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총회, 거룩한 교회, 거룩한 교인
거룩한 총회, 거룩한 교회, 거룩한 교인
  • 정종훈 교수
  • 승인 2018.09.24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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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삶과 가르침을 따르려는 교인, 삼위 하나님만을 주인으로 인정하는 교회,
삼위 하나님의 뜻을 교회와 세상 한 가운데 구현하려는 총회만이 거룩하며,
그래야 세상의 빛과 희망이 될 수 있음을 우리는 언제나 기억해야 한다."

명성교회의 세습 문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103회 총회가 총회헌법 자체와 대다수 기독교인들의 정서, 사회의 따가운 비판을 외면하고, 헌법을 임의로 해석했던 헌법위원회의 보고와 헌법을 왜곡 적용함으로 명성교회의 세습을 승인했던 총회재판국의 결정 모두를 부결시켰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도대체 교회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의 103회 총회를 보면서, 사무엘이 이스라엘 백성을 미스바에 소집했던 총회가 떠오른다. 미스바 총회가 이방신들과 아스다롯 신을 제거하고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을 향했던 것처럼, 세습과 함께 대두되었던 맘몬 우상을 거부하고,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찾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다. 미스바 총회가 금식하며 회개했던 것처럼, 교회가 더 이상 사회적 질타의 심연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인식 아래 절박한 심정으로 출발했기 때문이다. 미스바 총회가 블레셋의 침략 앞에서 전적으로 하나님께만 의뢰했던 것처럼, 무례하기 그지없는 초대형교회로 인해서 야기된 패배주의를 거부하고 새 일을 시작하실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미스바 총회가 여호와께서 여기까지 도우셨다는 에벤에셀의 고백으로 마감했던 것처럼, 하나님의 역사와 섭리, 도우심이었다고 고백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훗날 이스라엘 백성들이 미스바 총회를 거룩한 총회라고 명명했듯이, 우리 한국의 기독교인들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의 103회 총회를 거룩한 총회로서 명명한다면, 지나칠까?

우리는 흔히 교회를 거룩한 교회라고 고백한다. 교회가 거룩한 것은 거룩한 하나님이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 위에 교회를 세우셨고, 예수 그리스도가 교회를 거룩하게 하기 위해서 자신을 십자가의 제물로 바치셨으며, 거룩한 성령이 지금도 교회에 부활생명을 부여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교회는 어디까지나 삼위 하나님의 교회이며, 그 누구도 주인행세를 할 수 없는 곳이다. 교회를 개척하여 수십 년을 목회하고 엄청난 초대형교회로 성장시킨 원로목사라 할지라도, 그는 주인이신 삼위 하나님의 종 (그의 말로는 머슴)일뿐, 자신의 이해관계와 욕망을 주장할 수는 없다. 어떤 경우에도 교회의 주인은 바뀔 수 없으며 분명하다. 교회에서 주종관계가 바뀌는 순간, 그곳은 더 이상 교회가 아니다. 이에서 지나치면 사이비 이단의 집단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명성교회를 비롯한 유사교회들은 누가 교회의 주인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할 일이다.

교회를 구성하는 교인 역시 거룩한 교회를 구성한다는 점에서 거룩하다. 거룩한 교인은 교회를 위해서 십자가의 제물이 되신 예수로 인해서 죄 사함을 받은 존재이고, 선한 행위를 전제로 구원받은 것이 아니라 예수의 죽음이라는 값비싼 은혜로써 구원받은 것이다. 그러나 구원받은 거룩한 교인은 이제 예수를 따르는 제자로서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며 살아야 한다. 거룩한 교인이 따라야 할 대상은 어디까지나 예수 그리스도이지, 아버지 원로목사나 세습한 아들 목사가 아닌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거룩한 교인은 오직 삼위 하나님만을 바라보면서 거룩한 교회를 구성해야지, 삼위 하나님의 종인 목사를 맹목적인 추종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예수의 삶과 가르침을 따르려는 교인, 삼위 하나님만을 주인으로 인정하는 교회, 삼위 하나님의 뜻을 교회와 세상 한 가운데 구현하려는 총회만이 거룩하며, 그래야 세상의 빛과 희망이 될 수 있음을 우리는 언제나 기억해야 한다.

 

정종훈 교수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기독교윤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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