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뉴스 저널리즘과 아디아포라
굿뉴스 저널리즘과 아디아포라
  • 옥성삼 교수
  • 승인 2018.09.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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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식(good news)으로서 복음은 본질에 대한 것이며,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죄인을 구원하신 일’이다. 이 특정된 본질적 사건은 온전히 좋은 소식이자 기쁜 소식이다. 이 복음을 듣고 변화된(거듭난) 새사람이 자신에게 임한 사건을 일상에서 증언하는 사람이 크리스천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착각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기쁜 소식인 복음이 일상의 행복과 좋은 소식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본질적으로 ‘좋은 소식’이지만, 현실에서 만나는 복음의 내용은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를 함께 가지고 있다. 공의, 사랑, 환대, 섬김, 용서 이러한 복음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서 때로는 무시, 손해, 핍박, 순교 등 무척 힘들고 나쁜 뉴스를 전하고 몸소 겪을 수도 있다. 반대로 신앙인의 세상적 성공에도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는 나쁜 뉴스를 내포할 수 있다. 하여 일상의 성공과 행복 혹은 사고와 실패 등을 세상적 관점의 좋은 소식이나 나쁜 소식만으로 판단 할 수는 없다.
     
유대교의 율법적 의례와 초대교회의 복음 사이에 논쟁이 생기자 바울 사도는 하나님 나라와 별로 상관이 없는 일상의 일에서는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롬14:17; 고전 8:8; 갈5:6).
복음서에 예수님은 형식화된 신앙과 삶을 속박하는 율법으로부터 진리가 주는 자유함 그리고 생명과 사랑이라는 본질의 회복을 말씀하셨다. 이를 신학적으로는 ‘구별할 수 없는, 중요하지 않은’을 뜻하는 아디아포라(adiaphora)라고 한다. 17C 이탈리아 팔라토 지방의 대주교 마르코 안토니오 드 도미니스(Marco Antonio de Dominis)의 “본질에는 일치를, 비본질에는 자유(관용)를, 모든 일에는 자비(사랑)를” 명제는 오늘날 기독교 윤리와 활동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그럼에도 오늘 우리가 겪는 현실적 어려움은 본질과 비본질에 대한 기준과 관점의 차이 문제이다. 더불어 개인적이고 집단적인 이해가 있거나 사적 욕심과 갈등이 작동하면 아디아포라는 조선시대 당쟁과 같이 본질의 명분으로 사생결단 같은 이데올로기로 둔갑한다.    

16~17세기 종교개혁 기간에 중세교회의 아디아포라주의자들은 프로테스탄트의 교리가 본질적인 것이 아닌 비본질적인 ‘관용의 문제’라 주장하며 종교개혁의 기세를 무력화하고자 했다. 오늘 한국교회 역시 수많은 아디아포라주의자들의 생성소멸을 경험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비본질적 문화를 신앙의 본질과 병치시켜 심한 갈등과 반목을 만들어 사적 유익을 취하고, 또 다른 한편에선 본질적 가치를 탐욕을 방어하는 기재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명성교회 세습은 복음의 본질이 아닌 교단과 특정 대형교회의 입장차에서 비롯된 비본질적 문제로 보이지만, 사태의 시작과 진행과정 및 내용을 보면 ‘본질에 일치’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다.      
   
목회적, 신학적 도전 국면에 놓인 오늘날 한국교회에 절실한 것은 교계언론의 ‘굿뉴스 저널리즘(good news journalism)’ 회복이다. 교계언론의 숨은 수고와 현실적 어려움이 클수록 더욱 그러하다. 미디어 환경변화에 따른 탐사, 빅데이터, 소셜, 큐레이션 같은 전문 능력과 저널리스트로서 자기성찰은 물론 뉴스현장의 히스토리를 꿰뚫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교계언론의 뉴스에 기쁜 소식과 함께 예언자적 목소리가 살아 생동하지 않는 한 한국교회 개혁의 종소리가 울려나긴 어렵다.  

 

옥성삼 교수연대연합신학대학원 책임교수크로스미디어랩 원장  가스펠투데이 기획편집위원
옥성삼 교수연대연합신학대학원 책임교수크로스미디어랩 원장 가스펠투데이 기획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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