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사역연구소 ‘변방의 북소리’ 세미나를 가보다
일상생활사역연구소 ‘변방의 북소리’ 세미나를 가보다
  • 김광영 지역기자
  • 승인 2018.09.04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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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대 '타자'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변방의 북소리' 강연후 사진
'변방의 북소리' 강연후 사진

 

  협업공간 레인트리(Rain tree)의 문을 열었다. 손영창 박사(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의 강의가 한참이다. 주제는 ‘간주관성에서 타자성으로-사르트르, 레비나스, 데리다에 관해서’이다.

'간주관성에서 타자성으로' 손영창교수 강연장면
'간주관성에서 타자성으로' 손영창교수 강연장면

  엠마누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의 ‘타자의 얼굴’을 통한 ‘무조건적 환대’와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의 레비나스 비판에서 나온 ‘조건적 환대’에 대한 강의와 토론이 오간다. 레비나스는 '환대'개념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데리다가 레비나스를 분석하며 '무조건적 환대'와 '조건적 환대' 개념을 다 사용했다. 

 낯선 타자들로 예멘 난민들의 갑작스런 출현과 그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한 질문도 오간다. 데리다의 관점에서, 가족들이 전쟁 속에 다 죽고 홀로 살아남았던 레비나스는, '타자'를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와 같은 약자들로 규정하며 그들의 정체와 신분에 대한 물음이 없이도 '무조건적 환대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을 것으로 말한다.

 데리다는 '무조건적 환대 속에서도 조건적 환대가 필요하다'고 비판적으로 본다. 말하자면 '근대적 관점에서 무조건적 환대로 인해 가식자이거나 위장한 적이 손님으로 위장하여 나의 선의를 악용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국제적 교류와 이민자들 또는 난민자들이 넘나드는 시대 우리는 타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철학적 깊은 고민을 해볼 여지도 없이 갑작스런 결단을 요구받고 있다. 그래서 낯선 ‘타자의 얼굴’에 대한 레비나스와 데리다의 철학 토론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이곳은 '일상생활사역연구소'가 후원해온 '일상세미나'로 시작되어 지금은 ‘변방의 북소리’라는 별칭으로 1년에 2번씩 이루어지는 세미나이다. '일상생활사역연구소'는 이런 사명을 가지고 있다. “하나님은 우리보다 앞서 일상생활 속에서 일하고 계시며 우리를 일상생활로 보내시는 분이다. 일상생활사역연구소는 이러한 ‘하나님의 선교’를 깨닫고 이에 동참한다.” 이런 취지아래 신학연구, 강연, 세미나 개최와 정기연구지 Seize Life(日常生活硏究) 발간하고 있다.

  본 연구소는 2006년 11월 한국 IVF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세상속의 하나님 나라 운동의 일환으로 출범하였다. 그동안 ‘교회 2.0 컨퍼런스’와 ‘미션얼컨퍼런스’를 통해 하나님의 선교의 관점에서 21세기 교회의 모습을 고민하도록 촉진하는 일, 무엇보다 보냄 받은 일상을 어떤 눈으로 보고 살지에 대한 신학적 기초를 고민하는 일을 했다. 2018년 1월부터는 IVF에서 독립된 ‘일상생활사역연구소’로 새 출발을 한 상황이다.

  특히, 2008년 여름 일상세미나로 시작된 ‘변방의 북소리’는 류재한 강사(탐구공간 뜰)가 디렉터를 맡고 있다. 변방의 북소리는 젊은 연구자 및 대학원생, 관심자들이 서로 공부과정을 나누면서 상호격려하고 배우는 모임이다. 일상의 다양한 주제들을 다양한 관점으로 사유하면서 공부의 즐거움을 누리는 공간이 되고 있다. 주로 영남권의 젊은 그리스도인 연구자들이 ‘일상’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각자의 전공분야에서 공부하고 있는 내용들을 함께 나누고 있다. 양산과 울산에서도 6명정도의 각기 필요를 가진 '일상학교'모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오늘 함께한 연구원들은 디렉터인 류재한, 정한신, 홍정환, 차재상 그리고 일상생활연구소장인 지성근 목사이다. 간행물 ‘일생사연’에서 일상의 삶과 맞물린 기도문을 묵상하여 배포하고 있다.

  정한신 연구원은 ‘기술혁명시대를 살아가면서 드리는 기도’를 8월에 소개했다.

 “창조주 하나님, 우리에게 창조의 능력을 주셔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로 세상을 새롭게 창조하며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고 이웃들의 복지를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 이전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들이 기술의 발달로 눈앞에서 현실이 되는 것을 보고 매일 눈을 뜰 때마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을 목도하며 생활의 구석구석에서 기술을 만나는 기술사회 가운데 기도드립니다. 기술이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일하며 생활을 영위하는 모든 방식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너무나도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앞에서 때로는 정신을 차리기 힘들고, 거대한 변화의 양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온갖 기술로 둘러싸여 있는 가운데에서도 깨어 있어서 온전히 행할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 주소서...(중략)... 사랑과 정의와 진리가 기술혁명 시대에도 온전히 살아 숨쉬도록 역사하여 주소서. 이를 위해 애쓰고 힘쓰는 이들의 손을 붙들어 주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왼쪽부터 지성근목사, 손영창박사, 정한신연구원, 홍정환연구원, 류재한 디렉터
왼쪽부터 지성근목사, 손영창박사, 정한신연구원, 홍정환연구원, 류재한 디렉터

  함께 식사를 하고 커피타임을 가지며,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는 때 우리사회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고민해야할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도 거침없이 오갔다. 비록 소수의 사람들이 모이지만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깊이 있고 수준 있는 담론들을 나누며 변화하는 시대 그리스도인으로 일상 속에 타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변방의 북소리’가  본질에서 떠나 변질되어가는 '중심'을 변화시키는 '양심의 소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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