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9월의 어느 날 장신대 연구실에서 장신대 특임교수로 부임한 금주섭 목사를 만날 수 있었다. 새 학기 들어 여러 강의 일정으로 바쁘다고 근황을 소개한 금주섭 목사는 오는 8일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 발전의 공로로 헝가리 데브레첸신학대에서 명예신학박사 학위를 받게 되어 감사하다고 했다.
금주섭 목사가 처음 에큐메니칼 선교에 처음 눈을 뜨게 된 시기는 1989년 한국에서 열린 세계개혁교회연맹(WARC) 총회의 자원봉사를 할 때였다. 그 당시 금 목사는 교과서에서만 보던 위르겐 몰트만, 보니노 미구에즈, 루카스 피셔 등의 세계적 신학자들을 만났는데 이들을 통해 그동안의 신학과는 전혀 다른 에큐메니칼 신학을 경험했다. 에큐메니칼 신학에 매료된 금 목사는 이후 ‘WCC 생명의 신학’에 관한 주제로 신학대학원 논문을 쓰며 에큐메니칼 운동의 3대 축인 ‘신앙과 직제’, ‘선교와 전도’, ‘정의와 평화’에 대한 신학적 기초를 갖추게 되었다.
이후 금 목사는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 유학을 가서 한반도 분단과 WCC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관한 노력을 신학적 관점으로 해석하여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2002년 금 목사는 논문심사를 4개월 앞둔 상황에서 CWM 선교기획국 총무에 지원하여 CWM의 정식직원으로 채용되었다. 그때부터 5년간 금 목사는 CWM의 선교기획국 총무로서 새로운 선교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새로운 선교 프로그램을 회원교회에 제안하여 실행하는 역할을 맡았다.
CWM 총무를 하며 에큐메니칼 운동의 전문성을 쌓은 금주섭 목사는 2007년 11월부터 WCC 세계선교와 전도위원회 총무가 되어 청년기부터 자신이 꿈꾸었던 WCC의 최전방에 서게 되었다. 금 목사는 이후 10년간 WCC 세계선교와 전도위원회 총무로 있으며 ‘에딘버러선교대회 백주년 기념대회’, ‘제10차 WCC 부산총회’, ‘제14차 세계선교대회’와 같은 에큐메니칼 선교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행사들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10년간의 WCC 사역을 마치고 모교인 장신대로 돌아온 금주섭 목사는 장신대 선교학에서 ‘에큐메니칼 선교학’ 강의를 맡게 되었다. 금 목사는 “세계교회에서 한국교회가 에너지가 많고 매우 역동적이지만 글로벌 리더십이 다소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세계신학을 리드할 역량을 착실히 준비할 수 있는 지금이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또한 WCC가 남북간 교류와 협력에 첫 물꼬를 텄던 것처럼 앞으로도 남북간 에큐메니칼 협력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될 것이라 전망했다. 금주섭 목사의 바람대로 앞으로도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을 선도하는 지도자들이 한국교회에 많이 세워지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