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자연 속에 태양광 발전시설, 누구를 위한 것인가
아름다운 자연 속에 태양광 발전시설, 누구를 위한 것인가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8.08.23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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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량 풍부한 전남, 난개발로 몸살
올해 무안군에 허가 접수만 840건
주민동의 없이 진행된 공사로 갈등유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 37번째가 친환경 미래 에너지 발굴, 육성이다. 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 37번째가 친환경 미래 에너지 발굴, 육성이다. 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해 말 정부는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2030년 전체 전기의 20%를 신재생으로 채우기로 했다. 원전과 석탄발전 의존도를 낮추고 신재생과 가스 발전으로 채운다는 것이다. 지난 13일에는 기획재정부에서 에너지신산업에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효율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과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에 재정·금융 등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주택 9만 4000호와 609개 공공기관에 태양광 설치를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5971억원)보다 47% 늘어난 금액으로 내년에 87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전남도청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강점으로 일사량이 전국 최고이자 태양광 발전의 최적지라고 홍보하고 있다. 이러한 여파로 지난 2017년 12월 기준 전라남도 태양광발전가동 현황에 따르면 해남군은 769개소 239,389 MW, 고흥군은 578개소 124,418 MW, 신안군은 84개소 77,338 MW, 그리고 무안군은 227개소, 36.6MW 발전용량을 생산해내고 있다.

전라남도으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현황. 전남도청 홈페이지 갈무리
전라남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현황. 전남도청 홈페이지 갈무리

무안군 같은 경우에는 아직 발전용량이 다른 시군구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올해 태양광 발전 신청만 6월 30일 기준 840건, 허가된 것은 140건에 달한다. 그중 공사가 시작되어 체감하고 있는 공사 현장은 4개 정도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안군 청계면에서는 지난 7월 청와대에 “전남 무안군 청계면 광석부락 바다 농민 농촌 죽이는 흉물 재앙 7천평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중지시켜 주십시오”라는 국민청원을 넣었다. 무안군 운남면에서도 “농민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땅을 황폐케 만들어도 좋다는 마구잡이식 군행정과 정부의 과학적 검증 없이 난개발식 개발행위는 즉각 중지되어야 한다”는 탄원서를 무안군에 제출하기도 했다.

무안군 청계면에서 주민들과 함께 태양광 발전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는 황인갑 목사(청계서부교회)는 그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청와대 청원부터 신문고, 민원제기, 언론사 보도 등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 중이다. 황 목사는 “지역이기주의로 보일 수 있지만 태양광 발전 반대는 지역주민들의 바람뿐만 아니라 자연환경 보존을 위한 차원이다”며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자연을 해치면서 진행되는 태양광 발전이 과연 이로운 것인지 해로운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태양광 발전으로 인해 아름다운 농촌이 황폐화 되고 투기열풍이 불어 농사직불제등 정부보조금을 받기 위한 과열현상과 비리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조량이 좋다는 이유로 전남북도에 집중되는 현상이 있어 무분별한 난개발과 산림훼손, 침수 피해 등이 발생하고, 시공사와 지역주민들과의 갈등, 폐 패널 처리에 대한 문제, 농작물 피해 등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무안군 청계면 남성리 마을 한쪽에 태양광 시설을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
무안군 청계면 남성리 마을 한쪽에 태양광 시설을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

오경삼 이장(무안군 청계면 남성2리)도 태양광발전이 지역 곳곳에서 물의를 일으키는 가장 큰 이유로 주민 동의 없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지역 주민은 시공사뿐만 아니라 지자체마저도 주민 편이 아니라는 불만도 제기했다. 실제로 무안군에서는 도로에서 500m, 주거밀집 지역에서 1㎞ 이격을 기준으로 했던 기존 지침을 폐지하고 지난해 말 100m로 완화하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했다가 무분별한 공사와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다시 제정되기도 했다.

현재 남성2리에서 진행되는 태양광 발전 공사 반대에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오 이장은 배산임수로 사람이 살기 좋은 곳에 태양광 발전 공사로 인해 산이 벌목되고 자연경관이 훼손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더 우려되는 것은 현재 무안군에서 진행되고 있는 태양광 발전 공사들 중 7000평 정도가 중간 사이즈라는 것”이라며 이미 허가된 140건이 다 완성되었을 때, 무안군 전체가 태양광 패널로 뒤덮이는 게 아닌지 걱정했다.

태양광 발전 사업을 초기부터 진행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장려나 지역 사정에 따라 태양광 발전이 수월하게 진행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좀 더 섬세한 정책과 규제, 지역 환경과 주민의 의견을 고려한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황인갑 목사(왼쪽)가 태양광 발전 시설이 들어서기 위해 벌목된 공사 현장에서 마을을 바라보며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 목사는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는 것을 우려했다.
황인갑 목사(왼쪽)가 태양광 발전 시설이 들어서기 위해 벌목된 공사 현장에서 마을을 바라보며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 목사는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는 것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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