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문화와 섬김
갑질문화와 섬김
  • 이선이 교수
  • 승인 2018.07.05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수그리스도의 대속정신은
최고가 되고자 하는 자들은 모든 사람들의 종이 되는 것

갑질 역사는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요즘 대기업과 권력자들에게서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갑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기 시작하였다. ‘땅콩회항 사건’, ‘라면 상무 사건’, ‘육군대장과 그 부인의 공관병에 대한 만행’ 등은 갑질의 민낯을 보여주는 실례들이다. 언론에 드러난 이러한 사건들은 빙산의 일각일 뿐 갑질은 우리 사회 곳곳에 또한 교회에도 독버섯처럼 퍼져 있다. 갑질의 본질은 잘못된 권위주의적 행동방식이다. 또한 갑질 문화란 한국 사회 내에 만연된 연령, 지위, 돈, 권력, 경험이 많다고 상대방에게 함부로 해도 된다는 잘못된 사고방식과 형태이다.

한국사회는 오랜 동안 조선시대의 신분제와 장유유서(長幼有序)에 따른 유교적 가치가 중심을 이루어왔다. 이후 일제강점기의 식민지 문화, 그리고 군부독재 시대를 거치면서 한국인들은 권위주의적 가치관이 내면화되었다. 권위를 존중하는 것은 아름다운 전통이지만 권위주의적 문화에서는 지위가 곧 그 사람이라는 사고가 지배적인 것이 된다. 그래서 높은 지위의 사람은 그 자리에 맞는 권력을 갖게 되고 낮은 지위의 사람은 권위에 복종하게 되어 윗사람과 아랫사람이라는 서열이 생기는 것이다. 또한 갑과 을의 갈등이 생기면 대화와 타협이 아닌 갑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을이 당연히 포기하는 것이 해결방식인 것이다.

성경은 갑질에 대해서 무엇이라고 하는가? 예수님은 당시 유대를 다스리는 권력자들의 갑질을 분명히 알고 계셨다. 또한 인간 내면에 있는 갑질의 작동기제를 인식하고 있었다. 예수님의 제자 중 야고보와 요한이 주님께서 영광의 자리에 오를 때에 자신들을 한사람은 좌편에 다른 한사람은 우편에 앉게 해달라고 강청하였다. 예수님께서 두 제자들에게 내 좌우편에 앉는 것은 내가 줄 것이 아니며 누구를 위하여 준비되어 있든지 그들이 얻을 것이라고 하였다. 옆에 있던 나머지 열 제자들이 듣고 두 제자들에게 화를 내었다. 제자들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세상적인 ‘갑’이 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드러낸 것이었다.

예수님은 이러한 제자들에 대하여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그들을 임의로 주관하고 그 고관들이 그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을지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막10:42~44)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을 통하여 예수님은 이방인들이 권력과 권세로 갑질을 하지만 제자들은 그러한 사고방식과 행동을 하지 말라고 하신 것이었다. 오히려 위대한 사람이나 최고가 되고자 하는 자들은 모든 사람들의 종이 되어야 한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 정신을 말씀하셨다.

기독교의 이러한 정신을 비추어 볼 때, 한국 교회와 사회의 현실은 갈 길이 요원하다. 한국교회 초기에 양반과 상민이 한자리에서 예배드리고 천시되었던 어린이들과 여인들이 교회 안에서 존중받는 사회구조의 변혁에 기여를 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교회에서는 직분을 역할로 보기보다는 지위로 생각하여 섬김을 받으려 한다. 이름도 빛도 없이 자기 몫을 다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있지만 목회자의 자리가 하나님의 종이 아닌 제왕적 지위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최근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에 따라 을이 더 이상 갑의 갑질을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 갑질문화는 인간의 죄악된 모습이다. 정치가는 유권자를 섬기고, 기업가는 사원과 소비자를 섬기고, 교수는 학생을 섬기고, 목회자는 교인을 섬겨야 한다. 더 나아가 기독교인들은 세상을 섬겨야 한다. 하나님 앞에 모든 인간은 갑과 을이 없다. 기독교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의 정신을 따라 사람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며 오랜 갑질 역사를 끊어버리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선이 교수

서울대 졸
미국 FCTS D.Min
장신대 선교신학 Th. D.
현 필리핀 아태장신대 교수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