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칼럼] 요즈음은 말세 같다. 주님 오실 날이 멀잖다는 증거다.
[주필칼럼] 요즈음은 말세 같다. 주님 오실 날이 멀잖다는 증거다.
  • 주필 이창연 장로
  • 승인 2018.07.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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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투성이의 인간행위를 규제하고 억제시키는 공통의 가치 및 도덕기준을 상실한 혼란 상태를 아노미현상(現像)이라 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친하게 지내던 아가씨 세 사람이 바캉스를 떠났다. 하지만 그들은 학생들이었기에 휴가비를 여유 있게 가져 갈수 없었다. 빠듯한 휴가비를 마련하여 2박3일의 일정으로 여행을 가서 재미있게 추억을 만들고, 마지막 날 밤을 보내기 위해 어느 여인숙으로 들어가 숙박비를 계산하려 하는데 각자 차비를 빼고 남은 돈이 1만원씩 밖에 없었다. 방값은 3만원이었다. 각자의 돈을 각출하여 숙박비를 지불하니 저녁 먹을 돈이 없었다. 그걸 목격한 여인숙 주인이 조바(여인숙에서 일하는 사람)를 불러 “아까 그 아가씨들 숙박비 치룰 때 보니 돈이 없는 것 같던데, 라면이라도 끓여먹게 돈을 갖다 주어라” 하면서 5천 원을 꺼내주었다. 조바가 아가씨들이 있는 방으로 가면서 “굳이 5천 원 다 줄 것 뭐있어” 하고 2천 원을 자기 호주머니에 감추고 3천 원만 아가씨들에게 갖다 주었다. 아가씨들은 고마운 마음으로 받은 돈 3천 원으로 라면을 사다 끓여 먹었다. 라면 값 3천원을 받았으니 결과적으로 아가씨들은 개인당 잠은 9천 원씩에 자게 된 셈이다. 숙박비는 2만 7천 원이 들었다. 라면 값 3천 원, 조바가 훔친 돈 2천 원을 합치니 3만 2천원이다. 원래돈은 3만 원인데… 그러면 돈 2천 원은 어떻게 남았나? 어찌 된 일인가?

또, 이런 일이 있었다. 관광객을 상대하며 살아가는 마을이 있다. 그런데 전염병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여행객 한 사람이 와서 민박집에 방을 잡았고 20만원의 숙박료를 지불했다. 민박집 주인은 정육점으로 달려가서 그동안 외상으로 밀려있던 고기값 20만원을 갚았다. 정육점 주인은 세탁소로 달려가서 그 동안 밀려있던 세탁비 20만원을 갚았다. 세탁소 주인은 맥주집으로 달려가서 그동안 외상으로 마신 맥주값 20만원을 갚았다. 맥주집 주인은 민박집으로 달려가서 빌려 쓴 돈 20만원을 갚았다. 돈이 순식간에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돌아 다시 민박집 주인에게 돌아왔다. 그런데 여행객이 방이 마음에 안 든다고 20만원을 돌려달라 해서 돌려주니 돈을 받고 떠나갔다. 돈을 번 사람은 아무도 없고 돈을 쓴 사람도 아무도 없다. 어찌된 일인가? 그러나 마을에는 이제 빚진 사람이 아무도 없어졌다. 돈은 돌고 돌아야 돈이고 사람은 사랑을 해야 아름답게 보이는 법이다. 저 하늘에 구름은 바람 없이 흘러갈 수 없듯이 말이다. 남부터 챙기다보니 온 마을이 화평하고 빚이 없는 마을이 되었다.

그렇게 좋은 일이 있는가 하면 이런 이야기도 있다. 옛날에 샘(泉)이 하나밖에 없는 나라가 있었다. 그 나라 사람들은 광천(狂泉)이라 불리는 샘물이 있는데 마시면 다 미치광이가 되었다. 예의와 질서 따위는 없어지고 탐나면 빼앗고 기가 동하면 능욕하고 화나면 불 지르고 멋대로 안 되면 살상을 자행하였다. 오직 임금만이 샘을 파 마셨기로 혼자만이 미치지 않고 무사할 수 있었다. 나라 안이 모두가 미쳐 날뛰었는데 오히려 미치지 않은 임금님을 미친 사람으로 보고 임금님을 잡아 그 미친병을 고친다하여 뜸질, 찜질을 하고 귀신을 쫓는다하여 거꾸로 매달아 패고 살점을 저미었다. 임금은 고통을 참지 못해 광천 물을 먹고 미쳐버렸다. 송나라학자 원찬의 ‘묘덕 선생 전’에 나오는 이야기로 최소한 도의 도덕적 거리를 유지시키는 고리 빠진 난세를 빗대고 있다.

자살론으로 유명한 뒤르켕은 욕망 투성이의 인간행위를 규제하고 억제시키는 공통의 가치 및 도덕기준을 상실한 혼란 상태를 아노미현상(現像)이라 했다. 소녀를 납치해 죽이고 재산 때문에 부모를 죽이고, 불화로 아내와 남편을 죽이는 것은 약과인지 모른다. 광천 물을 먹지 않았다면 그러할 수 없는 노릇이다. 뒤르켕은 이 아미노사회현상을 이렇게 설명한다. 상부상조하고 서로의 기쁨과 근심을 서로 나누는 지역공동체의 해체, 자신의 행동이 연계 연대되는 대가족제도의 해체, 고독하거나 소외되었을 때 의지하기 마련인 종교적 기둥의 상실, 그리고 도시화·기계화·핵가족화 등 근대화 과정이 빚어낸 자기중심적인 자아의 비대를 든다. 자기중심적인 욕망으로 머리통만 크고 이 욕망을 자제하는 도덕적 가슴은 새가슴만큼 작은데 본능추구와 불X만 크게 달려있는 기형의 인간들이 광천 물 먹고 난무하는 요즈음은 말세 같다. 주님 오실 날이 멀지 않았다는 조짐이다.

 

이창연 장로

소망교회
전CBS방송국 재단이사
NCCK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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