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사(歷史)의 상징
새 역사(歷史)의 상징
  • 박은호 목사
  • 승인 2018.07.25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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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슈프레 강변에는, 아직도 동서독 분단 시대에 양측을 갈라놓았던 약 1.3km의 구 베를린 장벽(Berliner Mauer)이 분단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이곳에는 세계 각국의 미술가들의 평화를 기원하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어서,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East Side Gallery)라 부르기도 한다. 말 그대로 과거 분단시대의 역사가 새겨져 있는 상징의 현장이다.

한국교회는 새 역사의 상징을 가지고 있는 교회인가?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이제 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하지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 그리스도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갈6:17)고 했다. 교회도 개인도, 이제는 흔적과 상징을 찾아야 할 때가 되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내고, 새로운 개혁교회의 미래를 향해 첫 발을 내딛은 2018년도의 심장부가 서서히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의학적으로 말하면, 한국교회는 심각한 심근경색증과 협심증을 앓고 있는 환자와 같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턱턱 막히고 찢어지는 고통을 당하는 환자라서, 지금 당장 스턴트 시술이라도 해야 할 상황의 교회이다. 그런데, 필자가 속한 교단의 제103회 총회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또 다시 독버섯처럼 나타나는 병리현상이 혈연, 지연, 학연이라는 악성 콜레스테롤로 작용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혈류가 교회공동체에 흐르지 못하게 하는 혈류장애를 일으키고 있다. 가장 위험한 환자는, 자신의 병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 병과 함께 자신의 고귀한 생명의 종말을 맞는 환자이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막8:37) 하셨지 않은가?

한국교회는 더 이상 연고주의라는 악성 콜레스테롤이 작동하는 교회로 남아서는 미래의 희망이 없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가나안 교인이 주변 곳곳에 희망을 잃어버린 채 명목상의 교인으로 남아 있고, 젊은이들이 교회공동체 안에서 희망을 찾지 못해 김장할 때나 사용해야 할 ‘포기’를 시도 때도 없이 사용하면서 ‘포기(抛棄)김치시대’를 만들어 가고 있는 때가 아닌가? 연고주의 악성 콜레스테롤은 종교기득권자들이 자신의 기득권 아성을 견고하게 구축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형적인 반 예수, 반 복음적인, 하나님 나라를 대적하는 행위의 도구이다. 예수님께서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면서 하나님의 나라 운동을 하실 때, 왜 저 유대종교의 아성인 예루살렘이 만들어 놓은 그 길(유대종교의 전통, 제도, 미쉬나)을 걸으시면서 하시지 않고, 도리어 저 유대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로, 저 요단강에서 도래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의 나라 앞에서 회개의 세례를 베풀던 세례자 요한이 닦아놓은 신작로(新作路)를 이용하여 예루살렘의 길을 바이 패스하여 활동하셨던가? 예수님은 왜, 저 예루살렘 중심부에서 활동하시지 않고 대부분의 공생애를 저 북방 변방 갈릴리에서, 두로와 시돈에서, 또 사마리아를 통과하여 가시면서, 그 시대의 ‘예루살렘주의’를 넘어서는 하나님의 나라의 행보를 하셨는가? 예수님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신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공생애 2년 반 후반 전환점 때, 누가는 '예수께서 승천하실 기약이 차가매 예루살렘을 향하여 올라가기로 굳게 결심하셨다'(눅9:51)고 증언한다. 그 이유가, 예수님께서 이 결심을 하시기 바로 직전에 있었던 예수님의 변화산 변모사건(눅9:28~36)의 예수님과 모세 그리고 엘리야와의 삼자회담에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영광 중에 나타난 삼자회담의 의제는 장차 예수께서 예루살렘에서 별세하실 것 곧 십자가에서의 죽으시기 위함이었다.

오늘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이 예루살렘을 향하여 올라가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이 지신 십자가에 동참하기 위함인가? 자신과 그룹의 기득권과 교권을 얻기 위함인가? 종교개혁 501주년을 향해가는 한국교회에는, 더 이상 지역주의 연고주의가 한국교회를 움직이는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위해 폐기된 상징으로 남아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그 교회’로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박은호 목사

정릉교회

이슈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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