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칼럼] 대한민국에 정치가 없다
[논설위원 칼럼] 대한민국에 정치가 없다
  • 안기석 장로
  • 승인 2024.06.13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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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이념논쟁은 교회와 세상에 대한 오해와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정치는 국가의 방향을 결정하고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영역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을 보면, 미래 지향적인 논의보다는 과거 지향적인 프레임과 진영 간의 대립, 지도력 부재 등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문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민주주의의 상호 견제를 위한 구성 원리 중 하나인 3권 분립의 세 축은 입법, 행정, 사법이다. 입법은 미래를 다루고 행정은 현재를 다루며 사법은 과거를 다룬다. 따라서 여기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미래지향적 사고, 현실주의적 사고, 과거 판단적 사고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특히 국가의 미래를 다루는 입법부의 구성은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치권에는 법조 출신 인사들이 과도하게 포진해 있다. 지난 21대 국회의원 중 약 25%가 법조인 출신인데 22대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는 국회의 구성원들이 다양한 직업군과 사회 경험을 반영하지 못하고, 법률적 사고방식에 치중되어 있다는 문제점을 드러낸다. 이러한 법조인 출신 정치인들의 비율이 많다는 것은 갈등을 조정하고 협치하는 정치력을 발휘하기 보다는 법적인 도구에 의존하는 경향을 짙게 만든다. 이런 경향 속에서 여야가 토론을 통해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입법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또한 정치권은 협치보다는 진영 간의 힘 대결로 결판을 내려는 사례가 많다. 2019년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가 극심한 대립을 겪으며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한 것이 대표적이다. 22대 국회에서도 벌써부터 그런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야당들과 대통령의 거듭된 거부권 행사에 무조건 지지하는 여당의 극단적 대치 상황이 명약관화하다. 이 과정에서 정책의 본질적인 내용보다는 정치적 승리를 위한 대립이 우선시될 수밖에 없고 결국 국민의 이익은 뒤로 밀려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 것이다.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지도력 부재도 큰 문제 중 하나이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 등 야당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연거푸 행사하며 국회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이유가 무엇이든 대통령이 야당과의 소통에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단 상황 관리도 대통령의 주요 임무 중 하나인데 북한과의 대결 국면만 조장하고 대화하려는 시도조차 보이지 않는다. 결과는 국민들의 머리 위에 떨어지는 오물 풍선이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쟁을 원하지 않는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설사 현재 전쟁중이라도 적과 대화하려는 대담한 정치력이 필요하다. 배우자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들도 신속하게 해결하지 못하는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정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야당의 정책 추진력을 약화시키고, 국민의 신뢰를 저하시킨다. 국회 운영에 있어서도 방탄용이라는 일반의 비난을 피할 길 없다. 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며, 정책 논의보다는 개인 비리 문제가 정치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게 만들 수밖에 없다. 이는 국회가 국민을 위한 정책을 논의하기보다는 정쟁에 몰두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지도자들이 다음과 같은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첫째, 대통령과 여야 지도자들은 국회의 다양한 직업의 종사자들을 만나고 인재를 발굴하고 이들이 대통령실과 정부와 국회의 참모와 자문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통령의 주변의 참모와 여야 지도자들이 만나는 시민 사회의 지도자들이 어떤 분야에서 실적을 쌓고 소통을 해온 사람들인지는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친하게 지내던 친구나 선후배, 친지 등으로 주변을 채우는 지도자는 동네 골목대장이 제 격이다.

둘째, 여야가 상생하고 협력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중재 기구를 활성화하고, 공동 정책 개발을 할 수 있는 여야를 넘나드는 모임들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한 야당의 중진의원은 사석에서 “일본은 이미 AI와 디지털을 결합한 산업 육성의 기본 마스터플랜이 끝났다. 곧 우리나라를 추월할 것이다. 그런데 국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관련 법안 입법에 관심이 없다.”고 개탄했다. 기후 변화, 디지털 혁신 등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대통령은 여당만의 대통령이 아니고 전국민의 대통령이므로 때로는 여야 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중재자의 역할도 할 수 있는 정치적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거부권 행사는 최소화하고, 여야가 협의를 통한 합의 도출을 우선시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대통령은 전쟁 뿐 아니라 평화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도 더 중요하다. 한반도의 분단 상황에서 평화 관리가 곧 경제라는 마음을 가지고 대결적인 남북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치의 본령은 국민을 살리는 것이고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초저출생 국가위기와 자살률 최고의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살려내야 한다. 대한민국 정치가 과거의 문제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의 결단력과 협력 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될 때, 진정한 정치의 기능이 회복되고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안기석 장로<br>​​​​​​​도서출판 ‘세상의 모든 선물’ 대표
안기석 장로
도서출판 ‘세상의 모든 선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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