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중윤리(四重倫理)
사중윤리(四重倫理)
  • 지형은 목사
  • 승인 2018.08.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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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 인륜도덕, 참 중요한 가치다. 다른 말로 하면 사람이 사람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다움을 저버리면 야만의 수렁에 빠진다. 누구나 자신의 생존을 위한 본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내가 사람답게 사는 것과 함께 다른 사람도 사람답게 살도록 애써야 한다. 사람이란 존재가 본디 더불어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다른 사람이 야만의 상황에 빠지면 결국 내 삶도 그렇게 되고 만다. 사람다움의 뜻은 가치관이나 종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종교 어떤 가치관을 막론하고 근본적인 것에서는 공통분모가 확연하다. 생존이 위험한 사람을 돕는 것, 의식주에서 심한 고통에 빠진 사람을 돕는 것, 타인의 생명을 빼앗거나 위협하지 않는 것, 남을 돕고 선대하는 것 등이다.

생태적 환경윤리, 인도적 인륜도덕과 뗄 수 없이 연관된 필수적인 가치다. 삶의 환경이 위기에 빠지면 사람다움의 윤리나 문화의 덕목은 뒷전으로 밀린다. 생존을 위한 본능이 발동한다. 지구 행성의 생태 환경 파괴가 심각하다. 이로써 빈번해지는 자연 재해가 사람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사람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21세기의 지구 상황에서 생태적 환경윤리는 인류 생존의 필수 요건이다. 인도적 인륜도덕이 사람다움을위한 것이라면 생태적 환경윤리는 사람이 사는 환경 곧 자연의 자연다움과 관계된다. 자연은 사람이 손대지 않는 한 저절로 자연스럽다. 그러나 그 가운데 사람이 존재함으로써, 특히 사람의 끝없는 욕망 때문에 자연스러움이 깨진다. 자연은 본디 사람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자연 한가운데서 살다가 간다. 자연은 어머니의 품처럼 사람 존재의 기본 조건이다. 사람을 자연의 일부라고 볼 수도 있다. 인도적 인륜도덕으로써 사람다움을 지키고 가꾼다. 생태적 환경윤리로써 자연다움을 보존하고 이어간다. 이 둘은 따로 작동하지 않는다. 기독교 창조신학의 관점에서 이 둘은 작동 구조에서 한 가지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떠나서 살 수 없다. 사람은 본디 존재 자체에서 더불어 살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숙명이다. 또 하나, 사람은 자연 환경을 떠나서 살 수 없다. 자연의 생태 환경은 사람에게 대조적인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자연은 사람을 품고 있는 어머니와 같다. 동시에 자연을 돌보고 가꾸어가는 책임이 사람에게 있다.

위에서 말한 대로 사람은 타인과 자연의 관계에서 좀 더 나은 삶을 추구하며 살아야 한다. 이를 위해 좀더 구체적으로 필요한 것이 공의에 기반한 정치와 경제다. 법치의 민주주의와 상생의 시장경제가 그것이다. 사람과 자연이 작동 구조에서 하나인 것처럼 정치와 경제도 그렇다. 정치적 권력과 경제적 부는 늘 연결돼 있다. 권력을 가지면서 부를 마다하는 사람은 드물다. 거꾸로도 마찬가지다. 삶이 아름답고 행복하려면 권력과 부의 상관관계를 깊이 통찰하고 그 작동이 공의롭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 과제가 법치의 민주주의와 상생의 시장경제다. 법치의 민주주의, 인류 역사에서 그래도 가장 바람직한 정치 형태다. 민주 곧 그 사회에 사는 사람들이 주인이 되는 것이 좋은 세상이다. 한 사람이 권력을 다 움켜쥐는 것이 독재정치다. 소수의 사람만 권력을 틀어쥐는 것이 과두정치다. 당연한 얘기지만 민주정치가 이것들보다 훨씬 좋다. 다만 시장말로 민주주의는 시끄럽고 오래 걸린다. 사람마다 관점과 생각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다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법이다. 모두가 인정하고 따라야 하는 약속이요 규칙 말이다. 권력을 다루는 정치는 공의로워야 한다. 상생의 시장경제는 오늘날 세계의 경제 구조에서 부자들에게도 절실한 문제다. 2016년 6월부터 1년동안 증가한 전세계의 부에서 82%를 상위 1% 부자들이 차지했다. 하위 50%의 사람들은 증가한 부에서 전혀 가져가지 못했다. 심각한 부의 편중은 30년 가까이 세계 경제를 주도한 신자유주의 경제의 결과다. 이 시스템을 주도해온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도 현재의 상황으로는 세계 경제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경제는 부의 문제며 그 이전에 먹고 사는 문제다. 여기에서 공정하지 않으면 사회가 무너진다.


지금까지 말한 네 가지를 사중윤리(四重倫理)라  할 수 있다. 인도적 인륜도덕, 생태적 환경윤리, 법치의 민주주의, 상생의 시장경제. 사람이 의미 있게 살 수 있는 네 가지 조건이다. 가치관, 세계관, 인생관 등에서 어떤 철학이든 무슨 종교든지 그 기본적인 틀이 있다. 기독교 신앙과 신학에서 사람 사는 세상을 보는 윤리적인 기본 틀을 이 네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이 넷은 기독교적 계시에서 일반계시의 중요 항목이다. 기독교 신앙의 토대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인격에 근거한 십자가의 복음이다. 이것이 특별계시다. 여기에 이어지는 일반계시의 기획과 실행이 필요한데, 그것이 사중윤리다. 한국 교회와 이 땅의 그리스도인은 오늘날의 세상을 어떤 틀로 바라보는가. 보수와 진보의 진영 논리, 정치와 경제의 헤게모니를 중심한 계층 논리, 사회의 작동 구조와 연관된 세대 간 갈등 논리 등을 넘어서야 한다. 기독교 언론과 기독교인 언론 관계자들이 자기 신앙의 근거를 깊이 성찰하고 삶의 변화를 위해 글을 써야 한다.

 

 

 

 

지형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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