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진실 현상(Post-Truth)과 기독 언론의 사명
탈진실 현상(Post-Truth)과 기독 언론의 사명
  • 김은혜 교수
  • 승인 2024.09.30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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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와 문화)
"신문의 중립성이라는 것이 양측 이야기를 전달하는 기계적인 기능은 아니다. <br>​​​​​​​중요한 것은 해석의 객관성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포스트 트루스’(Post-Truth)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탈진실은 객관적인 사실보다 감정이나 개인적 신념에 따른 주장이나 정보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여론 형성에 영향을 끼치는 현상을 말한다. 객관적 사실보다는 감정과 개인적 신념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진실과 거짓, 가짜 정보와 실제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미디어 시스템을 이용하는 탈진실 현상은 세계적 현상으로 공정한 저널리즘과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한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그의 재임기간 동안 30,573건의 허위 사실을 주장하였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리와 사실의 보도를 추구하는 기독교 언론의 책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번 200호 기념을 맞아, 우리는 포스트 트루스 시대에 기독언론은 어떻게 진리를 전하고 사실을 보도하고 공적 책임을 다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언론의 사명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다. 진실을 추구하는 언론만이 독자와 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신뢰를 잃은 언론의 그 가장 큰 이유는 편향된 보도이다. 특정 정치적 이념이나 경제적 이익에 치우친 보도는 공정성을 해치고, 결국 독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다.

가짜 뉴스는 SNS와 인터넷의 발달로 허위 정보는 빠르게 확산되며,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공적 담론의 질을 떨어뜨린다. 그리스도인조차 주관적 견해에 갇혀서 진실을 왜곡하고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뉴스만을 선택하고, 끊임없이 제공되는 알고리즘에 신앙적 가치까지 퇴색시키는 탈진실 현상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그 결과 교회는 믿음의 공동체로서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기보다는 서로 반목하고 분열하며 혐오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독 언론은 이러한 허위 정보와의 싸움에서 선두에 서서 사실 확인(Fact-checking)을 강화하고,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의 영향은 기독교 공동체도 예외는 아니며, 많은 그리스도인이 잘못된 정보를 매일 주고받는다. 이때 기독 언론은 흔들리지 않는 진리의 기둥이 되어야 한다. 예수님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선언하셨다. 기독교 언론은 복음 전파를 위해 진리의 빛을 세상에 전하는 사명을 부여받았다.

비록 언론의 현재 모습이 문제가 있지만 탈진실의 시대에 시민들이 기댈 곳은 여전히 언론 밖에 다른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 기독 언론은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소리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경청하면서 교계의 당면한 문제들뿐 아니라 가난한 이웃들의 마음이 세상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현장성 있는 보도의 사명을 수행해야 한다.

또한 기독언론은 공적 담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정의와 사랑, 평화를 이야기하고, 진실 된 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동시에 만연한 탈진실 현상에 대하여 기독 언론의 책임이 있는지 자기반성도 필요하다.

때로는 잘못된 정보나 편향된 보도를 했을 때, 언론은 이를 숨기거나 변명하지 않고, 신속하게 수정하고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러한 태도가 반복될 때, 기독 언론은 신뢰를 회복하고, 독자와의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 트루스 시대에 기독 언론은 진리와 사실을 향한 반성적이고 개방적 태도로 서로 다른 ‘사실’ 속에 갇히게 되는 탈진실의 현상과 그로 인한 분열을 막기 위해 사실에 기반한 정보 제공이라는 본연의 언론사명을 수호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정확한 취재와 객관적인 보도를 통해 독자에게 진실을 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론은 독자들이 비판적으로 뉴스를 소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맡아야 한다. 포스트 트루스 시대의 혼란 속에서 독자들이 스스로 정보를 검토하고 비판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갈등과 오해가 팽배한 주제에서도 차분히 진리를 전하며, 상호 이해를 돕는 대화의 장을 제공해야 한다. 성숙한 교회됨이란 더 많은 다양성과 가능성들이 서로 부딪치고 때로 필연적인 부조화와 갈등을 존재할 때 교리적 권력을 이용한 질서보다 끊임없는 소통과 대화로 믿음의 공동체를 세워가는 것이다.

기독 언론의 공정한 보도와 함께 교회는 성도들에게 비판적 사고와 진실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장려하고 올바른 정보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허위 정보를 경계하며, 진실에 기초한 메시지를 전해야 할 책임이 있다.

김은혜 교수 <br>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와 문화<br>
김은혜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와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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