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을 딛고 환우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심다
뇌졸중을 딛고 환우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심다
  • 김지운 기자
  • 승인 2018.07.12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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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장애인선교회 이동규 목사
뇌졸중장애인선교회 이사회에서. 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이동규 목사. 선교회제공.
뇌졸중장애인선교회 이사회에서. 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이동규 목사. 선교회제공.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95.8명이 숨지며, 사망률 세계 5위에 이르는 질병 뇌졸중.

뇌졸중은 치매와 뇌전증과 함께 3대 신경계 질환에 속하며, 국내 성인 사망의 10대 원인 중의 하나에 속할 만큼 무서운 질병이다. 또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환자의 70~80%가 안면과 팔다리의 한쪽을 사용할 수 없게 되거나 감각이상과 감각소실, 발음장애, 시각장애 등의 후유증을 남긴다.

어느 날 갑자기 예고 없이 다가오는 뇌졸중은 환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만큼 무섭고도 두려운 존재다. 가정이 황폐해질 수 있을 만큼 가족 모두에게도 생사의 갈림길을 고민할 만큼 무거운 짐이다.

2004년 12월 26일. 24일부터 성탄 행사를 진행하고 26일 주일 오후예배를 앞둔 1시 30분에 이동규 목사(63)는 갑자기 온 몸에 힘이 빠지며 어지러웠다. 급히 이정미 사모(61)에게 손짓으로 불러 조용히 “병원으로 가자”며 서둘러 병원을 향했다.  그리고 2018년. 지난 온 14년을 무엇으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

이동규 목사는 병으로 인한 외로움과 고통, 절망과 좌절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스스로가 병마와 싸워 왔기 때문이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환우들에게는 희망 그 자체다. 인생이 그대로 담겨진 언어이기 때문이다. 뇌졸중장애인선교회제공.
이동규 목사는 병으로 인한 외로움과 고통, 절망과 좌절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스스로가 병마와 싸워 왔기 때문이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환우들에게는 희망 그 자체다. 인생이 그대로 담겨진 언어이기 때문이다. 뇌졸중장애인선교회제공.

이 목사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목회로 유명하다. 처음 개척한 곳이 경북 구미. 즐겨 부르는 찬송 323장의 가사와 같이 아골 골짝 빈들에 대한 고민 가운데 고난 받고 있는 근로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경북 구미다.

정치적으로나 신앙적으로 보수로 알려진 곳에서 활동하기가 힘들었을 법도 하다. 이 목사는 환경의 어려움을 딛고 경북지역의 NCC 인권위원장을 지냈고, 구미 경실련, 구미 사랑시민 모임을 설립했다. 또 사랑의 전화를 통해 구미공단 여성들을 위한 상담도 진행했다.

1989년 동녘교회를 개척한 이후, 이정미 사모는 남편 사역을 지원하기 위해 1991년 햇살 어린이집을 설립해 1998년까지 운영하며 공단 여성들을 위한 빈민 탁아운동을 진행했다.

이 목사가 선택한 제2의 목회지 친구교회. 20여명이 출석하던 교회는 100여명에 가깝게 부흥했다. 부임 후 4년 동안 일주일에 성경공부 방이 15개 이상 운영됐다는 것만 봐도 사역의 열정과 무게를 짐작할 수 있다.

일평생 행복으로 알며 헌신했던 목회에 위기가 찾아왔다. 앞으로 목회가 불가능할 것만 같은 상황이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 목사는 신앙과 초인적인 의지, 이정미 사모(61)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병을 딛고 1년 만에 일어섰다.

이동규 목사에게 있어서 이정미 사모는 가장 사랑스럽고 고마운 존재다. 사역의 현장에는 이 목사를 돕는 베필로 힘을 보태는 이 사모를 볼 수 있다. 이제는 이 목사가 하고 싶은 메시지, 권면을 눈빛과 단어 하나만으로도 알아채고 사역을 돕는다. 뇌졸중장애인선교회 제공.
이동규 목사에게 있어서 이정미 사모는 가장 사랑스럽고 고마운 존재다. 사역의 현장에는 이 목사를 돕는 베필로 힘을 보태는 이 사모를 볼 수 있다. 이제는 이 목사가 하고 싶은 메시지, 권면을 눈빛과 단어 하나만으로도 알아채고 사역을 돕는다. 뇌졸중장애인선교회 제공.

이 목사는 2006년을 회상하며 “일반적인 목회가 어려울 것 같아 사임하고자 했었다”고 전했다. 병마가 지나간 흔적들이 아직도 진하게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도 교우를 자신의 몸보다도 더 사랑하고 아끼기에, 자신의 자리를 다른 목양자에게 맡기는 것이 옳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성도들은 한결 같이 반대했다. 4년간 이 목사가 일대일 양육과 제자훈련을 통해 형성된 관계는 그만큼 돈독했기 때문이다.

복귀한 교회에서 이 목사는 언어가 활발하지 못해 설교 원고를 스크린에 띄워 말씀을 전했다. 그렇게 8년. 교인들은 이 목사가 서 있는 것만으로도 하나님의 은혜요, 감동이며, 역사와 기적을 체험한 것이다.

이 목사는 재활치료 과정에서 자신에게 찾아온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아프지 않았을 때는 몰랐는데, 병원을 다니면서 보다 보니까 병원마다 가득 차 있었어요. 재활에 성공한 사람들보다 10~20년 동안 누워 있다가 돌아가신 분들도 많았어요”

이들은 모두 정상적인 신앙생활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단다. 보호자 역시도 신앙에 갈급함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평생을 고난 받는 사람들을 위해 사역하겠다고 결심했어요. 병 가운데 일반적인 목회에 대한 고민으로 기도하던 중에 뇌졸중장애인선교회에 대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이 목사는 자신의 몸에 새겨진 병의 흔적들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병마와 싸우는 환우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심어주는 사역을 한다.

이 목사의 모습 자체가 간증이고 기적이며 역사이기 때문이다.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던 이 목사가 지금은 지팡이 없이도 걸을 수 있다. 컴퓨터 자판을 일반인 못지않게 누르며 원고를 집필한다.

보호자에 의지해야 했던 일상생활을 벗어나 점차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환우들에게는 기적이며 모델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목사는 웃으며 말한다. “우리에게 희망이 있습니다. 힘을 내세요. 희망을 주시는 하나님께 의지하고 나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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