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세대교체가 온전한 교회 이룬다
온전한 세대교체가 온전한 교회 이룬다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8.05.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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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흐르듯 목회자 교체 '아름다운 교회들'

지난 25일 예장통합 서울동남노회 재판국은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대위’ 임원 4명을 출교했다. 나머지 비대위원 9명에게는 견책을 내렸다. 불법 단체를 만들어 노회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비대위는 지난해 10월 명성교회 세습문제로 서울동남노회가 파행하면서 만들어졌으며, 동남노회는 현재 정상적인 노회 역할을 못하고 있다. 한편 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은 명성교회 세습문제에 대한 판결을 내리지 못한 채 파행되고 있어 재판국 무용론에 이어 총회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명성교회 세대교체 문제가 개교회를 넘어 총회 및 노회의 골칫거리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1980년대를 전후해 큰 성장을 이뤘다. 이 당시 개척한 교회들은 이제 세대교체기를 맞았거나 맞고 있다. 하지만 교단이나 교계 차원의 뚜렷한 규정이나 모델이 없어 세대교체를 개교회에 일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보니 세대교체에 전임목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거나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후임목사의 취임 등으로 인한 후유증이 심각하다. 이같은 후유증은 비단 성장기를 전후해 개척해 첫 세대교체를 맞는 교회들뿐만 아니라 기존의 전통교회도 마찬가지다.

평택동산교회 차성수 목사 취임예배(아래). 평택동산교회 제공
평택동산교회에서 지난해 12월 31일 드려진 차성수 목사 취임예배

이같은 상황에서 온전한 세대교체를 통해 온전한 교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교회들이 있어 주목된다.

서울 목민교회  청빙공고에서 위임목사 지원은 사절

평택 동산교회  담임목사 '은퇴 예배 후 이사' 약속 실천

용인 향상교회  5년 조기 퇴직하며 부목사를 후임 추천

서울 남서울은혜교회  2년 동안 위임절차 거쳐 전체 투표

지난해 9월 서울 신정동 목민교회(김동엽 목사)의 ‘담임목사 청빙’ 공고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현재 위임목사로 시무 중인 목사의 지원은 사절한다’는 공지 때문이다. 김동엽 목사가 38년 간의 목회를 마무리하며 후임을 청빙하는 과정에서 청빙위원회는 “교회를 가족같이 섬기고 있는 목회자를 빼내 오는 일은 안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 교회 이기철 장로는 이 청빙과정을 “모험이었다”라고 말했다. 교인 수 7,000명이 넘는 교회에서 담임 목사로 검증되지 않은 후임을 청빙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 장로는 그럼에도 모든 성도들이 100일 동안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었기에 청빙의 모든 과정을 하나님께 맡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목민교회는 올해 초 모든 성도가 동의한 가운데 부천 한 교회의 부목사였던 김덕영 목사를 담임 목사로 청빙했다. 김 목사는 올해 1년간의 담임 목회를 거쳐 내년 위임식을 갖는다.

평택동산교회에서 지난 해 12우러 3일에 드려진 이춘수 원로목사(왼쪽에서 두번째) 추대예배.
평택동산교회에서 지난 해 12월 3일에 드려진 이춘수 원로목사(왼쪽에서 두번째) 추대예배.

평택동산교회의 청빙공고 공개편지도 화제였다. 지난해 5월 정년을 5년 앞두고 조기 은퇴한 이춘수 목사는 “은퇴 예배를 드린 뒤 멀리 이사하겠다. 최소 3년은 교회 근처에 오지 않겠다. 공적으로는 성도들도 만나지 않겠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띄웠다. 후임을 청빙하는 과정에서 ‘동산교회에 담임 목사님을 모십니다’라는 제목의 공지를 올리면서다. 지난 해 12월 3일 이춘수 목사는 은퇴예배를 드리고 같은 달 31일 차성수 목사의 취임예배도 드렸다. 은퇴한 이 목사는 수원으로 이사했다.

용인향상교회도 지난 2013년 정주채 목사가 정년을 5년 남기고 조기 은퇴하면서 부목사인 김석홍 목사를 후임으로 추천했다. 정 목사는 원로 목사 추대도 사양했다. 김 목사는 2004년부터 향상교회에서 전도사와 부목사로 섬겼으며, 2013년 11월 공동의회에서 91%의 지지를 얻어 위임목사로 청빙됐다.

용인향상교회에서 2013년 11월 3일 드려진 정주채 목사(왼쪽에서 첫번째) 은퇴 및 김석홍 목사(왼쪽에서 네번째) 위임식.
용인향상교회에서 2013년 11월 3일 드려진 정주채 목사(왼쪽에서 첫번째) 은퇴 및 김석홍 목사(왼쪽에서 네번째) 위임식.

남서울은혜교회도 홍정길 목사가 지난 2012년 은퇴하며 2002년부터 부목사로 사역하던 박완철 목사가 취임했다. 박 목사는 2년 동안 위임절차를 거쳐 교인들의 전체 투표를 통해 위임목사로 시무하고 있다.

가장 온전한 세대교체는 교회 사역이 물 흐르듯 이어지면서 온 성도들이 동의하고 반기는 것이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가 목회자 청빙에 실제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 2013년 펴낸 ‘바람직한 목회자 청빙’에 따르면 청빙을 위한 준비단계로 당회(교인운영위원회)와 교인의 역할을 강조한다.

먼저 사임하는 목회자와 평신도 리더가 이임 면담을 해야 한다. 그리고 초빙 설교자와 임시 목사 선임에 관한 결정을 내린다. 청빙 공고부터 신임 목사의 최종 선발 및 청빙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방법으로 진행할지 모든 교인들이 충분히 의논하고 합의 되면 의사결정 체계를 확정한다. 대부분 이때 청빙위원회를 구성해 청빙 절차에 대해 의논하는 과정이 이뤄진다. 청빙위원회는 당회가 대체하기도 하지만 교인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청빙위원회를 새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빙위원회를 통해 청빙 일정과 심사 기준 등이 정해지면 정보 공개 방법과 한계도 설정해야 한다. 새로운 목회자를 맞이할 교인들을 위해 영성 훈련 계획을 세우고, 전체 교인들을 대상으로 교회에 대해 공부하는 과정을 진행한다. 새로운 목회자상 수렴을 위한 토론회를 진행하고 재정 점검도 진행해야 한다.

두 번째로 청빙 공고 및 후보자 선출을 진행한다. 교회 소개와 비전, 바라는 목회자상 소개, 사례비 수준 등 청빙 공고를 게시하고 제출서류양식을 고지한다.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같은 1차 제출 서류를 심사하고, 목회 계획서나 추천서 같은 2차 제출 서류를 심사해 최종 3인 정도를 선출한다. 그리고 심층면접을 통해 최종 1인을 선출한다.

마지막으로 신임 목사 청빙이 이뤄진다. 청빙위원회가 당회에 보고하면 공청회 및 교인 총회를 소집하여 위임 투표를 통해 가부를 결정한다. 탈락자들에게 결과를 통보하고, 청빙위원회는 자료정리와 보관 원칙을 준수하며 해체한다. 신임 목사를 맞기 위해 부임 일정을 조율하고 협약식을 체결한 후 노회에 보고한다.

김기석 목사(청파교회)는 “그동안 한국 교회가 성장이라는 대의에 목을 매고 오느라 본질을 놓쳤다”며 “기독교의 황혼기에 이르는 지금, 진정한 세대교체는 예수 정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경제와 정치와 문화를 바라볼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사람들이 후세대 기독교의 주도 세력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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