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베이비박스를 타고
생명은 베이비박스를 타고
  • 권은주 기자
  • 승인 2018.09.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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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가정을 살리는 주사랑공동체교회 이종락 목사
베이비박스 통해 8년간 1,474명의 유기된 신생아 살려

이종락 목사(주사랑공동체교회)가 생명 살리는 일에 헌신하게 된 계기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고난을 통해서였다. 이 목사의 아들은 태어나자마자 얼굴에 임파선염으로 인한 혹을 달고 나왔다. 태어난 지 4개월이 되었을 때 임파선염에 염증이 생겨 열이 나면서 죽을 고비를 넘겼다. 숨이 끊어진지 한참이 지났지만 간절한 이 목사의 기도로 하나님은 아들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해주셨다. 하지만 고열로 인해 시각과 청각, 몸의 장기들의 기능이 많이 망가진 상태였다. 그렇게 아들은 32년을 병상에 누워있는 장애인이 되었다.

유기된 아기들을 살리는 생명박스, 베이비박스
유기된 아기들을 살리는 생명박스, 베이비박스

이 목사가 4개월 된 아들을 돌보는 모습을 본 한 할머니는 같은 장애를 가지고 있는 외손녀를 맡아주면 예수를 믿겠다고 했고, 그는 차마 거절할 수 없어 4살 된 여아를 맡았다. 이후 병원 의사가 의료사고로 장애를 가진 4명의 아이를 부탁했고, 그 부탁도 거절할 수 없었던 이 목사 가정에는 6명의 장애아들이 살게 되었다. 상식적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하나님은 고난을 통해 이 목사에게 예수님의 심장을 주셨고, 그는 그 심장으로 장애아들을 지극정성으로 돌볼 수 있었다.

이 소문은 봉사자들을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갔다. 저 교회를 가면 장애아들이 행복하게 잘 클 수 있다는 소문에 아이들이 교회 앞, 옆집 주차장, 공중 전화박스 아래에 버려졌다. 한번은 새벽에 아기 우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생선 박스 안에 장애를 가진 신생아가 있었고, 생선 냄새를 맡고 온 고양이들이 도망가는 모습을 목격한 그는 하마터면 죽을 뻔한 아이로 인해 고민이 깊어졌다. 그렇게 고민하다 체코의 베이비박스 기사를 접하고 수입할 방법이 없어 직접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제작된 베이비박스에 2010년 3월, 첫아이가 들어왔다. 이 목사는 그날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낮 2시에 아이 울음소리가 들려서 내려갔는데 베이비박스에 다가갈수록 소름이 끼쳤다”며 “그렇게 탯줄도 끊지 않은 첫아이를 보는데 마음이 무너졌다. 함께 있던 집사들이 초상집처럼 우는데 이 아이는 모세와 같이 쓰시려고 보내셨다고 말하며 축복기도를 해줬다”고 회상했다.

베이비박스에 유기된 장애를 가진 영아를 꺼내고 있는 이종락 목사
베이비박스에 유기된 장애를 가진 영아를 꺼내고 있는 이종락 목사

그렇게 들어온 아이들이 8년간 1,474명이나 된다. 베이비박스가 아니었다면 죽었을 생명들이 다시 삶을 얻은 것이다. 아이들이 들어온 사연도 처절하다. 이 목사는 "아이를 낳자마자 아기는 3층에서 던지고, 자신은 5층에서 떨어져 죽으려던 찰나 친구로부터 베이비박스 이야기를 듣고 맨발로 뛰쳐 온 미성년자 미혼모도 있었고, 산에서 구덩이에 아이를 낳고 매장하려다 데려온 아이, 목 졸라 살해하려다 정신을 차려 온몸이 멍투성이가 된 아이를 들고 온 미혼모도 있었다"며 "이 세상이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로 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사무실에서 유기된 아기들에 대해 애정을 드러내며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종락 목사
사무실에서 유기된 아기들에 대해 애정을 드러내며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종락 목사

이종락 목사는 미혼모들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아이가 울 때 사모는 아기에게, 이 목사는 미혼모에게 달려가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만나게 된 미혼모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심각한 상태였고, 극단적인 상황에 몰려 있었다. 이 목사는 간음한 여인을 정죄하지 않으신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아이를 낙태하지 않고 온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칭찬을 하며 마음을 위로했다. 그렇게 그의 사역은 유기된 신생아의 생명뿐 아니라 갈 곳 잃은 미혼모와 부부들을 케어하는 사역으로 확장됐다. 현재 선교관 1층에는 미혼모가 아이와 함께 지낼 수 있는 숙소가 마련되어 있다. 최소 3년을 돕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지금까지 546명의 미혼모들이 도움을 받아 자립할 수 있었다. 미혼모와 부부를 상담하면서 아이를 되찾아가는 경우도 30%나 돼 생명과 가정을 살리는 역할을 톡톡히 감당하고 있다.

주사랑공동체교회 이종락 목사
주사랑공동체교회 이종락 목사

현재 이종락 목사는 비밀출산제도가 만들어져 더 이상 유기되는 신생아가 없어지기를 기도하고 있다. 비밀출산제도는 임신에서 출산과 양육까지 미혼모의 비밀이 지켜지며 정부가 이들을 책임지는 법안이다.

그는 이 법안에 대해 "아이가 태어나면 병원에서 출생신고가 바로 된다. 이후 아이를 키우려는 미혼모에게는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고, 키울 수 없는 경우에는 가명으로 신고를 함으로 미혼모의 비밀을 철저히 보장해줘 사회법상 어디에도 기록이 남지 않게 한다"면서 "또 아이에 대한 책임을 남자에게도 지워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양육비를 지원하도록 하는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성적 문란함으로 인한 임신이 예방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비밀출산제도는 미혼모가 안전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게 해주며,  베이비박스가 없어질 수 있는 법이고, 국민의 생명을 철저하게 보장해 주는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지난 5월 일본에서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각 나라 담당자들이 모였다. 현재 베이비박스는 선진국 20개 나라에만 있는데 앞으로 세계 베이비박스 협력 기구를 만들어 전 세계 어린 생명들을 살리는 일에 함께하기로 했다”며 “이뿐 아니라 협력 기구를 유엔 산하 기관으로 만들어 아기들을 살리고, 고아원, 학교, 병원 등을 통해 훌륭하게 키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들이 고난을 받을 때는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그를 살려주시면 주님께 드리겠다는 기도대로 그 아이를 통해 수많은 생명이 살았다”며 “이 아이가 축복의 통로가 됐다. 고난 받는 사람은 예수님이 주시는 소망이 있다. 우리가 주님께 드릴 것은 첫사랑을 가지고 순종하며 죽도록 충성하는 것뿐”이라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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