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당회
찾아가는 당회
  • 김한호 목사
  • 승인 2018.08.0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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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 동역자 의식과 하나 되는 분위기 형성

처음 한국교회 당회는 좋은 취지로 출발했다. 교회와 목회자의 여러 가지 어려움, 특별히 재정적 어려움을 책임지고 감당하며 목회를 보필하고 교회가 평안히 세워져가도록 돕는 아름다운 헌신의 모습이었다. 그분들이 우리 신앙의 선조 장로님들이시다.

그런데 요사이 한국 교회는 초기 미덕은 희미해지고 당회원로서의 의무보다는 권한만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싹트기 시작했고, 이것이 작금의 한국 교회 현실이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당회는 담임목사와 장로들이 주로 참석하고 교회의 전반적인 사항을 결정하고 앞으로 계획을 논의한다. 그런데 교인들은 ‘당회’하면 제일 먼저 딱딱한 회의를 떠올린다. 심각한 갈등과 난상토론을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모습은 교회와 성도, 나아가 세상에도 덕이 되지 못하며, 목회와 선교적 교회 운영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교회 운영 조직에 결정적 변화의 바람이 필요한 곳은 당회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의 변질된 당회 문화에 신선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선한 미덕으로 나아가는 토대와 분위기 조성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찾아가는 봉사당회가 작으나마 대안이 될 수 있다.

찾아가는 당회 : 실질적 동역자 의식과 하나 되는 분위기 형성

춘천동부교회 당회는 봉사 당회로서 ‘찾아가는 당회’다. 당회에 앞서 모든 당회원이 섬김을 필요로 하는 곳을 먼저 찾아가서 봉사한 후 당회를 여는 것이다. 이는 교회의 운영이 당회원들의 정치력이나 권위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그리스도의 섬김 정신, 디아코니아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례다.

또한 도움이 필요한 곳을 먼저 살핀 후 찾아가 봉사함으로써 탁상공론에서 벗어난 실천적인 디아코니아 사역이 이뤄짐과 동시에 함께 봉사하며 같은 마음을 품는 동역자 의식이 생기게 된다. 또 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당회원들이 서로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보다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고 서로의 의견을 들으려고 하기 때문에 오늘날 한국 교회의 고질적 문제인 당회원들 간의 갈등이 자연히 사라지는 당회 분위기가 조성된다.

담임목사를 비롯한 당회원들은 지역사회와 소외된 이웃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친 뒤 회의를 한다. 춘천동부교회는 두 달에 한 번 열리는 당회를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당회원들은 “현장을 찾아 봉사하면서 실제적인 어려움과 아픔을 더 잘 알고 이해하게 됐다”며 “이런 과정을 거치다보니 교회가 주님의 마음으로 섬김의 일들을 더 잘 감당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당회원들이 솔선수범하자 교인들도 지역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찾는데 관심과 열심을 보이는 교회 차원의 변화도 있었다.

처음엔 낯설고 익숙하지 않아 어리둥절할 수도 있겠지만, 봉사 당회의 선한 의도를 알고 나면 누구보다 열심히 봉사활동에 나서게 되고, 이처럼 봉사활동을 하고 난 뒤 당회를 하면 한결 당회 분위기가 부드러워진다. 봉사와 헌신의 보람 속에 서로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보다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려는 마음 때문에 갈등의 요인도 줄어든다. 함께 주의 일을 맡게 된 신실한 동역자로서 서로의 의견을 들으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당회의 고질적 문제인 당회원 간의 반목과 대립, 갈등이 현저히 줄어드는 목회적인 효과까지도 포괄적으로 발생한다.

찾아가는 봉사 당회는 교회 공동체에 그리스도의 섬김(디아코니아) 정신을 지도자들로부터 성도들의 의식 속에 뿌리 깊이 심게 하여, 교회의 전반적 분위기와 목회적 토대까지도 바꿔 당회 내 갈등이 사라지고 같은 마음을 품고 미덕으로 가게 하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김한호 목사

장로회신학대학교 (Th.B.)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M.Div.)
독일 하이델베르그 대학교 Diplom-Diakoniewissenschaftler, 실천신학 박사과정
독일 오스나부룩대학교 실천신학박사(디아코니아 전공) Ph.D.
서울장신대학교 겸임교수
서울장신대학교 디아코니아 연구소장
장로회신학대학교 초빙교수
춘천동부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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