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준비과정을 지켜보며
‘북미정상회담’ 준비과정을 지켜보며
  • 박영환 교수
  • 승인 2018.05.31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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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북한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북미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개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말 그대로 장밋빛 발언이 넘쳐났다. 그러나 5월 24일 늦은 밤,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로 남북한과 세계는 모두 일순간 당황했고, 그 덕분에 순탄할 것 같던 한반도 비핵화 과정의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또다시 27일에 남북의 정상이 통일각에서 깜짝 만남을 가지는 바람에 또다시 기대의 끈을 놓지 않게 되었다. “역사는 늘 변화하고, 새롭게 재정립되거나 과거와 단절되거나, 지속된다”는 독일 신학자 한스 큉(Hans Kueng, 1928-)의 발언처럼 앞으로의 예측은 더 이상 간단하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기독교계는 1953년 휴전 이후에는 통일을, 2005년 이후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통일을 간절히 기도해왔다. 한국전쟁을 겪은 한국교회는 북한의 적화통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기도했다. 북한의 무력 침투와 간첩단 사건이 있을 때는 한마음으로 기도했다. 가나안 농군학교 김용기 장로(1909-1988)는 기도실 입구에 “내가 기도하니 조국이여 안심하라”는 글을 걸어놓았는데, 기독교의 진심과 다르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한국 교회의 자랑스러운 기도운동이 시간이 지나면서 한편에서는 ‘장로 대통령 만들기’라는 정치개입으로 변질했고, 또 다른 편에서는 보안법 폐지와 사립학교법 개정과 맞물리면서 정치참여의 길을 걸었다. 기독교의 애국 궐기대회가 올해 재현되려는 조짐을 보인다. 그러나 구국기도회가 정치적 이슈와 혼합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태도이다. 기도는 기독교의 생명이며 호흡이다. 기도회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변질되고 있는 게 아닌지 깊게 생각해 봐야 한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국내외 상황을 살펴보면 마치 조현병(schizophrenie)이 도지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필자 역시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북미정상회담이 끝나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고, 부정적 소식에 실망감도 컸다.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기도는 그만큼 더 간절해졌다. 중재 역할을 맡고 있는 우리 정부는 이 일을 위해 주변국가인 중국, 일본, 러시아 등과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설명하며 협력을 요청했다. 그러나 일부 국가는 여전히 한반도 통일을 냉담하게 보거나 심지어 방해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독교계는 사안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자세를 벗어나서 국제정세와 분단이라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 국민을 위로해야 한다. 우리가 결코 포기 할 수 없는 한반도 통일과 영구적 평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한국 교회는 국민의 관심을 하나로 결집하는데 적극 나서고, 정치 지도자들을 격려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한반도 문제를 국가 이익 차원에서 접근하는 주변 국가들에 대한 냉철한 이해 역시 필수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우리의 문제이고, 우리 민족의 과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기독교계는 통일 지향적 사고를 갖고, 바울의 심정으로 기도해야 한다. “나의 형제 곧 골육의 친척을 위하여 내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질지라도 원하는 바다.”(로마서 9장 3절) 북한이 현재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정상회담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도록 기도해야 한다. 주변국들이 손익을 따지지 않고 동북아시아 지역의 새로운 평화질서 구축을 위해 적극 나서도록 기도해야 한다. 국내적으로는 색깔론, 즉 종북 내지 친북좌파 혹은 보수 우파 등의 분열된 용어를 편 가르기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

잠시 흔들렸던 북미정상회담의 진행 과정이 우리 기대처럼 잘 진행되어서 평화와 통일의 길을 활짝 여는 결정적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이 그 과정에 적극 개입하시기를 기도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한반도의 분단 이후 줄곧 통일을 위해 일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역사에 참여하는 일이다.

박영환 교수
 
서울신대 선교학
한국기독교통일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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