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평화, 통일
종전, 평화, 통일
  • 지형은 목사
  • 승인 2018.06.1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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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 평화, 통일, 이 세 단어는 어떻게 보면 자연스럽게 한 덩어리 또는 비슷한 상황을 묘사하는 말 같다. 그러나 오늘날의 한반도 상황에서 셋은 각기 상당히 다른 맥락을 갖고 있다. 먼저, 화해와 평화는 전후관계가 아주 명백하다. 화해가 있어야만 평화가 온다. 화해 없이 평화가 있을 수 없다. 화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만남인데 이와 연관된 덕목이 경청, 이해, 관용, 인내 등이다.

국제 외교 및 정치의 무대에서 무조건적인 만남이란 표현을 종종 듣기도 하지만 특별히 긴박한 상황이 아니면 조건을 달지 않은 만남은 거의 없다. 정상들의 만남이면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조건을 걸든지 진짜로 평화를 원한다면 만나야 한다. 경청과 이해 없이 평화의 길로 들어서지 못한다. 냉전시대에는 상대 쪽 사람들을 무슨 뿔이라도 달린 괴물로 여기기도 했다. 상대를 비방하는 프로파간다로써 생긴 허상이다. 평화를 갈망하는 바탕에서 상대방 얘기를 경청하면서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 부차적인 사안에는 관용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인내심이다.

2018년 중반의 한반도 상황에서 화해는 구체적으로 말하면 종전 선언이다. 남북한과 북미가 화해했다는 외교 정치적인 증거가 휴전을 종전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래야 비로소 평화의 길에 들어서서 평화 협정을 논할 수 있다. 평화의 로드맵이 결코 만만치 않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CVID)가 평화의 길에 놓인 최대 난제인데, 그게 무슨 초등학생 숙제 같은 게 아니다.

종전 선언, 평화 협정, 통일에서 앞의 두 가지는 이미 설명했다. 마지막이 통일이다. 지금 상황에서 통일은 먼 얘기다.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의 분위기와 맞물려 여기저기서 통일에 대한 논의가 많다. 그러나 코앞의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는 말은 지금까지 많이들 생각해온 북한의 붕괴로 인한 흡수 통일과는 반대 방향으로 간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가 이행된다면 북한이 남한처럼 경제 번영을 누릴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경제 발전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 분명하다.

남북의 공동 번영과 상생이 길이라면 통일은 양쪽의 합의로써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 된다. 힘을 통한 급격한 통일이 아니라 평화적이며 점진적인 통일이다. 우리 사회에는 이런 방식의 통일을 수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북한의 공산주의자들과는 어떤 방식으로든 대화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러나 대세는 점진적인 평화 통일이다.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것은, 인륜도덕으로 보나 정치 경제 군사 등의 현실 상황으로 보나 지극히 정당한 명제다. 종전, 평화, 통일, 이 세 가지 과제 가운데 통일은 좀 나중에 얘기하면 좋겠다. 종전과 평화 두 가지만 해도 논의할 것도 많고 넘어야 할 산도 셀 수 없다. 차분히 하나씩 풀어가야 현실적이고 지혜롭다.

지형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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