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칼럼] L.A 수정교회 파산(破産)에서 배우자
[주필칼럼] L.A 수정교회 파산(破産)에서 배우자
  • 이창연 장로
  • 승인 2018.10.10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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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왔다. 총회도 성총회로 끝났다. 새롭게 출발해야 하는데 화장실 갔다 밑 안 닦은 기분이다. 교회들의 분쟁이 문제다. 주로 문제를 일으키는 곳은 큰 교회들이다. 교회가 망해 가는데 서로 잘 낫다고 핏대를 세우며 싸운다. 세습 때문에 멍들고, 돈 때문에 아귀다툼을 한다. 서로 재산을 차지하겠다고 물고 할퀴고 한다. 잘 나가던 교회도 시기 질투로 상대의 흠을 찾고, 없는 것도 가짜 뉴스를 만들어 죽인다. 예수님의 본질은 사랑이라는 것을 잊고 산다. 지금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교회가 아니라 사람의 교회가 되어간다.

L.A 수정교회(Crystal Cathedral) 출처 : 수정교회 홈페이지
L.A 수정교회(Crystal Cathedral) 출처 : 수정교회 홈페이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대형교회인 수정교회(Crystal Cathedral)가 2010년에 망했다. ‘번영신학’의 대가요. ‘긍정의 힘’의 원조인 로버트 슐러 목사가 세운 미국의 대표적인 대형교회가 부도를 내면서 한국교회에도 적잖은 충격을 주었던 사건이었다. 사실 수정교회는 우리나라 대 교회들의 한결같은 롤 모델이었다. 국내 많은 목회자들이 성지처럼 순례하고 <교회를 기업으로, 선교를 비즈니스로, 신자들을 고객으로>라는 슐러 목사의 경영철학을 다투어 도입하고, 그의 ‘번영신학’을 답습하며 목회 프로그램, 설교 스타일, 심지어는 예배당 내부 인테리어까지 흉내 내며 뒤쫓아 온 터라 그 파급효과는 적지 않았다. 수정교회는 유명 건축가 필립 존슨의 작품으로 유리 1만장이 건물 전체를 감싼 남가주의 명물로 알려져 있어 교인들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또한 미국 대표적 부자 교회로도 유명하였다. 소속 신자 대부분은 오렌지카운티의 성공한 백인들이어서 교회 충성도도 높고 헌금도 최상위 수준으로 알려져 있었다. 슐러 목사의 ‘긍정의 힘’과 ‘적극적 사고’에 백인 중산층들이 호응하고 또 그들의 부와 성공을 슐러 목사의 ‘번영 신학’이 지지했기 때문이다.

수정교회의 각종 프로그램은 방송사의 버라이어티 쇼를 능가했다. 특히 부활절과 성탄절 행사는 라스베이거스의 특급 쇼를 방불케 했으며, 예배당 안에서는 천사로 분장한 출연자들이 와이어를 타고 공중을 날아다니고, 장엄한 오케스트라가 청중들을 압도하며 초호화 조명이 관객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였다. 가장 행렬을 위시해서 1만 명이 참여하는 ‘부활의 영광’은 수많은 관광객들까지 참여하는 이 교회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이러한 화려한 잔치를 하고 있을 때, 정작 주인공이신 주님은 추운 바깥에서 홀로 떨고 계셨던 셈이다.

결국 교회 창립 55년, 예배당 헌당 33년 만에 총자산 5천만 불(약 600억 원), 부채 총 1억불(약 1천 2백 억 원)을 신고하며 파산 보호신청을 하고 말았다. 수만 명이 넘는 성도에 텔레비전 방송으로 널리 알려진 매스미디어 선교의 선구자 수정교회는 2006년 아들 로버트 A, 슐러 목사가 세습한 후 방송 프로그램인 ‘권능의 시간’에 대한 이견으로 아버지와 갈등을 겪다 사임하고 다시 장녀인 쉐일라 슐러 콜맨 목사가 담임을 승계했었다. 교회 내부의 후계자 교체 파문과 장기 불황으로 인한 헌금 감소, 방만한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마침내 유동성에 위기가 닥친 것이었다. 파산신청 후 교회 창립자인 로버트 슐러가 직접 교인들 앞에 나서서 “여러분! 십일조를 내지 않은 성도들은 지금이라도 교회를 위해 온전한 십일조를 내주십시오”라고 간곡히 부탁했는데, 늘 자신감에 넘치던 이전과는 달리 초라하고 기죽은 모습에서 수정교회의 화려한 명성은 이제 옛 추억이 되고 말았다는 느낌이었다.

지금 미국은 한 해에 3천 개의 교회가 문을 닫고 있다. 물론 그 와중에서도 오래 생존하는 교회도 있다. 그런 교회는 어떤 교회일까, 바로 지상교회의 한계를 통감하며 부단히 개혁하는 교회들이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부패하거나, 세속화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며 혁신하는 교회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주님은 예루살렘 교회 성전을 가리키시며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지리라’ (마24:2)고 말씀하셨다. 종교적 기득권에 안주하여 개혁을 거부하는 교회에 대하여 심판을 선언하신 것이다. 사람이 주인이 되는 교회는 망한다. 미국 수정교회의 파산이 우리 한국 교회에는 개혁의 교훈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수정교회’의 가슴 아픈 몰락을 보면서 ‘교회란 무엇인가? 교회의 주인은 누구이며, 교회의 사명은 무엇인가? 목회의 성공이란 무엇인가’ 라는 문제들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이창연 장로(소망교회, NCCK감사)
이창연 장로(소망교회, NCCK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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