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기고] 영화 ‘1987’ 장준환 감독과 함께하는 영화로 세상읽기
[조합원 기고] 영화 ‘1987’ 장준환 감독과 함께하는 영화로 세상읽기
  • 성강수 목사
  • 승인 2018.06.20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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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 포스터
영화 '1987' 포스터

그동안 봐야겠다고 마음만 먹었다가 번번이 놓치곤 했던 영화 ‘1987’이 동네 책방에서 토론회를 겸해 상영된다고 해서 산책삼아 가기로 했다. 영화는 기록 필름을 적절히 편집해 넣어서 상업영화인지, 다큐 영화인지 혼동이 될 정도로 실감났다. 게다가 몸을 던지는 배우들의 연기...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어요?” 영화 속 여주인공의 대사다. 그 당시에는 늘 듣던 질문이다. 달라진 세상을 느끼며 뭐라 이름붙일 수 없는 묘한 감정 속에 그 대사는 지난 30년의 변화를 되돌아보게 했다. 아! 얼마나 아팠던가? 그 아픔이 이렇게 자그마한 열매를 맺을 줄이야. 물론 그 역사에 얼마나 많은 아픔이 있었던가? 되돌아보며 내 얘기인양 영화에 빠져들어 갔다.

영화는 ‘땡전 뉴스’(정시를 알리는 신호음에 이어서 나오는 첫 뉴스, ‘전두환대통령 각하는’을 빗대어 이른 말)로 시작했다. 그리고는 온통 아픔 뿐인 기억. 남영동 대공분실 고문장면, 시위, 진압, 희생. 얼어붙은 강 위에 뿌려진 박종철 열사의 재를 움켜쥐고 ‘왜 떠나지 못하느냐’고 울부짖던 박종철 열사 아버지의 절규. 그리고 성당과 교회, 절에서 울려퍼졌던 종소리와 추모 모임들...

그 일을 겪어 보지 못했을 젊은 배우들의 연기에 감탄하며, 저 사람들 속에 있었을지도 모르는 내 모습을 찾듯이 영화를 보고 나서는 영화감독과의 대화 시간이 마련되었다. 모두가 주어진 시간 때문에 할 말을 줄이느라 애쓰는 가운데 진지한 대화가 오갔다. 자연스레 근래 있었던 촛불집회의 경험까지 보태져서, 영화의 한 장면이 그걸 암시한 건 아니었냐는 질문도 있었다.

이날 행사는 특이하게 협동조합의 형태로 마련되고, 진행됐다. 생활, 생산자, 의료 협동조합의 형태 밖에 접해 보지 못한 나에게는 신선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달리 표현하면 그것은 협동조합운동에 관한 아픈 기억이었다. 너무도 열악한 상황에서 다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며 희생했던. 그것은 이런 시대 오기를 고대하며 했던 준비였을까?

요즘은 웬만한 교회들에서는 다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철학과 문학, 예술이 없는 ‘다방’이 돼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일들은 왜 하고 있으며, 어떻게 할 것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하며 돌아오는 길은 또 왜 그렇게 피곤한지...

 

성강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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