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文具) 업체 모나미(monami)는 1963년 5월 광신화학으로 출발한 기업으로 창업주는 신실한 신앙인이었던 故 송삼석 회장(정동제일교회 장로)이다. 그는 일찍이 여러 번 창업했으나 거듭하여 실패를 경험했다. 그렇지만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믿음으로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요한복음 21장을 읽고 묵상할 기회가 있었다. 송 회장은 요한복음 21장에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아이디어를 발견했다. 곧 153이라는 숫자이다. 그래서 이 숫자를 자신의 회사에서 생산하는 모나미 볼펜에 새겨 넣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남은 삶을 예수님께 드리기로 결단했다. 이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판매 실적이 부진했던 모나미 볼펜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기 시작했고 그 후로도 50여 년 동안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뛰어난 문구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것은 제자들에게 분명 큰 기쁨과 용기를 주었다. 하지만 제자들은 머지않아 혼란에 휩싸였다. 예수님께서 계속하여 육신으로 함께 하실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승천하셔야 했다. 아마 제자들은 허탈하고 착잡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3년 전 생업을 내던지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는데 이제 예수님께서 하늘로 돌아가시면 그들은 방향을 잃은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그들의 삶의 표지판(signpost)이었는데 이것이 갑자기 사라지게 된 것이다. 갑자기 선생이 사라지고 학생 11명만 덩그러니 남겨진 것이다. 이것은 제자들 중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그림이다.
이제 그들은 새로운 선택을 해야 했다. 제자들은 가난했다. 예수님이 자취를 감추신 상황에서 재정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했을 것이다. 수제자 베드로는 재빨리 이전 생업으로의 복귀를 결정한다. 3년 만에 어부로의 복귀이다. 그리고 베드로의 결단에 동요되어 다른 여섯 명의 제자들도 어부로 복귀한다. 이렇게 일곱 제자는 다함께 밤새도록 갈릴리 바다에서 그물을 던진다. 협업(協業)이다. 하지만 그 밤에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한다. 아무리 운이 없다 해도 밤이 새도록 한 마리도 못 잡은 건 그들의 자존심을 다치게 했을 것이다. 바다에서 잔뼈가 굵은 뱃사람들인데 말이다.
그런데 새벽녘이 되어 예수님이 바닷가에 오셔서 제자들에게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고 말씀하신다. 제자들은 할 만큼 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주님의 말씀에 순종한다. 그랬더니 그물이 찢어질 만큼 큰 물고기가 153마리나 잡혔다. 밤새 제자들의 진땀을 빼게 하고 침묵했던 바다가 예수님 말씀에 순종하여 많은 물고기를 순식간에 내어놓은 것이다. 대자연이 예수님의 말씀에 반응한 것이다. 지난밤 날이 새도록 헛수고를 하게 했던 그 바다가 큰 물고기들을 신속히 그물에 들여보낸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물고기들이 주님의 부름에 응답하여 지시하신 그물 안에 모여들었다는 사실이다. 아마 바다에 있던 물고기 가운데 튼실한(solid) 것들이 지목되어 그물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아침 물고기 153마리 사건은 방향을 잃은 제자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었을 것이다.
백쉰세 마리의 큰 물고기는 본래 제자들에게 보이지 않았다. 밤새 찾았지만 없었다. 그러나 예수님이 바닷가에 오셔서 그물을 배 오른 편에 던지라고 말씀하신 후 물고기들은 곧 준비되었다. 오늘 우리도 현실 앞에 당당해야 하겠다. 주눅이 들어선 안된다.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곧 준비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주님께는 결코 문제 되지 않는다. 우리에게도 153의 기적이 일어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