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방송의 날을 맞이해 MBC에서 ‘6개월 후 만납시다’를 방영했다. 이날 방송은 유진벨 재단에서 다제내성 결핵(Multi Drug Resistant Tuberculosis, MDR-TB)에 걸린 북한의 결핵환자들에게 6개월마다 직접 결핵약을 주는 내용을 담았다. 이날 방송은 2.1퍼센트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유진 벨 선교사의 정신을 기억하며
‘6개월 후 만납시다’의 주인공은 유진벨 재단의 인세반(Stephen Linton) 회장이다. 그는 한국에 기독교를 전파했던 유진 벨((Eugene Bell, 1868-1925) 선교사의 후손으로 순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미국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이후 한국인과 결혼했다. 유진벨 재단은 인세반 회장의 증조할아버지인 유진 벨 선교사의 이름을 붙여서 만들어진 시민단체다. 유진 벨 선교사는 ‘전남지역 선교의 아버지’로 그는 1895년 미국의 남장로교 선교사로 한국에 파송되어 목포선교부와 광주선교부를 창설하였다. 또한 광주, 전남지역에 수많은 교회를 설립하고 복음을 전하였다.
치료하기 힘든 다제내성 결핵
‘6개월 후 만납시다’는 북한의 다제내성 결핵약을 6개월마다 전해주는 유진벨 재단의 활동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다제내성 결핵은 2가지 이상의 항결핵 약제에 내성을 보이는 결핵으로 치료기간도 길고 성공률도 높지 않다. 북한에 다제내성 결핵 환자가 많은 이유는 처음 결핵이 생겼을 때 중국 등지에서 파는 싼 결핵약을 구입해서 먹다가 약에 내성이 생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유진벨 다제내성 결핵 치료프로그램은 한 환자의 치료비용으로 500만원 정도가 들어가며, 완치까지 18개월 내외의 치료기간이 걸린다고 한다. 다큐멘터리에서 유진벨 재단은 북한의 결핵병원을 찾아가 환자들에게 결핵 약을 나누어주고 그들의 상태를 직접 진단한다.
결핵의 절망에서 완치의 희망으로
다큐멘터리를 통해 처음 만나는 북한의 풍경은 황량하고 처량하다. 그리고 북한에서 다제내성결핵에 걸린 환자들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거의 없다. 왜냐하면 그들이 결핵과 싸워 살아남는다는 보장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6개월 후에 그들이 유진벨 재단이 준 결핵약을 몸이 서서히 회복되자 그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인세반 회장은 완치된 결핵환자에게 종이학목걸이를 걸어준다. 학은 동양에서 장수를 의미하기에, 결핵에서 완치된 이후에도 장수하며 살아가라는 의미로 유진벨 재단은 종이학목걸이를 직접 만들어서 그들에게 걸어준다.
결핵으로 고통 받는 이가 없어질 때까지
인세반 회장은 다큐멘터리에서 북한의 결핵환자들을 돕는 것은 정권과 상관없이 계속 진행되어야 하는 일인데 어느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북한에 결핵약을 주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가 다른 것은 모르더라도 북한의 인도주의적인 차원의 지원을 막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또한 인세반 회장은 덧붙였다. MBC 스페셜에서 방영된 ‘6개월 후 만납시다’는 MBC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다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