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회장에 대한 유감(遺憾)
[사설] 총회장에 대한 유감(遺憾)
  • 편집부
  • 승인 2024.06.1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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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에서 열린 예장통합 108회 총회 개회예배 현장. 가스펠투데이 DB.
명성교회에서 열린 예장통합 108회 총회 개회예배 현장. 가스펠투데이 DB.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미국의 백인 복음주의자들이 비판을 받고 있다. 기독교 가치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하며 높은 윤리성이 요구되는 최고 국가 기관의 크리스천으로서 결코 바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트럼프에 대해서,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입장으로 그를 지지하고 응원한다. 내로남불의 전형이고, 위선과 가식의 신앙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러나 예장통합 총회장도 비슷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불륜 의혹을 받고 있고, 수많은 간접 증거가 공개되어 파장이 일고 있다. 특별히 교외 모텔 입구에서 불륜 의혹을 추적하던 모교회 장로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의 영상은 가히 충격적이다. 그는 불륜은 없었고 상담을 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한국교회 장자교단이라고 하는 예장통합의 총회장이 한 여성과 모텔 주차장에 들어갔고 이를 의혹으로 삼는 이들에게 현장에서 잡혔는데, 총회장을 비호하는 총회 임원들과 일부 측근들은 사실 여부를 따져보아야 한다면서 사회법으로 해결하려고 나서고 있다. 

‘한국기독공보’는 줄기차게 목회자의 성윤리를 비롯해서 그에 준하는 높은 윤리성을 지키는 목회자에 관한 기사를 쏟아냈으면서도 이번 총회장의 불륜 의혹에 관해서는 아무런 기사도 내고 있지 않다. 단순히 특정 여성 교인과 심방을 자주 갔다는 이유로 교회로부터 사임 요구를 받았고, 이를 위해 목회자는 철저한 금욕훈련과 덕의 실천을 해야 한다는 기사를 냈던 한국기독공보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의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 최소한의 언론의 기능마저 잃어버린 것인가!

빌 클린턴 대통령이 첫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마약을 해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마리화나를 입에 물긴 했지만 빨지는 않았다”라는 대답으로 큰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그때 빌 클린턴은 도덕성의 문제를 받았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빌 클린턴을 선택했고, 후에 백악관에서 버젓이 불륜을 저지르는 대통령을 보게 되었다. 그 전에 마약에 대한 빌 클린턴 대통령의 답변 속에서 그의 윤리와 도덕을 더 세심하게 확증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발생된 문제였다. 그렇게 미국은 빌 클린턴을 정치적으로 선택했지만, 역대 대통령 중에 가장 부도덕한 대통령을 둔 나라가 되었다.

예장통합 교단도 그럴 판이다. 불륜 의혹 문제도 총회장이 되기 전, 이미 여러 전조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를 비호하는 모교회와 그 주변의 사람들은 이를 덮어두었고 그를 총회장으로 세워 자신들의 헤게모니를 지키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한 교단의 총회장이 가져야 할 높은 도덕성과 품위, 존경받는 인격과 건강한 균형성 등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 교회 목회자는 총회장의 미담을 버젓이 좋은 신앙의 간증으로 설교하곤 했다. 여러 교회도 여전히 총회장을 단에 세워 설교를 시키고 말씀을 전하게 하는 것으로 면죄부를 주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들에게 줄 서지 않는 목회자들이나 힘없고 빽 없는 목사들이 이런 비슷한 문제를 겪을 때에는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자기들 기준으로 ‘나쁜 목사’를 만들더니, 지금은 그런 도덕적 잣대가 어디로 갔는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기 때문인가?

교단 목사들은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언론에서 계속 총회장의 불륜 의혹 소식이 퍼지면서, 목회자 대물림의 헌법을 어기고 ‘딱’ 그 교회만 봐주기를 한 교단의 부끄러운 사건 이후로 또다시 성도들의 쏟아질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한다. 어느 교회도 목회자나 직분자가  총회장의 의혹 정도를 가지고 있었다면 치리를 받았을 것이다. 그것이 교회 지도자들이 보여주어야 할 높은 성직의 모습이기 때문 아니겠는가?

과거 내로남불과 위선에 빠진 교회가 코로나 엔데믹 이후 조금씩 회복을 이루는 이 시점에 총회장의 스캔들은 한국교회와 교단을 치명적이고 심각한 지경에까지 빠트릴 위험 요소이다. 사과와 함께 총회장직에 연연하지 말고 결단하기를 촉구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역사의 증언자로서 깊은 유감(遺憾)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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