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생명의 씨앗을 심어주는 ‘상담’
[특별기획] 생명의 씨앗을 심어주는 ‘상담’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8.08.09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담의 날과 자살예방의 날을 맞이하여
상담의 시대적 역할과 성서적 조명
생명의 문화를 전하는 크리스천이 되려면
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에서 지난해 자살예방의 날을 맞이하여 진행한 제4회 생명보듬페스티벌 라이프워킹 서울대회의 한 장면.
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에서 지난해 자살예방의 날을 맞이하여 진행한 제4회 생명보듬페스티벌 라이프워킹 서울대회의 한 장면.

우리나라가 13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1위를 한 항목이 있다. 자살률이다. 2005년 이후 올해 처음으로 2위로 내려섰지만 OECD 통계 사이트에 등록된 한국의 자살률은 10만 명 당 25.6명(2016년 기준)으로 그대로다. 한국에선 하루 평균 36명, 연간 1만3,092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7월 23일 열린 국회자살예방포럼에서 한창수 중앙자살예방센터장(고려대 의대 교수)은 자살자 유가족의 자살 위험은 약 8배 높다며 자살하는 유가족이 연간 10만 명 정도라고 밝혔다.

9월 10일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9월 10일은 한국교회 생명보듬주일로 지킨다.
9월 10일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9월 10일은 한국교회 생명보듬주일로 지킨다.

9월 10일은 자살예방의 날로, 9월 9일은 제 6회 한국교회 생명보듬주일이다. 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대표 조성돈 교수)는 제 5회 생명보듬페스티벌 LifeWalking 생명문화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교회와 지역이 함께하는 자살예방 및 생명문화사역으로 생명보듬이교육과 유가족 및 상담사업, 지역캠페인 사업을 진행한다. 유가족 관련 사업으로 자살유가족 모임인 로뎀나무를 통해 유가족의 상처 및 아픔을 치유하고 회복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조성돈 교수는 자살예방을 위해 교회들의 협력을 요청하며 “먼저 자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교회 리더들이 게이트키퍼가 되어 지역사회의 상처를 보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가 지역사회에 대한 작은 관심과 도움을 주었다면 증평모녀사건 같은 일은 예방할 수 있다고 보았다.

육성필 총장(용문심리상담대학원대학교)도 자살에 대한 확장된 이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리 문제가 아니라 남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병적이고 한정된 문제로만 보지 않고 ‘우리도 그럴 수 있다’라고 생각해야 된다는 것이다. 육 총장은 자살예방에 있어 효과적인 모델로 지역공동체의 역할을 강조하며 지역교회가 자살예방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사)한국상담진흥협회 권수영 회장(연세대학교 신과대학교학장 겸 신학대학원장)은 “우리 국민이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상담의 혜택을 쉽게 받는다면 자살왕국의 오명은 벗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살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로 약물치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지적했다. 일반적인 진료를 통한 처방에 “상담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경우는 드물다”며 상담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담(counseling)이란 말을 처음 만든 미국의 심리학자 칼 로저스(Carl Rogers)는 상담을 ‘내담자 중심 치료’(client-centered therapy)라고 설명했다. 상담은 서비스수혜자를 ‘환자’가 아닌 클라이언트, 즉 고객으로 보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그는 심리치료를 공부하기 전 신학을 먼저 공부했다. 권수영 회장은 인간 안에 있는 신적인 본성을 회복하도록 돕는 일이 바로 상담이고, 점점 이러한 거룩한 본성을 잃어가는 현대인을 위해 꼭 필요한 서비스가 상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권 회장은 세월호 유가족을 위한 상담과 가습기 살균 피해자 심리 상담을 통해 상처받은 한국사회에 위로와 격려, 그리고 희망을 전했다.

권수영 회장은 “누구나 상담의 필요가 점점 늘어나고, 사회의 리더일수록 더욱 상담을 받아야 하지만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부분이 상담을 ‘진단과 처방’을 전제로 하는 정신과 진료와 혼동한다며 “환자를 대상으로 병리현상을 진단해 처방하는 정신과 진료와 달리, 상담은 내면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그 상처를 피하지 않고 대면하는 용기를 내도록 돕는 것”으로 설명했다. “예컨대 초기 감기에는 몸 관리만 잘하면 금새 회복 되듯 상담을 통해 마음의 면역성이 높아지면 심리적 위기와 어려움에도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해 8월 8일, 국내 20여개의 상담관련 단체들이 ‘상담의 날 제정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제1회 '상담의 날'로 선포하고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 해 8월 8일, 국내 20여개의 상담관련 단체들이 ‘상담의 날 제정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제1회 '상담의 날'로 선포하고 행사를 진행했다.

‘상담’에 대한 성서적 메시지로 권 회장은 로마서 12장 15절 말씀을 꼽았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함께 웃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지만 함께 우는 것은 힘들다. 사람들은 강한척하고 센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앞에서 울기 위해서는 안전한 대상이 되어야 한다. 권 회장은 상담사의 역할이 바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목회 현장에서 이미 상담은 진행되고 있다. 심방을 통해 삶의 현장에서 성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교회는 주일학교부터 장년부까지 사람의 생애주기와 함께 한다. 교회는 사람이 태어나고 죽고 병들 때까지 곁에 있어 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목회자들이 함께 듣고 울어주는 것도 상담에 속한다. 권 회장은 “목회의 기능 안에는 상담이 포함되어 있다”며 교회가 상처 받은 이들에게 상담자로서 생명을 전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함을 강조했다.

지난 8월 8일은 국내상담 관련 26개 단체가 참여하는 ‘제 2회 상담의 날’이었다. 이날은 상담사와 내담자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고 눈을 맞춰 이야기(相談)하는 형상을 닮은 숫자 ‘88’에 의미를 두고 정해졌다. 국민들에게 상담서비스에 대한 홍보 및 인식 개선을 도모함과 동시에 상담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구심점이 되는 자리로써, 상담에 대한 법적, 제도적 정착을 요구하는 의지를 담기 위한 자리였다. 상담 분야 총 26개 단체와 3만여 명이 입법 청원한 ‘전문상담진흥법’이 국회에서 정식으로 발의되어 ‘전문상담사’가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법률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2016년 고용노동부 산하 ‘상담 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발족되면서 현재 여러 직종으로 상담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상담전문가’들의 규모는 수 십 만 명에 이른다. 그 중 크리스천 상담전문가와 단체들도 상당히 많다. 이번 행사 주관 단체인 (사)한국상담진흥협회는 지난 2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가습기살균제 피재자 심리상담’ 사업을 통해 120여 명의 전문상담사와 놀이아동상담사를 투입했다. ‘상담’ 만으로 단독 수행된 최대 규모의 국가 연구사업으로 올해도 수행 중이다.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