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의 리딩누크] 예술적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설교자에게
[설교자의 리딩누크] 예술적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설교자에게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4.06.11 14: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발터 니그의 『미켈란젤로』

제가 최근에 열심히 듣고 있는 수업에서 강사가 다음과 같은 과제를 내주었습니다. 10년 후의 나의 모습을 상상해서 간단하게 글을 써보라는 과제였습니다. 현재 2024년인데 10년 후인 2034년에 제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정확히 예측하는 건 조금 어려운 일이지만요. 2034년이 되었을 때 제가 하고 싶은 게 있긴 합니다. 그것은 온 가족이 함께 이탈리아 여행을 가는 겁니다. 이탈리아에 가볼 데가 많지만, 단테(1265~1321)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피렌체와 오랜 기독교 유산이 많이 남아있는 로마는 꼭 방문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로마에서 미켈란젤로(1475~1564)의 그림과 조각을 직접 두 눈으로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미켈란젤로는 목회자와 설교자가 아니었지만, 예술 작품을 통해 성경의 메시지를 생생하게 전달했던 예술가입니다. 책과 영상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직접적으로 그의 예술 작품을 경험한다면 그 경험은 우리의 내면에 어떤 흔적을 남기게 될까요? 기회만 된다면 2034년이 아니라 그전에라도 이탈리아를 방문해 단테와 미켈란젤로의 숨결을 가까이에서 느껴보고 싶긴 한데요. 이 꿈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현대 예술이 공허하게 느껴지는 이유

스위스 출신의 신학자 발터 니그(1903~1988)는 1940년부터 취리히 대학 교회사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그는 신학자로서 신학에 일가견이 있었지만, 예술에도 깊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마르크 샤갈, 조르주 주오, 빈센트 반 고흐, 렘브란트의 생애와 작품을 깊이 분석한 글을 썼습니다. 또한 발터 니그는 『미켈란젤로』라는 책을 집필해 미켈란젤로의 생애를 그의 작품과 연결하여 총체적으로 고찰했습니다. 발터 니그는 이 책에서 미켈란젤로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뿐 아니라 예술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그는 현대에 접어들어 많은 사람이 예술에 관하여 관심을 가지지만 그 관심에 신(神)을 향한 관심이 누락 되었다고 지적합니다. 그가 보기에 현대 예술은 알맹이가 없는 빈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예술이 종교적 고향을 상실한 상황에서 예술은 큰 주제를 잃었으며 임의성의 우연을 따르는 창작 작업에 항복하고 말았다. 결국에 예술은 걷잡을 수 없는 환란에 빠지게 되었다. 원래는 지고의 존재인 신을 가리키는 사명을 지닌 예술이 그것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처한 똑같이 혼란한 삶의 면면을 지루하게 재생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예술은 종교적 뿌리가 잘려 이제 더는 감상자들을 하늘로 데려가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 (24쪽)

그런 점에서 미켈란젤로는 현대 예술의 관심사와 정반대의 관심사를 가진 인물이었습니다. 그의 모든 시선은 하늘의 하나님께로 향했으며, 어떻게 하면 그는 예술 작품을 통해 감상자들을 하늘로 데려갈 수 있을지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예언자적 예술가로 산다는 것

발터 니그는 미켈란젤로가 예술가로서 천재적 능력을 타고났지만, 그의 삶은 불안과 고독이 점철되었다고 평가합니다. 미켈란젤로의 불안과 고독을 발터 니그는 미켈란젤로가 예언자적 특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으로 여깁니다. 마치 구약의 예레미야가 하나님의 예언을 전하면서 불안과 고독을 느끼는 것처럼 미켈란젤로 역시 그와 비슷한 감정 상태를 경험한다는 겁니다. 이러한 미켈란젤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우리는 그를 단지 예술가가 아니라 ‘예언자적 예술가’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미켈란젤로는 그림을 그리는 도중 예언자적 특성에 압도되었다. 미켈란젤로는 화가의 옷을 입은 예언자이며 그리스도교 정신사의 위대한 예언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구약성경의 예언자들과 같은 예언자였으며 하나님께서 그에게 부과하신 사명으로 신음하던 괴로운 인간이었다.” (140쪽)

미켈란젤로는 ‘예언자적 예술가’로서 예술을 통해 예언하고, 예언을 위해 예술하였습니다. 그에게 근원적으로 예언과 예술은 분리될 수 없는 온전한 하나였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생애를 살펴보며 과연 우리는 설교를 전하기 위해 얼마만큼 숙고의 시간을 거치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에게 부여된 설교를 그저 준비 시간이 없어 때우는 게 아니라, 미켈란젤로의 예술 작품처럼 정성스럽게 빚을 때 그 설교에 불멸의 생명력이 깃들 겁니다.

황재혁 목사<br>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br>​​​​​​​본보 객원기자<br>
황재혁 목사
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
본보 객원기자
『교회 교향곡』 저자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