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교회는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
"지금 한국교회는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
  • 김남응 기자
  • 승인 2018.06.07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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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교회 김경원 원로목사

서현교회 김경원 원로목사는 지난해 12월 담임목사에서 은퇴했다. 하지만 그의 관심은 여전히 ‘목회’에 있다. 38년간의 서현교회 목회기간은 물론이고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과 교회갱신을위한목회자협의회 이사장 등을 지내는 동안에도 그의 관심은 목회자와 갱신, 즉 ‘온전한 목회’에 있었다. 요즘 김 목사는 3년전 설립해 이사장으로 있는 미래군선교네트워크 일에 집중하고 있다. 이 사역도 다음세대 선교의 희망인 군부대에 온전한 목회자들을 세우는 목회와 관련된 일이다. 서울 의주로1가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 목회에 대해 들어봤다.

김경원 원로목사는 교회는 목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한다
김경원 원로목사는 "교회는 목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한다

-목회란 무엇인가

목회는 목양에서 비롯됐다. 요한복음 21장에 보면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신다. 베드로가 ‘그러 하나이다’라고 답하자 ‘내 양을 먹이고, 치라’고 말씀하신다. 이것이 목회의 의미이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양을 돌봐야 한다.

양을 돌보는 마음은 소명 없이는 불가능하다. 전에는 목양의 길이 엄청난 고난의 길이었다. 목회 자체도 힘들지만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도 하나님이 나를 부르셨다는 소망으로 목양의 길을 묵묵히 갔다. 한데 요즘은 목회자가 좋은 직업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소명 없이 목회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교회의 문제가 여기서 비롯된다. 소명의 문제가 이처럼 중요한 것이다.

-어떤 소명이 있어야 하는가

물론 개인적인 체험이라 할 수 있다. 성경을 읽거나 설교를 듣는 중에 영혼구원의 열정이 일어나야 한다. 거기에 하나님의 부름심이 있는 것을 본인이 의식하는 것이다. 모세 등 구약 선지자들은 그 부르심에 순종했다. 누구 하나 내 스스로 선지자 하겠다고 뛰쳐나온 사람 없다. ‘너 저기가 외치라’고 했을 때 가서 외쳤다. 부르심 앞에 순종하는 것, 그것이 결국 목회다.

-목회는 어려운 것인가

그렇다. 하지만 후배들에게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것이 목회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교회가 성도 줄어드는 것으로 걱정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한다. 원래 진리는 소수다. 그동안 거품이 많았다. 이 거품이 꺼지는 것은 어쩌면 정상이다.

나는 한국교회에 아직 희망이 있다고 본다. 신앙의 본질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여러 어려움은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한국교회의 미래가 달려 있다.

-목양의 길이 어차피 인내의 길 아닌가

목회는 인내의 연속이다. 참지 못하면 끝난다. 한 교회에서 20~30년간 목회한 장기목회자의 공통점은 깊이 인내했다는 것이다. 자기 성질로는 목회 못한다. 무인불승(無忍不勝), 유인필승(有忍必勝)이다. 참지 못하면 승리치 못하고, 참으면 반드시 이긴다.

한 선배목사님이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이 말씀을 붓글씨로 쓰셨다. 한번은 찾아갔더니 내게도 한 장 주시더라. 젊었을 때 몰랐는데 목회를 마치고 생각해 보니 그 목사님의 말씀에 틀린 게 하나도 없더라.

-목회를 잘 하려면

목회가 목사의 능력으로 되어 지는 것이 아니다. 뻔한 얘기 같지만 하나님 은혜다. 목회는 종합예술이다. 하나를 잘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새벽기도를 통해 부흥을 이룬다? 틀린 말 아니다.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것 하나로 되지 않는다.

32세에 서현교회 담임을 맡았다. 당시 출석교인이 600명에 달하는 소속 노회에서 가장 큰 교회였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했다. 총회장까지 지낸 선배 목사님을 찾아갔다. ‘어떻게 하면 목사님처럼 목회를 잘 할 수 있습니까’하고 물었다. 비법이라도 하나 얻으려고 비장한 마음으로 답을 기다리는데 돌아온 답이 ‘은혜로 하는 거지’였다. ‘나도 그런 소리는 하겠다’고 속으로 욕했다. 책임 없는 말 같더라. 나중에 보니 그 말이 진리다. 목회자의 능력, 좋은 프로그램 다 필요하다. 하지만 결국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다.

-목회자에게 갈등관리가 중요할 것 같은데

목사는 자신이 일으키는 갈등을 조심해야 한다. 내 경험상 목사가 갈등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자신의 절대화다. 장로나 부사역자가 내 생각보다 더 좋은 생각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은 하나님 앞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어차피 진리 문제는 타협할 것 하나도 없다. 목사는 말씀의 진리 위에 서있는 것이다. 비본질적인 요소에서 갈등을 없애기 위해 자기 절대화를 조심해야 한다. 본질은 어차피 양보할 수 없는 것이니 문제될 것 없다.

-한국교회 갱신을 위해

교회 문제는 결국 목회자 문제다. 목회자는 첫째 소명이 있어야 하고, 다음으로 성결성이 지켜져야 한다. 한데 많은 목회자들이 세속화 돼 있다. 그것이 도덕적 타락으로 이어져 머리 깍인 삼손처럼 능력을 잃었다. 그 능력은 복음의 능력이다. 이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 이게 먼저다. 목사가 제대로 되면 교회도 제대로 된다. 교회는 목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많은 이들이 목사의 영적, 도덕적 수준에 실망한다. 그래서 비판한다. 목회자는 사도 바울처럼 날마다 죽고, 내 자신을 쳐 복종시키는 자신과의 싸움을 벌어야 한다. 거룩성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 있어야 한다. 목회를 테크닉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회의 거룩성은 목회자의 거룩성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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