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과 ‘살자’의 경계선에서 교회의 역할
‘자살’과 ‘살자’의 경계선에서 교회의 역할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8.01.3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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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곧 생명의 떡이니라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어도 죽었거니와 이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떡이니 사람으로 하여금 먹고 죽지 아니하게 하는 것이니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이니 사람이 이 떡을 먹으면 영생하리라 내가 줄 떡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이니라 하시니라” 요한복음 6장 48절-51절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자살하는 사람이 25.6명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12명보다 2배 이상 높고 안타깝게도 14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50분에 한명씩, 하루 평균 36명꼴로 자살로 꽃다운 생을 일찍 마감하고 있다. 이는 교통사고 사망자의 2.5배나 되는 매우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이러한 오명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1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로 자살예방과 교통안전 그리고 산업안전 추진 계획을 확정해서 발표했다.

이번 정부의 계획은 자살과 관련해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이고 한걸음 더 나아가 국가가 해결해 나가야 할 정책임을 인식하고 해결 청사진을 제시하였다는데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선 자살예방 정책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2012년부터 2016년 동안 경찰청 수사 기록에서 확보한 자살 사망자 7만여 명의 자살 프로파일링에 대해 전수 심리부검을 통해 빅데이터 분석을 하기로 했다. 산출된 데이터를 근간으로 월 단위 국가 자살동향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생명 지킴이인 ‘게이트키퍼’도 100만 명을 양성하기로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 당국의 야심찬 선언에도 불구하고 제천에 이어 밀양 지역에 재난이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서 안타깝지만 정부가 국민 개개인의 생명과 직결된 분야에 역량을 모으겠다는 정책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정부의 정책 발표가 6.13 지방선거를 의식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현실적인 법과 사회적 제도로 뒷받침하려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뒤따라야 한다. 자살 예방제도 정착에 있어서 한국 교회는 큰 관심을 가지고 정책과 실행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동참해야 할 때이다.

자살이나 재해와 같은 국민의 안위와 직결된 문재인 정부의 프로젝트는 미국에서 시작하여 전 세계로 확산된 기독교청년회(YMCA)와 기독교여성청년회(YWCA)의 사회적 사명과 역할을 교훈삼아 교회가 온 힘을 모아 공동으로 자살을 퇴치하고 해당 지역에 적합한 맞춤형 자살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정부의 대책 가운데 100만 명에 달하는 자살 예방 게이트키퍼를 양성하는 전문 인력을 확충하는데 있어서 교계가 주도면밀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교회가 성경의 생명을 중시하는 말씀인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자기 목숨과 바꾸겠느냐(막8:36-37)”에 기반을 두고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 방법에 있어서 사고의 큰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이전까지 자살을 ‘큰 죄’로 규정하고 자살자와 유가족을 질책하고 정죄하기 보다는 그들의 고통을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도록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 할 때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귀한 존재이기에 비록 심신이 쇠약하고 악한 인간일지라도 그 생명의 가치는 온 천하와 바꿀 수 없는 고귀한 것임을 교회가 중심을 두고 사회적으로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전국의 각 다리에는 자살예방을 위한 ‘SOS 생명의 전화’가 입구에 설치되어 있다. 전화박스 위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지금 힘드신가요?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드리겠습니다” 자살예방 접근에 있어서 일방적 훈계에서 벗어나 쌍방향적 소통으로 ‘들어주고 공감하는’ 자살예방 패러다임의 큰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공동체 차원의 예방교육이 활성화되어 더 이상 자살을 개인과 가정의 순간적 일탈이 아니라 사회와 교회의 공동 관심사로 바라봐야 한다. 교회는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고통에서 회복될 수 있도록 그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고 이야기를 깊이 들어주고 치유의 손으로 위로해야 할 때이다.

 

 

이민규 교수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현) 제44대 한국언론학회 회장
현) 인터넷신문위원회 기사심의분과위원회 위원장
전 중앙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
전 미국 미주리대학교 방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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