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건강한 정치구조를 꾀하려면…
한국교회가 건강한 정치구조를 꾀하려면…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8.06.2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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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사회적 역할과 방향의 재설정 필요
보수와 진보, 스스로의 발전이 시급
혁명적 쇄신을 위한 이념정립 이뤄져야

6·13지방선거 이후 보수에 대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보수와 함께 했던 일부 한국교회에 대한 반성도 요구되고 있다. 과연 한국교회 안에 진보와 보수는 어떤 모습이며,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서면을 통해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이창연 장로(소망교회, 본지 주필)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지방선거의 여론 평가

지형은 목사

지형은 : 지방선거 결과에 관한 일반적인 평가는 ‘보수가 죽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리 적절한 평가는 아니다. 정치와 사회 현장의 일선에서 보수 노릇을 하던 그 집단이 실패한 것일 뿐이다.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생각되는 보수는 건강한 보수가 아니다.

조주희 : ‘닥반’이라는 용어가 있다. ‘닥치고 반대’라는 뜻이다. 야당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를 그대로 드러낸 용어중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정서 읽기는커녕 정서적으로 국민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감능력 자체를 상실한 것 같았다. 보수진영의 주장과 이슈들이 일부의 국민들에게는 비아냥거림거리가 되는 정도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번 지방 선거는 진보의 승리이기 보다는 보수의 몰락의 결과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창연 : 6·13 지방선거는 정부, 여당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민심의 표출인 것 같다. 과거 정권에 대한 국민혐오감에다 분노까지 겹친 것도 이유일 것이고, 현 정부의 적폐청산 드라이브도 영향을 끼쳤다. 무엇보다 야당인 자유 한국당의 지리멸렬이다. 한반도 정세변화도 여당인 민주당에 유리한 부분이었다. 국민들은 더 이상의 이념논쟁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 선거다. 한국의 진보, 보수, 중도의 성향비율은 30:30:40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중도 40%가 모두 진보로 가버린 셈이다.

-한국교회의 진보와 보수, 가치 판단의 근거와 현주소

지형은 : 흔히 말하는 보수와 진보의 구분은 문제가 많다. 정치인이나 기업인이나 종교인 또는 사회의 어떤 영역에서 이해관계를 토대로 진영 논리를 부추기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 사회에서 보수와 진보의 구분 자체에 문제가 많다. 삶을 근거로 새로운 가치 체계를 세워야 한다. 구체적인 삶에서 열매가 없는 것은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소집단 이기주의를 넘어서지 못하는 것은 보수라고 하든 진보라고 하든 사회적인 가치가 없는 것이다.

조주희 목사
조주희 목사

조주희 : 한국 교회의 보수와 진보에 대한 일반적 평가는 가혹한 측면이 있다. 한국 교회는 보수진영은 야당의 대변인 노릇을 하는 것처럼 비쳐지고 한국 교회의 진보는 집권당의 대변인 노릇을 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경향이 있다. 종교적이기 보다 매우 정치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는 진보나 보수 진영의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내용과 방식의 미숙함에서 비롯된다. 우선 내용을 보면 기독교의 정체성이 담기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실제적 주장을 보면 여당과 야당의 것과의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 깊은 논의가 없었던 흔적이 너무 많고, 주장하는 방식도 정치권의 것과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

이창연 : 앞으로 이념논쟁은 싸움이 안 될 것 같다. 정치지형이 바뀔 것이다. 소위 진보가 선거에 이겼다 하더라도 진로를 가다듬어야한다. 묵은 이념논쟁으로는 국민이 공감하기 어렵게 됐다. 웃기는 이야기로 “김정은이 탈북하니 평화가 올 것 같다”고 논평하는 매스컴도 있었다. 먼저 사람이 바뀌어야한다. 사람은 그대로인데 입으로 아무리 바뀌었다고 한들 국민에게 먹히지 않는다. 정치개혁이 선행되어야한다. 현실에 이념을 맞춰야지 이념에 현실을 맞춰서는 안 된다. 이념보다는 가치가 중요한 시대다.

-향후, 한국교회 진보와 보수의 진로

지형은 : 자유한국당을 중심한 이른바 보수의 의식 구조와 한국교회 보수 집단의 의식 구조에 유사한 점이 적지 않다. 지방선거 이후로 보수 정치권이 방향을 재설정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극우 반공과 남북 대립의 기본 틀을 넘어서지 않고는 사회 정치 집단으로서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인식하고 있다. 교회의 사회적 역할과 연관하여 한국 교회 전체는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복음에서 핵심이 무엇인가를 깊이 성찰해야 하고, 여기에서 얻은 깨달음을 근거로 화해와 평화를 기초로 하는 사회적 행동을 세워가야 한다.

조주희 : 한국교회의 보수와 진보진영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스스로의 발전이다. 이슈의 홍수를 이루고 있는 사회 속에서 한국 교회가 이슈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시급한 문제이다. 적어도 세 가지가 갖추어져야 한다. 하나는 타이밍이다. 타이밍을 놓치면 이슈 논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질(質)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전문성이다. 세 번째는 선택과 집중이다. 모든 이슈들을 다룰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한국 교회에게 필요한 것은 한편으로는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실력 키우기를 위한 전략을 세우는 것과 다른 한편으로는 당장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현재 한국 교회 안에 있는 자원을 활용하고 그 자원들이 움직일 수 있는 장을 만들어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창연 장로
이창연 장로

이창연 : 한국교회는 보수우파의 혁명적 쇄신을 향한 첫걸음으로 눈앞의 현실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여서라도 이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보수우파의 주요지식인 그룹과 유력정치인, 유력 기독교인들이 모두 참여하여 보수정당 재편, 교회의 이념문제 정립, 북한 교회 재건, 북한문제 등 당면 현안을 놓고 격론을 벌이며 꽉 막힌 상황에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정치적인 이념이 아니라 크리스천들의 정체성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진보적인 성향의 WCC와 NCC, 보수적인 교단들과의 괴리도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런 쇄신이 성공하려면 앞으로 한국을 이끌어갈 40~50대 보수 우파지식인들이 스승과 선배의 그늘에서 벗어나 전면에서 국면을 주도해야 한다. 사회일선에서 일상과 부딪히는 현장의 지식인들이 새로운 시각과 분석틀로 새로운 담론과 정책을 만들어내고, 치열하게 치고받는 토론이 이뤄진다면 진보와 보수의 새로운 틀이 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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