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 명당론
남북통일 명당론
  • 곽재욱 목사
  • 승인 2018.06.09 0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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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으로서의 한국 풍수학 제 2 세대의 대표하는 인물 가운데 최원석 교수가 있다. 최 교수는 명당을 자연명당, 비보명당, 마음명당의 세 가지로 구분하고 그 중에 한국풍수의 특징은 비보풍수에 있다고 말한다. 천연명당은 자연이 만든, 신앙적으로 말하자면 창조주 하나님께서 만드신 완벽한 명당이다. 즉 좌청룡, 동쪽에는 청룡이 노는 물이 있고, 우백호, 서쪽에는 백호가 뛰노는 숲이 있으며, 남 주작, 남쪽에는 종달새 우짖는 들판이 있고, 북현무, 북쪽에는 볓풍이 우뚝 솟은 산이 뒤를 받혀주는 가운데 남쪽으로 향하여 바람이 통하고 햇볕을 받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곳을 말한다. 그러나 그런 명당은 교과서의 제안일 뿐이지 실제로 그런 명당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는 항상 교과서적 완벽함에 넘치거나 모자라는 것으로 나타난다.
 
자연명당과 대조적 명당이 마음명당이다. 마음명당은 그곳이 어디이든 마음먹기에 따라서 누구나 명당으로 삼을 수 있는 명당이다. 환경과 조건을 넘어서서 누구나 현재 자신이 있는 그곳을 명당으로 만들 수 있는 주관적, 종교적 명당이다. 그러므로 마음명당은 모두에게 언제나 열려있는 명당이지만 실제로 그와 같은 경지에 이르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상당한 수준의 종교적 수양을 쌓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이해관계가 연관될 경우, 세상의 범인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반응과 가치관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아서, 마음명당은 가장 개방적이면서도 가장 엄격한 차단의 벽이 쳐져있는 명당이라고 할 것이다.  

최원석 교수는 비보명당은 교과서적 자연명당과 종교적 마음명당의 사이에 있는 것으로서 한국 풍수학의 특징은 바로 비보풍수학에 있다고 말한다. 교과서 속에는 나오지만 실재하지 않는 현실, 모든 존재는 부분의 총합으로 완전하기에, 모든 실제는 과하거나 부족하기 마련이다. 여기에 비보명당의 존재론적 근거가 있다. 비보명당은 자연의 주어진 조건에 사람의 노력을 보태어 살만한 땅으로 만드는 명당이다. 어디에나 있을 수 있고 누구나 이룰 수 있는 현실적인 명당관이다. 예를 들어서 앞에 허처를 보완하기 위하여 나무를 심는다든지, 우물을 판다든지, 정자를 짓는다든지 하여 고치고 보충함으로써 완성하는 명당이다. 최원석은 그것이야 말로 한국의, 한국인의 풍수관이라 말한다.

우리 한반도의 허리가 잘려 이념과 체제를 달리하는 두 나라로 나누어진지 어언 70년이 넘어간다. 분단 70년, 세대도 바뀌었고, 나누어진 시간이 더 이상 연장되면 분단이 고착화되고 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해야 하는 시기이다. 남과 북은 서로가 서로를 보충하고 있는 지세이다. 남쪽은 북쪽이 가지고 있지 않은 자본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반면 북쪽은 남한이 가지고 있지 않은 자원과 인력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세계의 주목을 받는 기적들을 이루어왔다. 경제적 부흥과 정치적 민주화를 가장 단기간에, 가장 효과적으로 성공한 나라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하여서는 강대국이 갖는 두 가지의 기본적 조건이 추가되어야 한다. 그 하나는 인구이고, 다른 하나는 영토이다. (population and territory) 인구가 기본적으로 1억 명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영토도 남한과 북한 어느쪽도 이웃 러시아와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에 비해서도 상대가 되지 않는 크기의 영토이다. 우리는 우리보다 GDP 가 높은 싱가포르를 강대국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그 영토와 인구가 강대국의 펀다멘털을 구축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남한과 북한이 통일된다면 우리의 인구는 바로 그 강대국의 기본 조건인 1억명에 다다르게 되고, 영토 또한 상당한 규모의 영토를 가질 뿐만 아니라 유라시아 대륙으로, 세계로 이어나갈 동선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통일을 향한 우리들의 노력들에서 지나치게 교과서적이거나, 그 반대로 지나치게 정서적, 주관적인 생각은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남의 미학은 융통성이 필요하다. 남쪽도 북쪽도, 그리고 남쪽 내의 어느 그룹도 지나치게 이상적이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만남과 노력은 보다 현실적이고, 보다 실리적이고, 보다 거래적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 어느 경우도 마지막 목표, 최후적 이상, 최상의 가치관을 잊어버리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최원석 교수의 비보 명당론은 기독교현실주의와 비슷하다. 라인홀드 니버(Reinhold Niebuhr)는 ‘불가능한 가능성(impossible possibility)'의 선을 이루기 위하여 현실적으로 최대근사치(approximation)를 찾고 실천할 것을 말하였다. 그것이 현실 속에서 아무 선도 이루지 못하고 머물러만 있는 것보다, 선을 성취하는 현실적인 한걸음이 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한국의 비보명당론이 담고 있는 그 인내와 조정의 지혜가 통일의 그 이상을 실현함에 있어서 오늘 나무 한그루를 심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곽재욱 목사
곽재욱 목사(동막교회 담임 / 본 연구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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