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칼럼] 19세기 ‘한국의 콜럼버스’, 그 위대한 한국인 앞에 무릎을 꿇고
[주필칼럼] 19세기 ‘한국의 콜럼버스’, 그 위대한 한국인 앞에 무릎을 꿇고
  • 주필 이창연 장로
  • 승인 2018.07.11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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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운 구한말 모두 중, 일, 소(러)만 바라볼 때 청년 이승만은 수평선 너머의 미국을 발견했다."

53년 전 1965년 7월 19일 오전 0시 35분 하와이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나이 아흔의 한국인 환자가 숨을 거두었다. 한 달 전부터 피를 토했다. 7월 18일엔 너무 많은 피가 쏟아졌다. 옆에서 수발하던 아내와 대(代)라도 잇겠다며 들인 양자(이인수씨)와 교민 한사람밖에 없었다. 지켜보던 가족들 앞에서 큰 한숨을 한번 쉬더니 숨이 덜컹하고 끊어졌다. 어떤 어려움에도 울지 않던 아내가 오열했다. 전기 작가 이동욱씨는 영결식의 장면을 이렇게 묘사했다. 한 미국인 친구가 울부짖었다. “내가 너를 알아! 네가 얼마나 조국을 사랑했는지… 그것 때문에 네가 얼마나 고생을 해왔는지, 바로 그 애국심 때문에, 네가 그토록 비난받고 살아왔는지를, 나는 알아…”하고 통곡했다. 그 미국인은 장의사(葬儀士)였다. 그는 1920년에 미국서 중국인 노동자들의 유해를 중국으로 보내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이승만이라는 한국인이 찾아와 그 관(棺)에 “나를 숨겨서 상하이로 보내 달라”고 사정했다. 한국독립운동을 하는데 일본이 자신을 현상수배중이라고 했다. 그 한국인은 실제 관에 들어가 밀항에 성공했다. 그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다. “너의 애국심 때문에 네가 얼마나 고생했고, 얼마나 비난받았는지 나는 안다”는 절규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다.

필자는 지난 6월 15일 아침 서울 국립현충원의 이승만 묘소를 찾았다. 이 대통령 묘 앞에서 ‘만약 우리 건국대통령이 미국과 국제정치의 변동을 알지 못하고 이용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하는 질문을 자신에게 해 보았다. 그 없이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그 없이 우리가 자유 민주 진영에 서고, 그 없이 전쟁에서 나라를 지키고, 그 없이 한미동맹의 대전략이 가능했겠느냐는 질문에 누가 “그렇다”고 답할 수가 있을까. 추모비에 적힌 지주(地主)철폐, 교육진흥, 제도 신설 등 지금 우리가 딛고 서 있는 바탕이 그의 손에서 나왔다. 원자력 발전조차 그에 의해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무지몽매한 나라에서 태어났으나 그렇게 살기를 거부했다. 나라가 변화되기를 바랐다. 열아홉에 배재학당에 들어가 나라 밖 신세계를 처음으로 접했다. 썩은 조정을 언론으로 개혁해 보려다 사형선고까지 받았다. 낮에는 감옥에서 고문당하고 밤에는 영어사전을 만들었다. 독립하는 길은 오직 미국을 통하는 수밖에 없다고 믿었다. 1905년 나이 서른에 조지워싱턴대학에 입학하고 하버드대학원을 거쳐 프린스턴대학에서 철학박사, 국제정치박사학위를 받았다. 1941년 미국에서 ‘일본의 가면을 벗긴다’를 썼다. 책에서 일본이 반드시 미국을 공격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책이 나온 지 넉 달 뒤 일본이 진주만을 폭격했다. 미국인들은 이승만을 달리 보았다.

어지러운 구한말 모두 중, 일, 소(러)만 바라볼 때 청년 이승만은 수평선 너머의 미국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를 19세기 ‘한국의 콜럼버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국민은 이 위대한 지도자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 이승만은 대통령에서 물러난 후 겨울에 난방 할 땔감도 없었다. 하와이에선 교포가 내준 30평짜리 낡은 집에서 궁핍하게 살았다.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의 친정에서 보내준 옷을 입었고, 옷 포장박스를 옷장으로 썼다. 교포들이 보내준 돈으로 연명하며 고국행 여비를 모았고, 이발비 5달러를 아꼈다. 늙은 부부는 손바닥 만 한 식탁에 마주앉아 한국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이대통령이 우리음식을 그리워하자 부인이 서툰 우리말로 노래를 만들어 불러줬다고 한다. 이승만도 따라 불렀던 그 노래 가사는 이러했다. ‘날마다 날마다 김치찌개 김칫국/ 날마다 날마다 콩나물국 콩나물/ 날마다 날마다 두부찌개 두부국/ 날마다 날마다 된장찌개 된장국’ 그의 묘 앞에서 그 노래를 생각하니 눈물이 저절로 났다. 이런 이승만을 왜 폄훼하는지 알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를 택한 이승만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는 어디에 속해 살고 있을까. 이 백성들이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야하고 나라가 이념이 아닌 가치가 중심인 사회로 나가야 한다. 국가정체성의 혼란과 빈부양극화현상이 더욱 깊어져 계층 간의 충돌과 사회불안이 심해지고 있다. 온 국민이 세대와 이념을 뛰어넘어 서로 협력하고 공존하는 세상이 오길 기대한다.

 

이창연 장로

소망교회
전CBS방송국 재단이사
NCCK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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