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주년 논평] “기독언론이 바로서야 교회가 산다”
[창간 6주년 논평] “기독언론이 바로서야 교회가 산다”
  • 김기태 논설위원장
  • 승인 2024.04.04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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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창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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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바로서야 나라가 살고, 기독언론이 바로서야 교회가 산다’는 명제는 창간 6주년을 맞는 <가스펠투데이>가 다시 되새겨야 할 소중한 좌우명이다. 다양한 이유로 한국 교회가 위기에 빠진 지금 기독언론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고 막중하다. 위기에 빠진 한국 교회의 현실을 정확히 보도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안과 해결책을 신속하게 제시하는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기독언론이 진정한 의미의 언론이라기보다는 특정 정파나 교단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홍보 매체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물론 특정 교단의 입장이나 주장을 전달하는 홍보 매체로서의 역할도 필요하다. 이런 역할을 수행하는 교단지 즉, 특정 교단의 기관지는 여기서 말하는 언론과는 차별화된다. 문제는 공식적으로 교단이 지원하거나 운영하는 기관지가 아닌 기독언론들이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가스펠투데이>를 창간하게 된 동기의 하나라는 점이다. 즉, <가스펠투데이>의 창간 정신은 한국 교회를 살리기 위한 올바른 목소리를 내는 비판적이면서도 대안적인 매체로서의 역할을 다한다는 사명의식이다.

비판적, 대안적 매체로서의 사명

<가스펠투데이>는 언론 특히 기독언론에 대한 비판과 혁신에 대한 답변을 하고자 창간되었다. 언론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국가가 위태로워진다는 명제는 기독언론에도 예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기독언론이 제 역할을 다해야 한국 교회가 제대로 설 수 있다는 말과 다름아니다. 세상의 걱정과 근심을 덜어주고 희망을 안겨주어야 할 교회가 오히려 세상의 짐이 되고 걱정거리가 되는 일들이 늘고 있다. 높은 도덕성과 진실성을 바탕으로 혼돈의 세상에 길을 열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할 교회가 오히려 세상을 어지럽히고 급기야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울러 교인이 줄어드는 교회가 늘고, 대부분 교회에서 청소년, 어린이들이 줄어들어 결국 교회학교 문을 닫는 교회가 증가하고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빈교회, 서양 사례에서 보듯이 슬럼화한 교회를 걱정하는 소리도 높다. 특히 오늘날 교회 위기의 핵심은 교회가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정의롭고 높은 도덕성을 지닌 진리와 정의의 보루라는 신뢰를 사람들에게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오히려 일부 교회의 경우지만 특정 정치세력을 노골적으로 지지할 뿐 아니라 적극적인 정치운동을 펼치고 욕설과 비속어를 남발하는 교회 지도자들이 버젓이 강단을 누비고 있는 절망적인 일도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소돔과 고모라가 재현되는 듯한 생각까지 들 정도이다.

이렇듯 심각한 교회의 타락과 추락이 끝 모르게 이어지는 것은 기독언론의 책임이 적지 않다. 건강한 기독언론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회가 불의와 부패의 나락으로 빠져들 때 이를 애써 외면하거나 심지어 방조한 언론도 있다. 소유와 광고 등을 통한 경제적 통제와 각종 교회 정치 권력의 힘 앞에 무기력하게 굴복하여 언론이 다해야 할 날카로운 비판과 대안 제시의 역할을 방기한 것이다. 다양한 유형의 교회 권력과 자본의 지배를 받는 기독언론의 구조적 한계이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순치된 언론인의 자기통제가 만연된 탓이기도 하다. 적극적인 문제제기와 합리적인 대안제시보다는 적당한 선에서 사건과 사안의 주변에 머물러 보도하는 시늉만 하는 그야말로 언론인답지 못한 나약한 직장인으로서의 기독언론인 모습이다.

기독언론 뿐 아니라 오늘날 한국 언론은 총체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다. 디지털 기반 신기술 테크놀로지의 고도화로 인한 무한 경쟁 환경은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데 근본적인 문제점을 제공한다. 흥미 위주의 자극적인 콘텐츠가 아니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오락성과 선정성이 언론 환경을 지배하고 있다. ‘의미’보다는 ‘재미’가 주로 강조되는 이데올로기가 언론 전체를 감싸고 있다. 교회가 세상을 향해 외쳐야 하는 중요한 복음적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운 가볍고 천박한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미디어가 이른바 정론지의 위상을 흔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튜브는 모든 언론의 콘텐츠를 빨아들이는 괴물로 확장하고 있다. 정론 신문도, 지상파 방송도 모두 유튜브로 만나는 세상이 되었다. 유튜브 저널리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저널리즘이 아니라 너절리즘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쓰레기통 같은 세상에서 의미 있고 꼭 필요한 복음적 가치관과 진리를 전달해야 하는 기독언론의 역할은 매우 힘겹지만 멈출 수 없는 사명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오늘날 기독언론의 역할은 중요하고 절박한 시대적 과제인 셈이다.

언론과 권력

최근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협을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언론 환경 때문이다. 권력의 언론에 대한 통제가 단순 통제의 수준을 넘어 탄압의 형태로 악화하고 있다. 그동안 언론에 가해지는 다양한 통제 유형은 언론학 연구의 주된 관심사였다. 언론의 자유와 책임이라는 고전적인 연구 주제를 관통하는 논제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경제적, 법적, 사회적, 정보원 통제 등 다양한 통제 유형 중 과거에는 주로 정치적 통제가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경제적 통제가 가장 일반적인 언론통제 유형이었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권위주의 정권이나 군사독제체제하에서는 정치적 언론통제가 주로 행해지지만 정치적으로 안정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이보다는 다양한 유형의 경제적 통제가 대세를 이루는 경향이 있다. 광고에 의한 통제라든가 언론사주의 사적 이익을 대변하는 소유에 의한 통제 등이 대표적이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언론도 하나의 기업이라는 생존 논리가 작동하기 때문에 정치보다는 경제적 언론통제가 더욱 강화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언론에 대한 권력의 정치적 통제는 매우 이례적이고 후진적이며 반민주적이다. 언론자유 측면에서 보면 민망한 수준의 심각한 민주주의 퇴행 현상이다.

언론과 권력은 태생적으로 대립과 갈등 관계이다. 간혹 협력적이고 협조적인 경우도 있지만 매우 예외적이다. 서로 감시하고 견제하면서 건강성을 유지하는 것이 언론과 권력의 숙명적인 존재 양식이다.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 언론 자유라는 명제가 나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 제3대 제퍼슨 대통령의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는 주장 속에 민주주의와 언론의 역할이 잘 드러나 있다.

그런 만큼 정부 즉 권력에 대한 언론의 비판과 공격은 매우 자연스럽다.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정부 권력을 항상 감시하고 비판하는 일이 바로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고 의무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선출되지 않은 언론의 또 다른 권력 남용이나 오류는 언론의 책임이라는 차원에서 끊임없는 자정 노력과 자율적 통제를 요구받는다. 일차적으로는 언론사 스스로의 자율적 통제에 의지하되 명백한 언론 윤리 위반이나 범법 행위에 대해서는 현행법으로 통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언론에 대한 법적 통제는 매우 신중하면서도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 언론제도를 채택한 정부 권력의 기본자세다.

최근 권력의 언론통제 양상이 언론탄압 수준으로 점점 격화하고 있다. 그야말로 전입가경이다. 수십년 전 군사독재정권 시대에서나 있을법한 언론통제와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검찰이 언론사의 심장부인 편집국과 현직 언론인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팩트체크라는 이름으로 언론의 취재, 보도 과정을 수사대상으로 삼고 있다. 취재 내용의 보도 여부는 언론의 고유 권한인데도 이를 수사 대상으로 삼는 것 자체가 비민주적이고 심각한 언론통제이다. 만약 취재, 보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일단 언론 윤리 차원에서 다루어져야할 문제이지 권력의 일방적인 판단과 평가에 의거한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대처할 문제가 아니다.

검찰이 언론사와 언론인을 압수수색하는 순간 대한민국 모든 언론은 권력의 압력과 통제가 시작되었다는 현실에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일부는 저항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권력에 맞서겠지만 대부분 언론은 권력 감시에 소극적이거나 눈을 감게 될 것이다. 아예 정부 권력의 입장에 서서 문제를 감추거나 일방적으로 찬양하는 관제, 부역 언론도 등장할 것이다.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아있는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일은 결국 권력의 불행한 결말을 재촉하는 일이 될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과 역할을 강제적으로 차단했던 모든 권력은 불행한 결말을 맞았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현 정부나 권력에 대해 비판적인 언론도 인정하고 오히려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성숙한 대응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다시 신발 끈을 묶으며

창간 6주년을 맞아 <가스펠투데이>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신발 끈을 묶는 심정으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보다 더 치열하게 정보원에 접근하고 끈질기게 문제를 파헤치는 기독언론인으로서의 결기가 절실하다. 기독언론의 쇄신과 변혁이 필요한 시점에 출범한 <가스펠투데이>가창간 6주년을 맞았다. 특정 교단이나 협회 등 지원 단체의 통제로부터 벗어난 독립된 기독언론의 위상을 천명하면서 창간된 바 있다.

창간 6주년을 맞으면서 처음 내세웠던 <가스펠투데이>의 창간 정신이 오롯이 구현되고 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교회 안팎에 존재하는 많은 기독언론들이 단순한 교단지 역할에만 머물 경우 날카로운 비판과 견제 대상이 되어야 할 교회 권력이 부패하거나 타락하기 쉽다. <가스펠투데이>가 바로 이런 빛과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 해왔는지 자문해야 한다.

기독언론다운 복음적 가치관과 선교적 사명을 다하는데 얼마나 기여했는지도 스스로 물어야 할 것이다. 어떤 사회적 압력과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올바른 신학적, 신앙적 가치와 정신 구현에 앞장서는 진정한 복음 언론으로서의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널리즘의 원칙과 이념에 충실한 언론을 지향하되 이를 콘텐츠화하고 연결하는 플랫폼이나 미디어는 디지털 환경에 맞추어 항상 새롭게 옷을 갈아입는 순발력과 창의력도 강조되어야 한다.

새로운 언론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 이를 유지하는 일은 더 힘들다는 것을 충분히 확인한 지난 6년이었을 것이다. 초심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부디 <가스펠투데이>가 여전히 한국 교회언론의 쇄신과 변혁에 불을 지피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고 이를 통해 한국 교회와 한국 사회 전체가 새롭게 변화되는 기폭제가 되기를 소망한다. 아울러 척박한 한국 교회언론 환경에서도 쓰러지지 않고 <가스펠투데이>를 지켜온 편집국 식구들과 여러 모양으로 도와주시는 모든 운영진, 후원자 여러분께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김기태 교수 <br>본보 논설위원장<br>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br>서울 문화교회 장로<br>전 한국미디어교육학회 회장<br>전 CBS기독교방송 재단이사
김기태 교수 
본보 논설위원장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서울 문화교회 장로
전 한국미디어교육학회 회장
전 CBS기독교방송 재단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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