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자원협동조합, 폐휴지 수거 노인의 삶의 질 높이다
실버자원협동조합, 폐휴지 수거 노인의 삶의 질 높이다
  • 권은주 기자
  • 승인 2018.06.21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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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폐휴지 수거 노인 175만 명, 한 해 교통사고로 900명 목숨 잃어
실버자원협동조합, 폐휴지 수거 대행으로 조합원 만족도 200%

전국의 폐휴지 수거 노인이 175만 명이고, 이 중 한 해 동안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수가 900명이라고 한다. 지역주민들 반발로 고물상이 외곽으로 옮겨지면서 이 수치가 더 높아졌다.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폐휴지 수거 노인, 이들을 위해 협동조합을 만든 이가 있다. 인천지역 노숙자들의 대부로 불리는 해인교회 이준모 목사다. 이 목사는 1998년부터 노숙자 쉼터인 ‘내일을 여는 집’을 열어 구호 활동을 펼쳤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늘어난 실직자와 노숙자, 결식노인 등을 돕다 폐휴지 수거 노인을 위한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그가 협동조합을 만든 계기는 무료 급식에서 연결된 한 할머니가 폐휴지를 줍다 세 번째 교통사고를 맞게 되면서다. 그때 폐휴지 수거 노인들의 열악한 환경에 관심이 갔고,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실버자원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실버자원협동조합을 만든 이준모 목사(흰색 셔츠)가 폐지 수거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실버자원협동조합을 만든 이준모 목사(흰색 상의)가 폐지 수거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2014년 시작한 실버자원협동조합은 현재 지역에 있는 30명의 노인이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합가입 기준은 간단하다. 생계형으로 폐휴지를 줍는 지역주민이면 된다. 조합원이 폐휴지를 모아 조합 사무실로 가져오면 무게를 달아 차로 고물상에 넘긴다. 노인들이 리어카를 끌고 힘들게 고물상에 갈 이유도 없어졌고, 폐휴지 금액도 통장으로 바로바로 입금해주니 조합원들의 만족도는 200%다. 이뿐 아니다. 점심은 해인교회에서 무료로 먹을 수 있고, 저녁은 푸드 뱅크를 통해 지원받는다. 조합 사무실에 설치된 샤워장에서 피로를 씻고, 냉장고에서 마실 것을 꺼내 환담을 나눈다. 그동안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있었어도 부양가족 때문에 복지 사각지대로 내몰리던 노인들의 삶이 교회에서 운영하는 협동조합을 통해 여유와 즐거움이 생겼다.

실버자원협동조합 사무실 앞에서 폐휴지 수거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실버자원협동조합 사무실 앞에서 폐휴지 수거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실버자원협동조합 이사장 이준모 목사는 “협동조합을 통해 어르신들의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모아놓은 폐휴지가 밤에 사라져 어르신들끼리의 싸움도 잦았고, 화재 위험과 지저분함 때문에 집주인이 구청에 민원을 넣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제는 협동조합을 통해 폐휴지를 처리하니 이런 문제들이 사라졌고, 2014년 이후에는 교통사고가 단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해로 4년이 된 실버자원협동조합의 활동이 인천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서울복지재단과 노동부에서 일자리 연구를 위해 방문했고, 오산시청에서 벤치마킹을 해가기도 했다. 인천에는 폐휴지 수거 노인을 위한 조례가 만들어졌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들을 돕는 기관 ‘폐지넷’이 생겼다.

이준모 목사는 교회의 이런 활동을 ‘민간 차원의 사회안전망 만들기’라고 했다. 먹을 게 필요한 사람에게 음식을, 잠자리와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집과 일을 마련해주는 것이 예수님의 명령이라는 것이다. 이 목사는 “예수님의 가르침 중 가장 큰 계명은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것과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라면서 “저희는 지금 이걸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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