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낙농업 농부의 든든한 동반자 역할 톡톡히 감당
뉴질랜드 북섬의 한적한 농촌 마을 스프링데일은 뉴질랜드 낙농가의 밀집 지역이다. 낙농업은 뉴질랜드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독보적인 국가 기간산업이다. 그중 폰테라는 세계 1위의 유제품 수출 기업으로 협동조합으로 운영되고 있다. 폰테라는 뉴질랜드 전체 우유의 92퍼센트 이상을 생산해 미국, 일본, 유럽, 중국, 한국 등 140개 나라로 수출된다. 네슬레와 맥도날드, 코카콜라, 도미노피자 등 세계적인 식품 기업과 우리나라의 서울우유, 매일우유 등이 폰테라의 고객이다. 총매출 110억 달러의 폰테라는 불과 10여 년 만에 뉴질랜드의 경제 지도를 바꿔놓았다. 1900년대 초반에는 낙농 협동조합만 250개 이상이었다. 그것이 1950년대에 20여 개로, 1970년대에 다시 10여 개로 합병됐고, 2001년에 마지막 남은 두 개가 의기투합해 오늘의 폰테라를 이뤄냈다.
폰테라의 판매전략 담당 매니저인 사라 패터슨은 “낙농가 조합원이 생산한 우유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폰테라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다수 낙농가가 폰테라 하나로 힘을 모으면서 막강한 마케팅 역량과 브랜드 파워를 갖게 됐다”며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연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 폰테라의 자체 연구소에서 일하는 연구원만 400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폰테라의 가장 핵심적인 경쟁력에 대해 그는 “협동조합 정신”이라고 답했다.
폰테라의 1세대 조합원인 에릭 레이 씨는 “젖소를 건강하게 관리하고 안전한 우유를 생산하는 게 우리의 의무”라고 말하며 “그것만 잘 지키면 매달 제 날짜에 정해진 우유 대금이 통장으로 꼬박꼬박 들어온다. 농민들이 다른 것 신경 쓰지 않고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폰테라에서 우유 수집과 판매, 수출까지 모두 책임진다”고 말했다.
폰테라의 출자 지분은 오로지 폰테라에 우유를 공급하는 낙농가만이 소유할 수 있다. 연말에 잉여금이 생기면 낙농가인 농민 조합원에게 일정 비율을 배당한다.
폰테라 협동조합은 뉴질랜드의 젊은 농장주들을 키워내는 것에도 힘쓰고 있다.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선배 조합원이 젊은 미래 농장주들의 멘토 역할을 해주며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농부들이 협동조합을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자신의 농장을 갖고 싶다는 농부들의 꿈을 실제로 이뤄줄 수 있는 통로가 되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농부들은 세대를 이어 가족농의 힘을 합치는 더 진화한 ‘협동’의 전통을 만들어냈다. 폰테라는 무일푼에서 널찍한 초원의 내 농장을 갖고 싶어 하는 차세대 조합원의 미래를 탄탄하게 열어가고 있다.
협동조합, 참 좋다(푸른지식)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