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노회 소속 한 목사의 출교 소감
동남노회 소속 한 목사의 출교 소감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8.06.14 0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회 명예훼손 질서 파괴자에게 사랑·돌봄이 쏟아지는 이유는 뭘까”

지난 3월 20일 서울동남노회 재판국(재판국장 남삼욱 목사)은 전 서울동남노회 헌의위원장이자 부노회장이었던 김수원 목사에게 면직, 출교 판결을 내렸다. 이어 5월 25일에는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이용혁, 이재룡, 장병기, 최규희 목사에게 출교를, 고은철, 구탁서, 백종찬, 안대환, 안장익, 이신성, 이옥기, 이현성, 장원기 목사에게는 견책 판결을 선고했다. 이들 판결이 적절했는 지에 대해 논란이 크다. 기독교인에게 출교는 극형에 해당한다. 한 출교 목사의 심정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지난 4월 24일 서울동남노회 제74회 정기노회 모습.
지난 4월 24일 서울동남노회 제74회 정기노회 모습.

黜敎所感 (부족한 자의 소고)

‘출교(黜敎)’는 성경에만, 아니면 총회 헌법책에만 나오는 단어인 줄 알았다. 이렇게 시퍼렇게 살아 현실 속 가까이, 아니 나 자신에게 주어진 단어가 될 줄은 몰랐다. 늘 하나님 앞에 부끄러워 안수를 미루다 서울동남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지 이제 3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서울동남노회 목사명부에서 출교에 처한다”는 판결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 그저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묵과할 수 없어, 감히 어리고, 작은 미조직 교회 부목사이며, 여성인 나까지 안타까움에 목소리를 더했을 뿐인데...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리 놀랍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리 당황스럽지도 않았다. 오히려 주님은 마음에 평강을 주고 계시다. 지난해 10월 24일 서울동남노회 제 74회 정기회 이후 상식을 벗어난 일들, 말과 행위들을 워낙 많이 보고 듣고 겪었기 때문이다.

당시 노회 석상에서 너무 당당하게 총회 헌법을 인용하며 주장을 펼치는 분들이 계셨는데 -이전 같았으면 그런가 보다 했을텐데- 정작 헌법 규정을 찾아보니 전혀 다른 맥락으로 일방적 주장을 한 것이거나, 사전적으로도 맞지 않는 해석이어서 놀랐다. 이후 총회재판국 변론과정과 노회재판국 심문과정에서도 사실과 다른 주장이나 법에 대한 자의적 해석을 스스럼없이 확신에 차서 발언하는 모습들을 보고 여러 번 놀랐다. 알고도 양심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었을까? 또는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정말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었을까?

오히려 주변에서 많이들 놀라셨고, 함께 아파해주셨다. 어느 분은 ‘사람들이 너희를 출교할 뿐 아니라 때가 이르면 무릇 너희를 죽이는 자가 생각하기를 이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라 하리라’(요16:2)라는 말씀을 찾아 보내주시며 위로해주셨다. 도울 일 없냐고 전화를 주시고, 밥을 사 주겠다 하시고, 심지어 노회 내 여러 목사님들은 우리 비대위를 위해 ‘총회 상고 비용’을 십시일반 모아 주셨다. 과분한 사랑과 돌봄을 받게 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출교는 우리가 당했는데 정작 판단을 받고 있는 대상은 우리가 아닌 것 같다. 노회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정작 서울동남노회의 이름을 부끄럽게 하는 이들은 우리가 아닌 것 같다. 비대위가 노회 질서를 파괴하고 평화를 깼다고 하는데, 정작 가장 기본적인 노회 규칙과 총회 헌법의 권위를 무시하며 질서를 어지럽히고, 우리 교단과 노회 안에서 스스로 고립되고 있는 이들은 우리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주님의 은혜로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고’(고후 4:8) 있지만, 악을 쓰고 악을 더하는 것 외에 달리 출구가 보이지 않는 형국에 놓인 이들을 볼 때 마음이 아파온다.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면서도 인간적인 방법으로 순간순간을 모면하려는 모습을 볼 때, 안타깝다. 어떻게 보면 돌이킬 수 있는 기회가 이제 몇 번 남지 않아 보인다. 더 이상 마음을 완악하게 하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다. 바라기는 훗날 하나님 앞과 이 땅의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총회와 노회가 되기를, 우리 각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부터 나느니라.’(마5:37)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