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노인들을 위한 돌봄 사역에 활용된다면
고령사회에서 교회의 지역사회 존재가치를 더욱 높여줄 것"
그동안 ‘고령화사회’였던 우리나라의 65세이상 노인인구가 14%를 넘어서면서 ‘고령사회’로 진입하였다. UN에서 정한 노인인구 비율에 따른 기준을 보면 65세이상 노인이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라 칭하고, 20%가 넘어서면 ‘초고령사회’라 부른다. 우리나라는 이제 막 고령사회에 진입했지만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한 속도가 불과 17년 밖에 걸리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라이다. 이런 속도라면 앞으로 7년 후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렇게 빠른 고령화는 아시아 국가들이 공통으로 경험하고 있다. 특히 극동의 3나라를 보면, 일본은 세계에서 노인인구 비율이 가장 높고,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고령화를 겪고 있으며, 중국은 세계에서 노인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이다. 극동 아시아의 이 3나라가 고령사회로 인한 사회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세계의 인구 고령화 문제해결의 나침반이 될 전망이다.
인구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사회경제적 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소비와 생산투자가 줄면서 일자리가 감소하는 현상은 고령사회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보장체제가 충분히 마련되지 못한 상황에서 고령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면서 노인빈곤이 세계에서 가장 높고, 이에 따른 노인 자살률도 세계 1위이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자살률이 증가하는 경향은 노인들의 경제·사회적 지위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주요 원인은 빈곤 문제인데, 부모 봉양의식이 약화되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한국 노인들은 일종의 '노후보장연금'이라고 생각했던 자식들에게서 외면 받고, 사회적 보장체계도 미흡한 상황에서 열악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국가적 사회보장체제는 미흡하지만 전통적으로 지역공동체가 강하였다. 여기에 한국교회의 디아코니아 대안을 찾을 수 있다. 교인들이 급속하게 고령화되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지역사회 노인문제를 파고드는 것은 교회의 존재감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 노인들이 건강하게 노년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을 지역사회에서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다. 가정 내에서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문턱을 없애는 일이나, 노인 교통사고율이 세계1위인 점을 감안하여 보행안전 장치인 그레이존(grey zone)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의 골절로 인해 고통 받는 노인들이 많은 점을 고려하여 스트레칭 등 체조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치매예방을 위한 다양한 교육도 제공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건전한 여가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노인복지관, 사회복지관, 지자체 문화센터 등과 연계하여 다양한 취미 활동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사회관계를 유지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고령사회에서는 지역에서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돌봄 프로그램이 전개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 사회의 길어진 노년에 대한 대책은 국가적으로 뿐 만아니라 개인적으로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건강한 노년에 대한 염원이 높아지고 있지만, 지역사회에서 예방차원의 건강 프로그램이 많지 않아서 치매 등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다양한 노인대학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지역사회 노인들에게 평생교육과 여가문화를 제공한 점은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제 지역사회에도 다양한 노인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는 만큼 지자체와 협력관계를 통해 사각지대 노인들을 위한 차별적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지역사회내 돌봄서비스를 원하는 노인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교인들이 돌봄봉사자로 참여하는 것도 의미있는 활동이다. 교회들이 갖추고 있는 풍부한 인적, 공간적 자원이 지역의 노인들을 위한 돌봄 사역에 활용된다면 고령사회에서 교회의 지역사회 존재가치를 더욱 높여줄 것이다.
정 무 성 총장
숭실사이버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