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0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홀에서 ‘확장-new definition’이라는 주제로 ‘서울국제도서전(Seoul International Book Fair 2018)’이 열렸다. 총 228개 참가 기관들이 각각의 부스를 차려 놓고 독자들과 직접 만나 자사의 출판물을 홍보했다. 국제 도서전의 올해 주빈국은 체코 공화국이다. 2018년에 체코슬로바키아 건국 100주년(1918), 프라하의 봄 50주년(1968), 체코 공화국 설립 25주년(1993)을 맞이한 체코 공화국은 “12개의 세계”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현대 체코 아동도서 일러스트레이터와 만화작가 12명의 작품을 소개하고 “그 당시에, 각기 다른 곳에서”를 주제로 체코 국내 만화사와 만화에 반영된 시대상을 요약하여 전시했다.
국내전에서 주목할만한 이벤트는 ‘여름, 첫 책’으로, 24회를 맞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처음 시도한 특별 프로그램이었다. 도서전 개막과 동시에 발표할 10종의 신간 도서를 모집해, 행사 기간 동안 도서전에서만 독점 판매했다. 유시민, 이영도, 정유정, 지승호, 김탁환, 최민석, 이승우, 김인숙, 최기홍, 곽아람, 김은실 등 저자들의 사인회 및 강연도 있었다. ‘라이트노벨’과 ‘전자출판’, ‘잡지의 시대’라는 타이틀로 기획된 세 개의 특별기획전도 눈에 띄었다. 이 중 라이트노벨 페스티벌은 일본 유명 라이트노벨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 초청 사인회를 비롯하여, 특별 한정출판물과 캐릭터 상품의 판매 및 원화 전시회를 열어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이번 도서전에서만 구할 수 있는 특별한 책도 있었는데 서점을 주제로 한 여성 소설가 11명의 잡문집 ‘리미티드 에디션-서점들’이 도서전 관람객에 한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 상품으로 증정됐다. 독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행사들도 있었다. 분야별 전문가가 사전 신청한 독자와 만나 1:1 상담 후 맞춤형 책을 처방해주는 ‘독서클리닉’, 독자가 출판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당신의 글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드립니다’, 도서전 현장에 마련된 오디오 부스에서 짧은 오디오북을 녹음해보는 ‘당신만의 오디오 콘텐츠를 만들어드립니다’ 같은 이벤트도 마련되어 다양한 세대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켰다.
‘잡지의 시대’에 부스를 차린 ‘브로드컬리’ 대표 조퇴계 씨는 ‘서울의 3년 이하 빵집들’,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제주의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 등 로컬숍 연구 잡지를 시리즈로 내고 있었는데 “돈이 안 되는 책들을 만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돈이 안 되기도 했지만 최근 상근 직원을 두고도 운영이 될 만큼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또 해마다 참가하고 있다는 기독교 출판사 홍성사의 편집팀 과장 김준표 씨는 “독자들을 직접 만나 출판사 홍보와 차기 출판물에 관한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시도하지만 전시회에서는 주로 스테디셀러 중심의 판매만 이뤄진다. 독자와의 만남과 대화는 아무래도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책방의 프로그램이 더 나은 것 같다. 그러나 다른 출판사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기회가 돼서 좋다.”고 한다. 행사장에 방문한 대학원생 박00 씨는 “출판인들과 독자 모두에게 의미 있는 행사라고 본다. 다양한 체험 현장을 제공하면서 작가와의 만남 등 기획 이벤트가 많아서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