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위기 상황에서 열렸던 예장 목회자 대회가 3일 한국백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이날 열린 목회자대회는 ‘총회헌법수호를 위한 예장목회자 대회’로 명칭을 정하고 1,100여명의 목회자와 신학생 성도 등이 참여한 가운데 명성교회의 세습 철회를 규탄하면서 진행됐다. 그만큼 목회자들이 명성교회 세습을 두고 국가 위기에 상응하는 위험한 사안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참석자들은 권력에 의해 무너진 교회를 교회답게 회복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회재판국을 향해서도 명성교회의 부와 권력에 편승해 교단을 세상의 비웃음거리로 만들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명성교회를 향해서도 한국교회와 교단을 유린했다며 총회와 교단에서 떠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정오 목사(동숭교회)는 “두 부자 목사에게 선한 분별력을 주시어 이제라도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총회재판국원들에게 정직한 영과 통회하는 마음으로 총회와 한국교회 앞에 회개하고 잘못을 고백할 수 있도록 도와 주옵소서”라고 기도했다.
김지철 목사(소망교회)는 설교에서 명성교회 세습을 두고 하나님과 맘몬을 섬기는 우상숭배로 규정했다. 이어 “교회를 위해 신앙 선배들이 목숨을 걸고 지켰다”면서 “하나님께서는 기쁘시게 하시는 사람을 찾으신다면서 성령에 의해 붙잡혀 있는 사람들인 바로 우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주님의 교회임을 선언하는 교회의 참된 모습으로 나아가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며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귀한 사명을 감당하는 주님의 종들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2부 발언의 시간에서는 날선 비판들이 오갔다.
박은호 목사(정릉교회)는 총회재판국원들을 향해 한국교회 앞에서 돌이켜 참회를 촉구했다. 또 헌법개정위원회가 상정한 개정안을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103회기 총회가 새롭게 거듭나 교회의 머리이신 주님 앞에 돌이키는 기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여태윤 성도(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도 명성교회 내부 상황에 대해 증언하면서 “명성교회를 권징하는 것이 그치지 않고 교단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비웃음거리가 되지 않도록, 하나님의 공의가 목회자 여러분의 손으로 다시 세워지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정금교 목사(누가교회)는 “총회헌법의 이름으로 이 사회를 향해 바른 말을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참담한 일이다”며 “세습이라고 하는 보잘 것 없는 일로 여기까지 온 것은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공의를 따르며 참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대원생 박주만 전도사(장신대신대원학우회장)은 “선배님들 다음세대가 희망을 노래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하면서 “교회 주인이 하나님이시며, 공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총회헌법수호를 위한 예장목회자대회 참석자 결의문을 채택하고 △김삼환 김하나 목사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라 △총회에서 명성교회 세습이 불법임을 선언하라 △총회재판국과 헌법위원회를 엄벌하라 △총회재판국을 새롭게 구성해 총회의 헌법해석을 기반으로 사건을 재심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결의문은 총회장 앞으로 전달했다.
같은 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학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소속교단의 법과 질서를 거스를 뿐만 아니라 개신교 전체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가운데 강행되고 있기에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삼환 김하나 목사를 향해 담임 목사직 세습 철회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