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신학, 일터신학, 그리고 예술목회
평신도신학, 일터신학, 그리고 예술목회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8.01.3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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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언론은 많으나 진실을 보도하는 참 언론은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회자되는 이 시대에 마침 시의 적절하게 <Gospel Today>가 창간되었다. <Gospel Today>의 창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진실을 보도하는 참 언론이 되기를 간절히 빌어마지 않는다. 사실 종교개혁 이후 교회와 예술 사이는 갈등과 반목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래서 혹자는 개신교 500년의 역사는 교회와 예술의 별거 혹은 이혼의 역사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내면서 그 소원했던 관계는 청산되어야 한다. 그리고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말씀이 육신이 되어 세상 속으로 과감히 들어오셨던 예수 그리스도처럼(요1:14), 이제 교회는 세상의 한복판으로 들어가야 한다. 특히 문화와 예술의 그 깊은 세계로 들어가서 예술을 매개로 하여 복음을 증거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교회와 예술의 접목을 통해 성도들을 돌보는 사역을 일컬어 ‘예술목회’라 부르면서 그 전문 사역을 돕기 위해 설립된 <예술목회연구원>의 역할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따라서 <예술목회연구원> 소속의 필자들은 앞으로 일 년 동안 본 지면을 통해 복음과 예술이 어떻게 만나 대화하며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복된 소식을 전하는지 자세히 소개할 계획이다. 독자들의 많은 기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

오래전부터 한국교회와 신학계에 교회를 돕는 중요한 한 신학으로써 ‘평신도신학’이 논의되어 왔고, 또 최근에는 그와 연관하여 ‘일터신학’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한 신학적 논의는 예술목회라는 맥락에서 볼 때 결코 그 의미가 과소평가될 수 없다. 왜냐하면 예술목회의 주체는 평신도이고, 그것은 우리의 일상적인 삶의 정황인 일터와 결코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신도신학과 일터신학에 대한 논의는 매우 반가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평신도신학은 무엇이고 일터신학은 무엇인가? 그리고 예술목회는 그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

사실 평신도신학과 일터신학은 그 신학적 용어의 상이점에도 불구하고 그 신학적 의미는 동전의 양면처럼 한 쌍의 신학적 개념을 공유한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신학적 개념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평신도신학이나 혹은 일터신학으로 달리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평신도신학에서는 ‘평신도’(laity)란 전통적인 의미에서 볼 때 단순히 성직자의 신앙지도를 받는 성직자의 대칭개념인 ‘일반신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 모두’를 의미한다.(벧전 2:9) 즉 평신도란 소위 성직자이든 혹은 일반신자이든 구별 없이 모든 신자는 다 하나님의 백성인 것이다. 다만 평신도란 말이 성직자와 계급적으로 구분되어 사용된 것은 교회가 로마시대에 제도화된 이후 교회의 운영과정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한 왜곡된 현상일 뿐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평신도신학자로 알려진 폴 스티븐스(Paul Stevens)의 주장은 우리가 흥미롭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그는 평신도신학이란 용어의 이해에서 자칫 평신도의 의미를 전통적인 의미인 성직자의 지도를 받는 일반신자로 축소되어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평신도’란 용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말자고 제안한 점이다. 그 대신에 그는 평신도란 용어를 ‘하나님의 백성’으로 수정하여 평신도신학을 ‘하나님의 백성 신학’으로 대체할 것을 제안하였던 것이다.(R. Paul Stevens, The Abolition of the Laity, 1999) 어쨌튼, 평신도신학이 등장한 1950년 이후 현재까지 평신도신학은 개신교이든 가톨릭교회이든 세계의 많은 교회에 큰 영향을 끼쳤고, 지금도 그 토대에서 교회개혁의 신학적 기초를 삼고 있다.

한편, 일터신학은 앞서도 간단히 언급했듯이 필자가 보기에 ‘평신도신학’ 곧 ‘하나님의 백성 신학’의 짝꿍신학으로써 평신도신학의 후속모델이라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일터신학은 하나님으로부터 불림을 받은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인 신자들이 교회만이 아니라 그들의 삶의 현장인 일터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그들에게 주어진 소명(vocation) 혹은 ‘직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신학적으로 해명하고 격려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터신학은 ‘성’과 ‘속’이라는 이분법적 세계관 대신에 성과 속의 통전성 곧 ‘성속일여’(聖俗一如)라는 맥락에서 지금까지 당연시 되어 왔던 성과 속의 높은 경계를 과감히 해체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세계를 하나로 통전화시키는 신학적 혁명이라고 볼 수 있다.

예컨대, 사도행전에 따르면, 베드로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보자기에 쌓여있는 다양한 먹거리에 대하여 부정한 음식과 정한 음식을 철저히 구분하며 부정한 음식을 취하는 것을 주저할 때, 하늘에서 음성이 들리기를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속되다고 하지 말아라”(행10:16)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말하자면, 하나님 안에서 세상의 모든 것은 거룩한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일터신학은 과거에 속된 영역으로 여겨지던 세상으로서의 일터와 직업 그리고 일상을 거룩한 삶의 영역으로 재해석하면서, 그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삶이야말로 가장 거룩하고 아름다운 하나님의 백성의 삶이라는 것이다. 특히 일터신학에서 볼 때,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들이 일하는 일터와 그들의 직업적 활동은 교회 안에서 소위 성직자들이 행하는 목회적 활동과 비교하여 볼 때 결코 부족하거나 과소평가될 수 없는 거룩한 활동이다. 따라서 일터신학은 하나님의 온 백성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함께 일구어가는 삶의 현장 신학이요, 모든 성도들의 직업과 일상생활은 말 그대로 하나님으로부터 불림 받은 거룩한 사역이라는 의미이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일터신학을 일컬어 우리의 일상 속에서 하나님과의 만남을 추구하는 ‘성례전적 삶의 신학’(theology of sacramental life)이요, 동역자와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공동으로 창조해 가는 ‘하나님의 나라 신학’이라고 말하고 싶다.

결국 평신도신학이란 하나님으로부터 거룩한 성도로 불림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이란 누구냐에 대한 해명을 시도하는 일종의 ‘존재론적 신학’이요, 일터신학은 그 하나님의 백성이 무슨 일을 어디에서 의미 있게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시도하는 ‘가치론적 신학’(axiological theology)이다. 그런데 여기서 ‘가치론적 신학’은 철학적으로 다시 달리 설명하면 ‘가치’(value)의 문제와 연관된 신학이다. 철학에서는 ‘가치’의 문제를 선과 악의 문제를 다루는 윤리학과 아름다움과 추함을 연구하는 미학으로 구분하듯이, 가치론적 신학은 기독교적 의미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탐구하는 기독교윤리학과 기독교적 아름다움과 추함을 탐색하는 신학적 미학 곧 예술신학을 포섭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일터신학은 우리의 삶의 현장 곧 우리의 일상적 삶의 일터에서 어떠한 삶이 하나님 앞에 가장 덕스러운 삶이며, 동시에 아름다운 삶인지를 추구하는 가치론적 신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일터신학은 예술신학 및 예술목회와 매우 밀접한 접촉점을 갖는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백성인 모든 신자들은 자신의 일상 속에서 특히 삶의 현장이자 일터인 직장과 일상 속에서 자신이 실천하는 소소한 일거리로부터 큰 역할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아름답게 그 사역을 잘 수행하는지 신학적으로 늘 성찰하고 또 바르게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예술목회는 하나님의 백성 신학과 일터신학을 배경으로 한 목회이다. 그래서 예술목회는 모든 성도들이 자신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자아정체감을 잘 세울 수 있도록 돕는 목회적 활동이다. 그리고 그것은 동시에 교회에서 뿐만 아니라 성도들의 직업과 모든 일상 속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삶을 살도록 돕는 일체의 목회적 활동이다. 모쪼록 이러한 예술목회를 통해 한국교회가 더욱 새로워지기를 빌어마지 않는다.

 

 

 

 

 

 

손원영 교수

(사)한국영성예술협회_예술목회연구원 대표
서울기독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 기독교교육학 교수
연세대학교 신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PhD)
미국 Boston college 및 GTU/SanFrancisco theologocal Seminary 대학원 수학
감리교 <은총과 성화>교육과정개발 책임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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