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영성은 무능력이다
기독교영성은 무능력이다
  • 임상필 목사
  • 승인 2018.10.04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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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가장 절실히 필요한
나약하기 그지없는 무능력하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의 공동체이다."

“북치고 장구 치고 다한다.” “통반장 다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은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면서 모든 것을 혼자서 다 하려고 하는 사람을 빗대서 말하는 것이다. 목사에게 가장 어울리는 말 같다. 대부분의 목사들은 모든 다방면에 해박한 지적능력을 가질 뿐 아니라 놀랄만한 여러 가지 기술들을 가지고 있어서 무엇이든지 잘하고 싶어 한다. 다른 사람들보다 월등한 능력을 갖추고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사람들의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내는 것은 참으로 생산적이고 기쁜 일이다. 또한 그런 결과를 내는 사람은 요즘 현대사회에서 가장 촉망받고 인기를 누릴 수 있다. 높은 지위와 명예 그리고 돈을 손에 쥘 기회가 누구보다도 많다고 하겠다. 세상이 능력 있는 사람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온통 무슨 일이든지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온 힘과 정성을 들여서 고생을 한다.
능력 있는 사람이 되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뭐라도 의미 있는 것을 하고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다. 여기서 문제는 모든 사람이 다 능력자가 되려 하고 세상이 능력자에게만 시선을 모은다는 것이다. 텔레비전과 라디오방송을 보노라면 잘되고 성공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요즘 드라마의 배경은 서민들은 도저히 꿈도 꿀 수 없는 호화찬란한 가구들로 도배를 한 재벌 같은 부자들만 등장한다. 주인공들은 통반장을 완벽하게 다할 수 있는 완벽한 외모의 만능의 실력자이다. 드라마 안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라고 찾아보기 힘들다. 가끔 다큐멘터리 뉴스 등에 소개되는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둔 성공한 사람들이다. 우리 사회는 아주 오래전부터 성공을 권장하며 모든 인격을 불살라버리는 짓을 해오고 있다. 능력 없는 사람들의 진정한 삶의 구수한 애환들을 나누고 정감 있게 사는 내용은 방송에서 전혀 채택되지 않는다. 특별하고 자극적인 극적인 것이 있어야 텔레비전 화면에 등장할 수 있다. 일등을 가리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우리나라는 오디션 공화국이다. 복권 당첨될 확률보다 더 없는 이것을 위해 직장을 때려치우고 자신의 인생을 모두 거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성공만을 위한 분위기가 과열된다면 교회의 멸망은 점점 더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기독교 신앙 안에선 능력자 또는 실력자는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기독교는 반실력주의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죄인 공동체이며 무능한 사람들의 집합체이다. 거의 구제될 가능성이 없는 존재들이 최후 남아있는 곳이 교회이다. 그런데 교회의 성도들은 자신이 죄인이고 무능력자라는 것을 잊고 싶어 한다. 세상 사람들이 교회는 죄 없고 잘나고 능력 있는 사람들만이 가는 곳이라고 정면 비판하는 것은 그 사실을 분명하게 증거 하는 것이다.
교회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가장 절실히 필요한 나약하기 그지없는 무능력하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의 공동체이다. 그렇기 때문에 목사가 신학의 모든 분야를 다 섭렵하여 다 잘할 수 있다고 능력자처럼 행세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신실한 성도가 된다는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능력 죄를 진심으로 고백하는 것이다. 우리가 모든 우리의 교만과 능력을 십자가에 높이 달고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온전히 사랑받는 그리스도인이 될 것이다. 내가 다 하지 말고 다 같이 하자. 어떤 결과를 화려하게 얻는 것보다 보잘것없어도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두 하나 되어 협력하여 얻은 결과가 더 값지다는 것을 잊지 말자.

 

임상필 목사

전 서울장신대 영성학교수
미국 시카고 3개신학대학원 목회학박사
미국 시카고 ISL(Institute for Spiritual leadership) 졸업.
임마누엘하우스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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