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통한 메시지 전달, 영화
이미지를 통한 메시지 전달, 영화
  • 이정배 교수
  • 승인 2018.08.1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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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만들기 위해 몇몇 사람이 모여 왁자지껄 논의 중이다. 이번 전교인수련회의 재미있었던 일들을 영상으로 편집하여 교인들에게 보여주고 SNS를 통해 교회를 널리 홍보하자는 취지로 관심 있는 이들이 모였다. 영상에 자막과 다양한 영상 효과를 넣어 눈에 띄게 하자는 의견으로 모아지고 있었다. 분주한 작업 끝에 지리한 영상 한편이 만들어졌다.

영상에는 교인들의 표정과 움직임이 재미있게 전개되고 있었다. 순간순간 포착된 의미 있는 순간을 잘 나열했다. 그러나 장면들이 어떤 의미와 목적을 염두에 두고 순서를 정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특히 절정을 이루고 반전을 줄 수 있는 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단순히 그림들의 나열에 그치고 말았다.

우리가 어떤 사건을 기억하는 방식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사건을 이야기로 만들어 서사적 방식으로 기억하는 방법이 있고, 다른 하나는 이미지로 사건 전체를 기억하는 방법이 있다. 서사적으로 기억하고 보존하기 위해 사건의 스토리를 구조화시켜 구전으로 후손들에게 전해주거나 글로 써서 타인에게 전달해준다.

글이 있기 이전시대에는 중요한 사건을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 전해주었다. 무드셀라가 1,000년 가까이 살았던 이유는 아담의 사건을 직접 전달받아 노아에게 전달해주기 위해서였다. 노아와 이후에 사람의 수명이 짧아진 것은 기억에 의한 전달이 불필요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노아 이후에는 사건을 기록한 기록물이 전달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완전한 문자언어가 등장하기 이전에는 이미지로 된 상형문자나 그림으로 사건의 내용을 전달해주었다. 이들 기록물이 한 편으로는 문자 형태로 발전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림과 같은 이미지 형식으로 발전하였다. 문자언어는 논리성을 띤다는 것과 압축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히브리인들의 문자에 대한 열정과 소명은 성서에 집중되었다.

회화, 건축, 조각을 통한 이미지 중심의 시각적 매체를 통한 메시지 전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종교개혁자들은 중세 가톨릭이 행했던 이미지의 독재성을 갈파했기 때문에 이들을 우상시 하여 해체하는 작업을 펼쳤고, 그 결과 프로테스탄트는 문자에 의한 메시지 전달에 주력하여 왔다. 그러나 이제 이미지를 통한 메시지 전달을 요구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영화는 논리적인 설득의 방식이 아니라 감성적인 공감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대표적인 매체이다. 이러한 영화의 매체 특성을 이해해야만 교회 안에서 교육 또는 예배를 돕는 유용한 도구로 영화가 사용될 수 있다. 매체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그 매체를 불편함 없이 다룰 수 있는 도구(Tools)로 만들기 위한 기초 작업이다.

잠시 영상 작업을 멈추게 하고 만들려고 하는 영상을 머릿속에 그리도록 했다. 어떤 느낌을 표현하고 어떤 감정을 전달하려는 지를 상상하도록 했다. 그럴 때 어떤 느낌으로 전달될 지를 또한 상상하도록 했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전달하려는 이미지를 그려내도록 했다. 성의 없이 조립된 듯한 패스트푸드 같던 영상이 깊은 맛을 내기 시작했다.

장면과 장면이 연결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했고 느낌은 점차 고조되었으며 전교인이 하나 되었다는 느낌이 스며드는 절정부분이 만들어졌다. 음악은 장면들을 잘 받쳐주어 감정은 고조되고 서서히 결단을 이끌어내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영상이 모두 끝났을 때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치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일어났다.

영화를 감상하고 느낌을 공유하는 것도 큰 배움의 방법이다. 그러나 영상을 통해 교육적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직접 구상하고 제작해보는 것보다 큰 효과를 보는 것은 없다. 수십 편의 사진을 감상하는 것보다 한 장의 사진을 찍어보는 것이 교육적으로 의미 있다. 이미지를 이해하고 표현하기 위해서는 작은 작업이라도 시도해보는 것이 보기만 하는 것보다 백배 낫다.

 

 

이정배 교수
이정배 교수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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