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말로 성서읽기]누가 남새주의자인가
[평양말로 성서읽기]누가 남새주의자인가
  • 황재혁 객원기자
  • 승인 2018.08.25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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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14장 2절

지난 2015년에 발표된 ‘OECD 보건 2015’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채소 섭취율은 OECD 회원국 중에서 1등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다음으로 호주와 뉴질랜드와 영국이 채소를 많이 섭취했다. 한국인은 남녀 모두 거의 100%가 매일 야채를 섭취한다고 조사되었다. 한국인이 자주 먹는 쌀밥, 김치, 나물 등이 채소이니 전통적으로 한국인의 식단은 육식보다는 채식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사실 한국인이 채소를 많이 먹는다고 해도, 고기를 전혀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성경에 보면 건강 때문에 육식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종교적 신념 때문에 육식을 포기한 채식주의자가 등장한다. 바울은 로마서에서 육식을 하지 않고, 채식을 하는 사람에 관해 비중있게 언급한다. 그 본문을 평양말 성경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실례로, 한 사람은 아무것이나 먹어도 괜찮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또 섬세한 량심을 가진 다른 믿는 사람은 남새만을 먹을 것입니다. (롬 14:2, 평양말 성경)

 

평양말 성경에는 채소라는 단어대신에 ‘남새’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다. 남새는 처음부터 북한말이 아니라, 과거에 남북이 두루 사용하였던 단어다. 그런데 분단이후에 남한은 야채, 채소라는 말을 주로 사용했고 북한은 남새라는 말을 계속 사용했던 것이다. 겨레말큰사전의 김태훈 자료관리부장은 일본식 한자말인 야채보다 남새를 써서 ‘남새샐러드’, ‘남새스프’, ‘소시지남새볶음’이라는 말을 써보자고 제안한 바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말이다.

 

야채샐러드가 아니라 남새샐러드로 부르면 어떨까, 픽사베이 갈무리
야채샐러드가 아니라 남새샐러드로 부르면 어떨까, 픽사베이 갈무리

 

로마서에서 고기가 아니라 남새를 먹기로 결심한 사람들은 우상에게 바쳐진 고기를 절대로 먹지 않겠다는 결연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우상에게 바쳐진 고기라 할지라도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에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그 당시 교회 내에 있었기에 ‘육식주의자’와 ‘남새주의자’의 갈등이 자주 일어났다. 로마서에서 사도 바울은 이러한 갈등이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이해가 서로에게 부족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여겼다. 사도 바울은 이후 로마서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성령 안에서 선량함과 평화와 즐거운 삶을 사는 것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며 참된 신앙의 본질이 무엇인지 일깨워주기 원했다.

오늘날에는 신앙의 양심 때문에 육식을 하지 않는 경우보다는 건강상의 이유로 채식을 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또한 피조세계의 파괴를 우려하며 육식보다는 채식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은 육식과 채식을 다 허용하시는 자유의 하나님이시다. 고기를 선택하든 남새를 선택하든 하나님이 주시는 자유 안에서 무엇이든 우리가 감사하게 먹는 것이 오늘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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