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이야기를 이 땅의 삶으로 이어가는 것을 모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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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찬주 지역기자
  • 승인 2018.07.25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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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누리 교회 김대진 목사

이름난 교회의 교인으로 자부심을 느끼기보다는 예수님의 제자로서의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모임으로 세워진 작은 교회들을 찾아보기로 한다. 건강한 작은 교회에서 진정한 의미의 선교적 사명을 가지고 자기의 삶과 지역과 그 곳 주민들의 변화를 위해 섬기며 그 곳에 하나님의 나라가 세워지기를 바라는 ‘하나님을 아는 사람들의 모임’을 찾아본다.

 

경기도 용인시 동백지구 한 아파트 단지를 마주한 건물 2층에 민트(MINT)라는 스터디카페가 있다. 이 카페의 주인은 과거 파이디온 선교회의 사역자로 14년을 섬긴 김대진 목사다. 달라스 신학교로 유학을 다녀온 후 신앙이란 ‘가정에서 부모들을 통해 전수되는 것’이지 ‘교회 학교에서 교사를 통해 가르쳐지는 것’이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됐다. 기관 사역자로서 다음 세대를 가르치는 교사, 강사, 목회자들을 교육하고 콘텐츠를 개발하던 전문가로서 이런 생각을 품게 되자 그 생각을 실현할 수 있는 목회를 해보고 싶었다. 이런 교육 전문가, 목회 전문가의 당찬 포부를 품고 선택한 곳이 용인 동백지구다. 가정을 중요시 여기고 가정의 가치를 잘 이해하는, 공감 할 수 있는 사고와 생활의 여유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라 생각했다. 이런 곳에서 가정의 역할과 가정에서의 신앙 교육의 중요성을 어필하면 많은 사람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생각하던 교육협동조합과 같은 활동을 할 수 있고 교회의 형태도 마음에 품은 비전을 실현시켜 나갈 수 있게 모양을 잡아갈 것 같았다.

스터디 카페 '민트'의 대표 김대진 목사
스터디 카페 '민트'의 대표 김대진 목사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실패였다. 아무 것도 이루어진 것이 없어서 실패가 아니라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진행되어서 실패다. 교육 사업이, 교회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생각이 실패한 것이다. 그러나 ‘나의 실패는 곧 하나님의 성공’이라고 과감히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어도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고 계시다는 것은 분명하다. 아직 카페가 부도가 나서 거리에 나앉지도 않았고 교회에 모이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변화되고 카페를 통한 지역 주민들과의 교류는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용한 분위기, 깔끔한 인테리어, 좋은 음악, 창밖의 푸른 나무들까지, 혼자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맞춤 환경을 제공한다.
조용한 분위기, 깔끔한 인테리어, 좋은 음악, 창밖의 푸른 나무들까지,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맞춤 환경을 제공한다.

김대진 목사는 파이디온에서 기관 사역자로 일했으면서도 각 세대가 분리된 교회의 현실이 신앙의 전수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신앙 교육은 교회보다 가정에서 먼저 이루어진다. 무엇보다 가정을 먼저 바로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앙의 전수가 이루어지는 가정이 교회의 역할을 해서 아이들을 제자 삼는 그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김대진 목사는 세대간 통합교육을 지향한다. 세대 통합교육 목회 사역만 5년째다. 세대 통합교육의 커리큘럼을 보급하고 관련된 세미나와 컨퍼런스를 주최하는 씽크와이즈(SYNCWISE)라는 기관의 대표로 ‘세대간 통합’과 ‘교육과 목회의 통합’을 연구한다.

동백지역에 와서 홈스쿨링을 원하지만 과감히 실행은 하지 못하는 부모들과 함께 공동양육의 형태로 참교육의 실행을 추구해 왔다. 이런 모임을 기반으로 교육협동조합을 만들어 가고자 했으나 현실적으로 협동조합의 출자가 어려웠다. 이런 고민으로 기도할 때 마음속에 어떤 감동이 왔는데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고 한다. “그게 교회냐? 클럽이지?” 교회는 만인의 집인데 우리 교회는 뜻을 같이 하지 않으면 들어올 수 없으니 하나님의 말씀이 맞았다. “교회는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다. 마치 가족처럼. 너는 가족이 아니라 기관을 만들고 있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이 맞았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교회가 태어나기를 기다렸다.

딸이 다니던 태권도장의 관장이 선교사였는데 주일에 도장을 빌려서 교회를 시작하라고 권유했다. 따르던 전도사와 함께 개척 모임을 시작했다. 한참을 그렇게 하다가 처음 동백지구로 이사 와서 살던 아파트 맞은 편 건물에 자리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창밖을 내다보며 저기에 교회가 들어오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던 바로 그 자리였다. 없는 돈을 끌어 모아 이 지역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스터디카페를 열었다. 교육협동조합의 공간이 있었으면 했는데 여기가 바로 그런 장소가 되어주었다. 혼자 와서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여럿이 와서 세미나도 하고, 주일엔 예배의 장소가 되어주고.

2시간 제한으로 각 사람마다 음료 한 잔씩이면 사용할 수 있는 세미나룸은 주민들의 모임 장소로 인기가 있다.
2시간 제한으로 각 사람마다 음료 한 잔씩이면 사용할 수 있는 세미나룸은
주민들의 모임 장소로 인기가 있다.

‘민트’라는 이름의 이 카페는 전적으로 김대진 목사 부부의 일터요 사업이다. 교회가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주일에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공간을 대여해 줄 뿐이다. 교회와의 철저한 재정 분리가 원칙이다. 김대진 목사는 목사이지만 바울처럼 되기보다는 아굴라처럼 되기를 원한다. 아내와 함께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처럼 교회를 섬기고 세워가는 데 조력할 뿐이다.

주일엔 하늘누리 교회의 예배 장소가 된다.
주일엔 하늘누리 교회의 예배 장소가 된다.

교회에는 계획안도 없고 예산안도 없다. 정해진 프로그램도 없고 그런 것을 논의하는 당회도 없다. 교회 구성원 모두가 형제요, 자매처럼, 아이들에게는 삼촌이요, 이모처럼 가족과 같은 공동체를 형성해 간다. 교인들이 ‘교회 일’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것들을 생각하고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조직화된 교회에서 하는 과정으로서의 신앙 훈련과 프로그램 이수가 자기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제자화 된 삶을 살게 하는 데는 별 효과가 없는 것 같았다. 지금 하늘누리 교회 교인들은 함께 공부하고 나누는 시간을 통해 배운 것들을 각자의 삶 속에 구체화시켜 가고 있다. 하늘누리 교회 교인들은 이 지역에서 우리가 교회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김대진 목사는 이들이 고민하고 생각해 낸 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것이라는 데 의미를 둔다. 이런 저런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지만 간섭하지 않는다. 스스로 성장해 갈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바울과 사역자들의 기획과 추진으로 에베소 교회가 세워졌을까? 잘 기획된 계획을 통해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성장시키는 것은 김대진 목사가 전문적으로 하던 일들이다. 이제 김 목사는 더 이상 그런 조급함에 마음을 빼앗기고 싶지 않다. 유혹은 항상 있다. 더구나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러나 교회는 ‘가족처럼 태어나는 것’이고 가족 구성원들은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고 ‘성장’해 가야 하기 때문에 바라보며 돌보고 기다릴 뿐 잡아 뽑지 않는다. 모든 교회는 채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시간을 들여 채워지고 나면 스스로 넘쳐서 흘러나가 그 샘이 있는 지역을 촉촉이 적시고 강이 되어 흘러 생명수를 흘려보내게 될 것이라 믿는다.

카페를 개설할 때 무료 공부방을 열겠다고 설명회를 했다. 7명이 왔었는데 무료라니까 수준이 낮은 줄 알고 4명이 돌아갔다. 공부방은 교인들의 자원 봉사로 운영한다. 그들의 실력과 예수님의 마음이 심겨진 사랑의 돌봄을 존중한 사람들만 남았다. 원래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공부방을 사회적 기업으로 키워볼까 생각했지만 그냥 하나님께 맡기기로 했다. 원래 하나님은 가장 귀한 것, 없으면 안 되는, 아니 없으면 죽는 그런 귀한 것을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넉넉히 나눠주신다. 물, 공기, 햇볕, 그리고 예수님의 죽음까지도. 그런데 우리는 없어도 살 수 있는, 안 먹고 안 써도 생명 유지에 큰 지장이 없는 것들을 큰 돈 들여 사 쓰고 애써 구한다.

한 밤, 창을 열고 내다보면 곳곳에 흩어진 붉고 흰 십자가들, 너희를 위한 구원의 십자가와 생명의 샘을 여기 이렇게 많이 두었다고 다 와서 먹고 마시라고, 그 샘에 죄를 씻고 세상의 더러움을 씻고 하늘나라의 생명을 누리라고 한없이 부르시는 것 같다. 그 샘 가운데 한 샘이 용인 동백지구 민트 스터디카페에서도 솟아나고 있다. 그 샘의 관리자 김대진 목사는 이제 자기 인생길을 주님께서 직접 운행해주시기를 기도한다. 나의 인생이 어떤 길로 가게 될지, 가면서 누구를 만날지, 어떤 결과물들을 남길지 기대하며 그 경로에 있는 매일의 하루하루를 설렘으로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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