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잔이 깨지나이다
주의 잔이 깨지나이다
  • 변상욱 기자
  • 승인 2018.08.20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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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를 걱정하는 소리는 여전히 높다. 희망의 끈을 찾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려 해도 어렵기만 하다. 최근 발표된 2017년도 예장 통합 측의 교세통계에서 교인 수는 전년도인 2016년에 비해 1만6천6백 여 명이 줄었다. 예장 통합 측의 교인 감소는 그 의미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비록 2010년 285만2천3백 명을 정점으로 해 교인 감소세를 보여 왔으나 2014년 한국 교회 교인 통계에서 통합 측은 600명 증가였기 때문이다. 합동 측이 대략 13만 명 감소, 기장 5천7백 명 감소, 감리교 2만 명 감소로 나타날 때 통합만은 현상유지로 버티어냈다. 이제 통합마저 1만6천명이 줄어 확실한 감소세로 돌아섰다면 한국 교회의 내리막길은 가팔라지는 것이다. 그 이유는 확연하다. 첫째는 이미 한국 인구가 감소세로 접어드는 시점이어서 그렇고, 둘째는 인구의 특성 상 한번 감소세로 돌아서면 다시 증가세로 바뀌는 건 대단히 힘들기 때문이다. 감리교와 기장 측의 감소세가 예장에 비해 적은 건 적은 게 아니라 심각한 것이다. 간단히 이야기해 워낙 교세가 약하니까 줄어든 교인 수가 적게 집계된 것이라 봐야 한다. 이런 양태는 2014년이나 2017년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라 추정된다.

그 다음은 방향성이다. 예장 통합 외 다른 교단들이 반론을 제기할지 모르겠으나 교단과 교단 신학교의 형편을 놓고 볼 때 예장 통합이 단연 양호했다고 생각한다. 2017년 통합 측의 목사 수가 530명 늘고, 교회 수가 112개 늘어난 것도 그 반증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제 예장통합도 교단 총회와 교단 신학교의 상황이 합동이나 감리 측과 별 다를 게 없이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통합 교단이 맞닥뜨린 당장의 문제는 명성교회의 세습이다. 노회와 재판국을 중심으로 벌어진 혼란이 어떻게 속히 수습될지 지켜보겠으나 이미 명성교회의 세습은 개교회의 문제가 아니라 통합 교단의 지리멸렬까지 드러내 보였다.

교단 신학교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번 총회에서 교단 신학교 정비 문제에 첫 단추를 꿰었어야 하나 다른 이슈에 묻혀 버렸다. 더 심각한 건 그 다른 이슈가 합당한 문제 제기에 의한 것이라고 여기는 세력이 있는 반면 정치적 목적에 의해 왜곡되었다고 믿는 세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후 벌어진 동성애자 차별 항의 학생에 대한 징계 사태는 학교를 더욱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학교가 정치적 목적이나 이슈에 의해 번갈아 비난과 공격을 받으며 흔들릴 경우 통합 측의 세 약화는 속도가 붙을 것이다.

일반 사회의 경영에서 말하는 회복탄력성은 지금 한국 교회에 적용되기 어렵다. 앞서 지적한 인구 문제 외에 경제적 요인이나 사회 전반에 번지는 탈종교성과 탈교회화가 장애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 여건이 나아진다 해도 이미 도덕성에서 신뢰를 잃고 계속해 편법세습 등으로 비난을 사고 있어 국민이 교회로 시선을 돌리기가 쉽지 않다. 세습은 해도 세금은 내지 않으려 버티는 일부의 행태는 교회의 회복을 가로 막고 있다. 그리고 누가 어떤 힘을 동력으로 삼아 개혁과 갱신을 이뤄갈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연합기구 건 교단이건 책임지고 나설 구심점이 이미 사라진 지 오래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의 회복은 그저 희망고문일 뿐이라는 암울함만 짙어지고 있다.

변상욱 기자

현, CBS 대기자
현, 한국기독교언론포럼 공동대표
현, 국민대 겸임 교수
현, 대법원 양형자문위원
현, 국무총리실 양성평등위원
현,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전, CBS 방송총괄 본부장
전, 이단사이비 대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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