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의 본질은 목사와 함께하는 목양
교회안의 분쟁과 갈등의 원인으로 흔히 목회자와 교회 리더십을 꼽는다.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이야 동일하겠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로 갈등이 생긴다. 그 중심에 교회의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담임 목사와 장로가 있다.
최홍준 목사(국제목양사역원)는 “교회 문제의 핵심에 목사와 장로의 갈등이 있어 성도들이 시험 들고 청년들이 환멸을 느끼고 교회를 떠난다”며 “장로가 성경적·종교개혁적·헌법적으로 장로의 직무를 떠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장로의 본질은 목사와 함께 하는 목양인데 그 본질에서 떠나 있다는 것이다.
최 목사가 부산 호산나교회를 65세에 조기 은퇴하고 세운 국제목양사역원에서는 목사와 장로 갈등의 본질적 해결책을 위해 목양장로컨퍼런스를 개최한다. 34회째 진행된 컨퍼런스에서 추구하는 것은 목사와 장로가 목양을 함께하는 것, ‘목양장로’ 사역이다. 장로가 행정적인 업무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목사와 함께 성도들을 심방하고, 양육하는 목회 사역을 함께 담당한다. 최 목사는 “성경에서 목자는 ‘목사’와 ‘장로’를 지칭한다”며 “컨퍼런스에서 장로의 본질 회복을 통해 장로를 교회 안의 평신도들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게 하고 목사와 목양의 파트너십을 이루어 교회의 본질을 회복시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목양장로’ 사역을 실천하는 성종근 목사(예장통합 문창교회)는 ‘장로’를 든든한 동역자로 소개했다. 능동적으로 교회 사역을 담당할 뿐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장로들로 인해 “목회가 더 행복하다”고 말했다. 돈독한 신뢰관계는 교회 사역에 힘을 발휘하고 보람을 갖게 한다. 목회 사역을 함께 담당하다보니 교회 안에서 목사와 장로, 성도들과의 소통이 이뤄지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았다.
정동진 원로장로(선한목자교회)는 시무장로로 있는 동안 목양장로로 8년을 사역했다. 정 장로는 영적으로 성도들을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밝혔다. “장로라면 일반적으로 성도들 사이에서 설 자리가 없는데, 목회자들과 함께 심방하고 같이 기도하면서 가까워지고 섬길 수 있어 기뻤다”는 것이다. 정 장로에 따르면 목양장로 사역에서 “가장 낮은 곳에서 섬기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권위의식을 가지기 보다는 성도들에게 본을 보이는 삶을 살면서 사랑이 많아야 가능하다. 정 장로는 목양장로를 시작하면서 “내가 사랑이 없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사랑이 충만한 사역은 그 어떤 목회자도 장로도, 성도도 포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오동곤 장로(거룩한빛광성교회)도 목양장로로 사역하면서 “성도들과 더 가까워지고 사랑으로 섬기게 된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보았다. 교구를 담당하는 사역자들은 몇 년이 지나면 그곳을 떠나지만 담당 장로는 “뼈를 묻어야 하기 때문에” 교구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가 된다. 더 사랑하게 되는 것도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성종근 목사는 목양장로를 하고자 하는 목회자들에게 “모든 사역을 오픈할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정동진 장로도 “목양장로를 하면서 목회자들의 모든 사역이 노출되어 불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온 성도가 하나 된 교회, 더 행복한 교회를 위해 목사와 장로가 함께 사역하는 목양장로가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