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自由)와 자율(自律)이 실현되는 신앙생활
“나는 네 편이다” 신뢰가 만든 기적의 공동체
천안에 있는 모퉁이돌교회(허용석 목사) 80여명의 성도들 평균연령은 20대 이하다. 청년 50명, 중고등부 6명, 유초등부 25명, 장년부 1명. 40평의 예배당은 성도들의 놀이터이자 쉼터다. 성도들 대부분이 “교회 같지 않아서”, “야단치는 어른이 없어서” 교회가 좋다고 말한다. 교회 운영위원회 5명도 20대다. 예배당 월세며 운영비, 목회자 사례비까지 이들이 모든 운영을 맡는다.
8월 11일에 진행된 여름성경학교에는 40여명이 모였다. 허용석 목사(36세)가 주중에 직장으로 일하는 태권도장이 가득 찼다. 허 목사는 담임 목사로, 태권도장 사범으로, 집에서는 부모님이 운영하는 슈퍼마켓도 돌보고, 두 자녀를 둔 아빠다. 그럼에도 얼굴에서 미소가 끊이지 않는 것은 “하나님이 미라클이다”라는 그의 말처럼 기적처럼 교회를 좋아하는 성도들이 있어서다.
허 목사가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교회가 되나?”였다. 된다. 노방전도에서 만난 학생들과 개척한지 5년 된 교회는 자리가 비좁을 정도다. 신앙생활을 강요하지 않는 탓에 교회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은 자발적으로 시작되었다. 한 성도가 “우리는 왜 찬양 안 해요?”라고 해서 6개월 전에 찬양팀을 만들었다. 성경공부도, 소그룹 활동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교회를 개척할 당시 허 목사의 사례비는 5만원이었다. 개척한 첫 주일예배 때 6명의 성도가 참석했고, 헌금이 6천원이었다. 그런데 4년 만에 사례비가 40만원이 되었다. 성도들을 돌보랴, 주중엔 사범으로 일하랴 피곤했던 허 목사가 쓰러진 적이 있다. 그때 어린 성도들은 “예배보다 목사님이 중요하다”며 수요예배와 새벽예배를 드리지 않기로 했다. 어리다고 무조건 목회자를 맹신하는 것은 아니다. “절대 넘어지면 안된다”며 돈이나 여자를 멀리하라는 조언도 한다. 그리고 거침없이 “목사님이 에쿠스 탈 때 교회를 떠날 것”이라고 말한다. 허 목사는 “너희들의 사명은 꼰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장년이 되어서 헌금 많이 하는 것”이라고 답한다. 다음 사역을 이어 갈 수 있기 위해서라는 말도 꼭 덧붙인다.
현재 한국교회 청년과 어린이들이 없는 현실에 대해 허 목사는 “교회에 청년이 없는 것이 아니라 관심이 없는 것”이라며 “초등학생을 전도하기 위해서는 500원짜리 아이스크림이면 되지만 청년은 어렵다”라고 말했다. 모퉁이돌교회 성도들이 고백하듯 “우리 목사님은 내 편이야”라는 믿음을 주면 된다.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쉽게 가질 수 있는 시대지만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진실된 마음’이다.
허 목사는 대학등록금을 위해 번 첫 알바비를 첫 열매로 하나님께 드렸지만, 사정이 어려운 성도들에게 십일조나 감사헌금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성도들은 목회자가 교회보다 자신을 더 소중하게 여긴다는 것을 안다. 한 대학생은 4학년 2학기에 대출을 받아 헌금을 하고, 한 고 3학생은 96만 5천원을 헌금했다. 한 달 살이 교회 살림이지만 작년 11월에는 천안을 떠나지 않고 교회를 지키는 남자 청년들을 위해 ‘모퉁이돌하우스’를 오픈하고 곧 여자 청년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허 목사는 “사람을 모으는 교회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교회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관심이 없어 줄어가는 다음세대를 위해 모퉁이돌로 귀하게 쓰임 받는 것이 허 목사와 성도들의 기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