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인류애로 세워진 방글라데시 '지구촌 구호병원'
보편적 인류애로 세워진 방글라데시 '지구촌 구호병원'
  • 김지운 객원기자
  • 승인 2018.02.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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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정부, UN과 동일한 지위 부여
이제는 한국교회와 기관이 나서야 할 때

로힝야족은 지금 이 순간에도 죽어가고 있다. 어렵게 미얀마에서 탈출한 난민들은 피난처로 택한 국가에서조차 정치와 외교적 문제로 외면을 당한다. UN과 국제 NGO가 활동하고 있지만 넘쳐나는 난민들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큰 난민캠프인 꾸뚜팔롱에서 정부의 허가아래 출입하며 구호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은 UN과 우리나라의 (사)지구촌구호개발연대가 유일하다. 본지는 지구촌구호개발연대의 상임이사 배태진 목사와 인터뷰를 가졌다. 현지상황과 병원개원, 고아원 설립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중점으로 진행됐으며, 사역과정 전반적인 자료들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2회에 걸쳐 게재한다.

사람이 죽어가는데, 무엇이 더 중요한가요?

보편적 인류애로 세워진 지구촌구호병원


 

아파도 갈 병원이 없다

“미얀마의 로힝야족에 대한 학살과 난민캠프에 대한 상황을 접하고 지구촌긴급이사회를 개최했습니다. 구호개발단장을 현지 난민캠프인 꾸뚜팔롱에 긴급 파견하여 피난상황에 대해 보고토록 했습니다. 직접 조사한 상황은 글과 화면으로 전해 듣던 것보다도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긴급 파견된 구호개발단장은 집단난민촌 안에 들어가 난민들 틈에서 함께 마시고 먹고 자면서 현장 체험을 했다. 구호단장은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시급한 현안사업으로 ‘구호병원 설립’을 주장했다. 당시 단장은 “약 92만 여명이 집단으로 거처하는 곳에 임시진료센터들이 천막 형태로 있지만 제대로 된 병원의 형태와 틀을 가진, 즉 검사를 하거나 입원을 하고 출산과 격리치료를 해야 하는 병원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라고 보고 했다.

병원이 개원하기 전 1차 진료소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병원에 대한 수요에 비해 시설과 인력이 부족하다. (사진제공=지구촌구호개발연대)
병원이 개원하기 전 1차 진료소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병원에 대한 수요에 비해 시설과 인력이 부족하다. (사진제공=지구촌구호개발연대)

긴급 파견된 구호개발단이 주목한 것은 난민촌 전체 블록(bloc) 가운데 단 한 개의 병원이 없다는 것이었다. UN을 비롯한 세계의 NGO들이 임시 진료소들을 곳곳에 설치를 했지만 실제 운영되는 곳이 없거나 활동하는 인력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로힝야 난민캠프로 파견된 NGO나 봉사단체는 없었다. 이들은 병원의 필요성에 대해 첫째, 의료시설의 절대적 부족, 둘째, 구조적 문제로 인한 수인성 질병의 위험성, 셋째 로힝야 여인들의 출산문제를 꼽았다. 이 중에서 로힝야 여인들의 임신은 심각한 상황이었다. 임산부의 다수는 강간을 당해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하여 난민캠프로 건너 온 경우다. 가해자는 말할 것도 없이 자신들의 남편과 가족을 무참히 죽인 학살자들이다.

“학살자인 원수의 아기를 임신하였지만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낳아야 하는 여성들은 삼중사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에는 출산을 할 아무런 처소가 없어서 길거리에서 아이를 낳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 출산을 하여도 아이를 계속 키울지 버려야 할지 심각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이었습니다”

관심이 사랑으로,
사랑이 협력으로,
생명을 살리는 지구촌로힝야구호병원이 세워지다

지구촌구호에서 파견한 구호개발단장은 한 달 동안 로힝야 난민 거주 지역에 살면서 이들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병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즉시 법인에 “임시적인 진료소는 있지만 검사나 입원, 출산과 격리 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하였다.
이후 제반 대책을 위임 받은 이사장은 협의를 거처 구호 성격의 병원을 세우기로 하였다.


지구촌구호개발연대는 ‘지구촌 로힝야 구호병원’(Global Relief Hospital for the Rohingya)로 이름짓고 구체적인 계획을 실행했다. 먼저, 2017년 10월 5일 방글라데시 정부기관의 허가를 받아 무상으로 제공 받은 대지에 300평 규모의 병원 건축을 시작했다. 2017년 11월 3일 드디어 가로 20m, 세로 50m의 규모로 병원이 세워졌다. 병원에는 접수실, 환자 대기실, 검진실, 의사 진료실 3개, 약제실, 수술 및 분만실, 여자 입원실(30인), 남자 입원실(40인), 유기아동보호실, 남녀격리병동 2개, 여성심리치료 및 위기상담실, 화장실, 샤워실, 주방 및 식당 등이 배치됐다.

구호병원 건축 당시의 설계도. 도면 중간에 고아원이 배치되어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고아원 설립 전 방치된 고아의 보호를 위한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현재 지구촌구호개발연대는 고아원 설립을 위해 준비 중에 있다.(사진제공=지구촌구호개발연대)
구호병원 건축 당시의 설계도. 도면 중간에 고아원이 배치되어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고아원 설립 전 방치된 고아의 보호를 위한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현재 지구촌구호개발연대는 고아원 설립을 위해 준비 중에 있다.(사진제공=지구촌구호개발연대)

 

전병금 이사장은 10월 30일 건축되고 있는 병원을 방문하여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너희 구할 바를 감사함으로 아뢰라 그리하면 평강의 하나님께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는 말씀대로 이루어 주셨다”고 술회한다.

 

병원 개원으로 난민들은 건강과 출산의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사진제공=지구촌구호개발연대)
병원 개원으로 난민들은 건강과 출산의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사진제공=지구촌구호개발연대)

 

부족함을 돕는 손길로 채워가다

병원운영을 위해서는 의약품과 의료기기가 필요했다. 다행히도 세브란스 병원, 길병원, 알파인 메디컬 그리고 경동교회 선한 이웃 클리닉의 도움으로 의료기기를 얻을 수 있었다. 또 국내 약 25개 제약회사들로부터 약품들도 기증 받았다. 배 목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의료기기와 약품들을 기증 받는데 우리 사회가 기부문화가 잘 발달 되어 있습니다. 그해 겨울 참 추웠는데, 우리 사회는 참으로 가슴 따뜻한 구석이 많이 있음을 실감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완공된 병원에서 진료 받고 있는 어린이와 여인. 이들은 병원을 통해 마음의 상처와 아픔까지도 치료될 것이다.(사진제공=지구촌구호개발연대)
완공된 병원에서 진료 받고 있는 어린이와 여인. 이들은 병원을 통해 마음의 상처와 아픔까지도 치료될 것이다.(사진제공=지구촌구호개발연대)

 

또 다른 도전, 고아원 설립

지구촌구호병원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은 18블럭(bloc)에 속한다. 이 안에는 1천234명의 고아들이 보호와 양육을 받지 못한 채 버려져 있다. 그리고 학살자에 의한 임신으로 태어날 신생아의 경우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지구촌구호개발연대는 이들을 위해 정부로부터 고아원 설립을 허락받아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고아원의 운영에 있어 의식주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적인 계획을 진행 중에 있다. UN과 UN아동기구, 국내 어린이 구호기관들과 협의하여 먹이는 문제를, 국내와 다카의 한인회와 협의하여 입는 문제를, 방글라데시와 협의하여 가르치는 일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후원자와 아동 사이에 일대 일 자매결연을 맺는 방안 역시 깊이 고민하고 있다.

 

그래도 갈 길은 멀다
그동안 한국 사회는 세계적 재난에 대해 온정의 손길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아이티 지진, 동일본 지진, 필리핀 하이엔 태풍, 네팔 지진 등에서 정부와 구호기관이 한 마음이 되어 도왔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로힝야 난민과 관련해서는 차갑다 못해 외면당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에 대해 배 목사는 “한국사회는 IS와 이슬람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습니다. 로힝야족의 종교는 이슬람입니다. 그리고 미얀마의 학살에 대항하기 위해 반군 또는 테러리스트(미얀마 측 주장-편집자 주) 일부가 IS와 협력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교회와 관련 기관이 나서서 구호활동을 하는데 주저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구호기관도 마찬가지로 직접 현장에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라고 분석했다.


난민촌 현장에는 여성과 아이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그들은 이념과 사상과 종교적 명분 아래 쫓기듯이 터전을 버리고 나와야 했다. 탈출의 여정은 죽음의 행렬이었으며, 수많은 죽음들을 가슴에 묻고 눈물을 삼켜야 했다. 이들의 죽음과 아픔을 목격한 배 목사는 “로힝야인들이 미얀마에서 인종주의 종교광신주의 민족주의를 만나, 이제 난민이 되어 꾸뚜팔롱 지역에 쓰러져 있는데, 우리 한국교회가 이들을 긍휼히 여기고 불쌍히 여겨 물과 먹을 것을 나누어 주고, 옷과 안식처를 마련해 주고, 병원으로 인도하여 치료해 주는 그런 선한 사마리아인의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제 한국교회와 성도가 결정할 때다. 아무 것도 없는 황량한 벌판에 씨앗을 심고 키워 나무로 자랄 수 있었다. 이제 열매를 수확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돕는 일에 나서야 할 때다. 이념과 사회, 종교의 이유로 주저하는 사이에 그들은 죽어간다. 죽음은 복음을 들을 수 없게 한다. 그들이 살아야 복음도 전해질 수 있다. 인류애를 향한 사랑의 실천이야말로 예수 그리스도의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하신 지상명령을 이루어가는 첫 발이 아니겠는가?


(사)지구촌구호개발연대와의 협력은
1. 단기의료봉사 2. 교회단위의 선교회 방문 봉사 3. 후원으로 할 수 있다.
집단 난민촌은 군과 경찰의 치안활동으로 비교적 안전한 상태이며, 숙소 또한 안전한 곳에 마련되어 있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 02)744-1895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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