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와 오메가의 지혜
알파와 오메가의 지혜
  • 박은호 목사
  • 승인 2018.09.13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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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역사의 수레의 좌우 바퀴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서면
하나님께서 섭리하신 그 종말의 좌표를 향해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지 못하는 무지에서 오는 것들이다."

바야흐로 한국교회는 1919년도의 거국적인 3.1독립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오늘의 역사에 마주하고 있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누구나 초지일관된 일관성을 가지기가 참 어렵다. 변화무쌍하게 벌어지는 상황 앞에서 대의(大義)를 버리고 소이(少利)를 좇다가 역사의 큰 죄인이 되는 일이 다반사다.

눈에 보이는 역사는 항상 한쪽 바퀴로만 굴러가는 수레 같지만, 그러나 역사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서로 상반되게 정반대의 방향으로 구르는 좌우의 수레바퀴에 의해서, 그 향방이 결정되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대세를 좇아가는 삶의 방식, 대중(大衆)이 진리라는 군중심리, 여론 등에 휩쓸려 간다.

역사의 흔적에 남은 아쉬움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 일제식민통치시대, 거국적인 3.1독립운동선언문을 기초하였던 육당 최남선은, 당대의 삼대 천재 중의 한 사람이라 불리던 인물이다. 그는 누가 뭐래도 3.1 독립운동의 혁혁한 공로자다. 그러나 그런 그가 3.1독립운동 이후 조직적으로 압박해오는 일제의 살기어린 압제와 끈질긴 회유를 견디지 못하고, 지워지지 않는 역사의 큰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해방 후 반민특위에 구속 된 최남선은 마포형무소에서 자기의 죄과를 뉘우친 자열서(自列書)를 작성하였는데, 그 글의 끝머리 일부를 소개하면 이렇다. “(생략) 까마득하던 조국의 광복이 뜻밖에 얼른 실현하여 이제 민족정기의 호령이 굉굉히 이 강산을 뒤흔드니 누가 이 앞에 숙연히 정금(正襟)치 않을 것이냐. 하물며 몸에 소범(所犯)이 있어 송연(悚然)히 무부자축(撫膚自縮)할 자야. 오직 공손히 이 법의 처단에 모든 것을 맡기고 그 질편초(叱鞭楚)를 감수함으로써 조금만치라도 국민대중에 대한 공구참사의 충정 표시를 삼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이 있을 수 없다. 삼가 과루(過淚)를 자열(自列)하여 엄정한 재단을 기다린다”(단기 4282년 2월 12일, 마포형무소 구치 중에 최남선).

최남선의 자열서는 아련하게 새겨진 지워지지 않는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아 있다. 3.1독립운동 이후, 그의 인생의 향방이 바뀌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그는 당대에, 수많은 논설과 연설로 일제에 신음하던 백성을 일깨우던 지성이었다. 그런 그가 왜? 친일행각으로 돌아서고 말았던가? 그 이유는 역사를 조망하는 그의 무지에서 비롯되었다. 역사의 알파와 오메가를 모르는 자이었기 때문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가 전북 익산에서, 우리 한국교회의 치욕의 날이었던 1938년 9월 10일, 평양서문밖교회에서 열린 제27회 총회에서, 일제 말의 탄압과 총칼의 위협 앞에서 신사참배를 결의한 바로 그날, 제103회 총회로 모였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통합교단의 제103회 총회는 100년 전 그 암울했던 역사에 등불을 밝혔던 3.1독립운동의 정신과 희생을 상기하며 모인 총회이다. 한국교회의 눈이 통합교단의 총회를 집중하고 있다. 대사회적인 매서운 눈초리도 지켜보고 있는 총회이다. 통합교단의 제103회 총회에 임하는 총대들이 역사의 알파와 오메가를 헤아리는 혜안을 가진 총대들인가를, 지켜보고 있다.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서 한탄하는 우리의 부끄러운 흔적들, 지워지지 않는 역사의 한 페이지는, 모두 역사의 수레의 좌우 바퀴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서면 하나님께서 섭리하신 그 종말의 좌표를 향해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지 못하는 무지에서 오는 것들이다. 요한계시록의 증언에서 나타나신 묵시의 세계에 계신 우리 주님은 소아시아 일곱 교회들에게 찾아 오셔서 하신 말씀이 있다. 내가 네 행위를 다 알고 있다(오이다 수 타 에르가). 알파와 오메가이신 주님 앞에서 역사를 읽어내는 자(者)가 이 시대의 좌표가 된다.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박은호 목사

이슈신학 박사

정릉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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