-새롭고 순수해진 교회와 가르침-세상의 빛과 소금’의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며 “개교회에서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청년들이 질문을 스스로 그리고 그들끼리 고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청년들에게 권위를 앞세워 정죄해서는 안 된다”며 “작은 변화들이 모인다면 미래세대가 주축으로 설 시대에는 교회의 구조와 모습이 그리고 가르침과 행동이 하나님 보시기에 좋을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청년사역네트워크(김동영 의장)의 ‘교회 청년 공동체 다시 세움을 위한 제언포럼’에서 김철원 청년이 발표하고 있다.
청년사역네트워크(김동영 의장)의 ‘교회 청년 공동체 다시 세움을 위한 제언포럼’에서 김철원 청년이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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